"거센 외풍과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얻어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고 빛났다."
왕박호가 이날 경기의 유일한 결승꼴을 축하하고 있다. 강내함 기자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이 강적 석가장쿵푸팀(이하 석가장팀)을 잡고 홈장 두번째 경기 만에 올 시즌 ‘홈장 첫 승’의 싹을 틔웠다. 거센 외풍과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얻어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고 빛났다.
13일 오후, 연변팀은 연길시전민건강체육경기장에서 열린 2024 시즌 갑급리그 제6라운드 홈장 경기에서 석가장팀을 상대로 부상자가 여러명 속출하는 등 불운을 이겨내고 1대0 승리를 기록해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연변팀이 지난 시즌에 석가장팀을 상대로 1무, 1패로 승리가 없었고 또 이날 경기 직전 벌가리아적 양코비치 감독을 새로 부임해 슈퍼리그 승격이라는 목표를 본격적으로 내세운 석가장팀이였기에 연변팀으로서는 고전이 예상됐다. 사실 이날 경기가 더 이목을 받은 리유는 지난 제5라운드 홈장 개막전에서 연변팀이 중경동량룡팀을 상대로 부진을 보이며 승부를 가져오지 못하자 팬들이 감독의 전술과 구단의 운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불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로장 김태연 역시 구단의 처분으로 계속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론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거센 외풍과 론난에도 김봉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연변팀은 4-2-3-1 진법을 사용했고 로난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올 시즌 영입한 꼴키퍼 리아남을 처음으로 선발 출전시켰고 ‘젊은 피’ 리세빈 역시 오랜만에 선발로 투입해 전술변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감독진이 핵심 이보를 중심으로 팀을 하나로 묶는 데 노력했고 외부 소리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를 잘한 것이 눈으로 보여졌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중경동량룡팀전 경기가 끝나자 경기 내용과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홈장 팬들은 인사를 하러 온 선수들 앞에서 ‘김태연 복귀’와 ‘감독 사퇴’를 고래고래 웨치며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까지 가는가 싶었지만 13일에 무려 1만 4826명이나 모이며 열정적인 응원으로 흔들릴 번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돼줬다.
이날 경기 초반부터 연변팀 선수들의 얼굴에는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났고 상대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갓 부상에서 복귀해 선발 출전한 용병 아볼레다가 경기 13분 만에 또 부상을 호소하며 퇴장했고 전반전 가장 뛰여난 컨디션으로 연변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리세빈마저 후반전 개시와 동시 부상으로 교체되며 전세는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연변팀 선수들은 이 모든 역경을 투지로 이겨냈고 경기 58분경 이보와 왕박호가 합작해 상대팀 꼴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꼴 뒤진 석가장팀이 총공세를 펼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려 노력했지만 연변팀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결과는 1대0 승, 연변팀의 시즌 홈장 첫 승리였다. 어느 시즌이나 홈장에서 첫 승리는 의미가 있지만 최근 엄청난 론난과 역경에 시달려 시즌 전체 농사를 망칠 번한 연변팀 립장에서는 더 값지게 느껴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김봉길 감독과 연변팀 선수들이 홈장에서 극히 어려운 승리를 거두며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렸다는 점이다.
최근 홈장 2련전을 1승, 1무로 끝마친 연변팀은 현재 갑급리그 6위까지 순위가 껑충 뛰여올랐다. 연변팀은 다가오는 21일에 오랜만에 안방을 떠나 대련영박팀과 제7라운드 원정 경기를 펼친다. 홈장에서 승점 3점을 챙기고 상승세를 탄 연변팀이 계속해 돌풍까지 일으킬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리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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