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훈춘편] [수필] ‘침’ 한대의 매력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0월31일 11시19분    조회:12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글 주덕진(훈춘) 

사람이 불시로 어디 아프거나 음식에 체했을 때 가느다란 침으로 경락을 작용해 아픔을 즉시 해소하는 것을 침 한대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사람의 허점이나 급소를 찔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착오나 잘못을 느끼고 고치게 하는 것도 침 한대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2017년 3월말의 어느날 아침, 나는 경작지 재조사 통지를 받고 10년만에 내가 살던 고향 마적달로 가는 뻐스에 올랐다. 100여리 길을 달려 마적달촌에 도착한 나는 꿈결에도 그려보던 고향의 식품상점과 음식점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다. 마을을 곧게 지른 새 포장도로는 눈길을 흐뭇하게 했다.

촌부에 들어서니 널다란 회의실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 부산을 떨고 있었다. 

“아저씨 안녕하셨어요?” 내가 촌주임과 인사를 나누고 돌아 서는데 누군가 반갑게 손을 잡는다. 강대장의 딸 정금이였다. 50대의 정금이는 10여년 세월이 흘렀지만 어글어글한 눈은 여전하여 첫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한국에 가서 7년간 일하다가 얼마전에 돌아왔다는 정금이와 문안인사를 주고 받는데 “조용들 합시다.”하는 촌주임의 말소리가 들렸다. 농민들의 명줄인 토지와 관계되는 문제였다. 촌주임이 경작지 재조사에 관한 상급의 몇가지 지시정신을 전달하였다. 그에 따르면 이번에 장기간 불변하는 토지확권 재계약을 하게 된단다.

설명 위주인 촌주임의 전달발언이 끝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였다. 오래만에 만난 사람들이 오구작작 몰려간 마을식당은 화기가 감돌았다.

나는 정금이와 마주 앉았다. 정금이가 강대장 대신 나를 대접한단다. 상에는 이밥에 소탕, 시골의 명품인 버들개 튀김,짝태에 맥주가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 어째 강대장은 안 오고 정금이가 왔소?” 강대장의 안부에 대해 언녕부터 궁금했던 내가 이렇게 물었더니 정금이는 강대장이 간암으로 앓다가 7년전에 돌아간 사연을 간추려 들려주었다. 

나는 강대장과 10년을 조석으로 머리를 맞대고 일한 사이를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렇지 않아도 아버지께서는 림종전 아저씨에 대한 말씀을 했었어요. 송목수네 소나무 가구문제를 가지고 주회계는 원칙성이 강하고 청렴한 분이니 너희들이 따라배울 본보기라고.” 

정금이가 하는 말에 나는 1982년의 일을 떠올렸다. 그해 제2생산대의 송목수네 집에 불이 났는데 자람새가 좋은 우리 제1생산대 소나무 100가지를 베여다 살림집과 창고를 짓는데 서까래로 사용했다. 그런데 며칠후 송목수가 갑자기 강대장보고 소나무값을 치르기 곤난하니 대신 대장과 회계한테 가구 한틀씩 짜주면 않되겠느냐며 사정했단다. 강대장은 나를 불러 “주회계, 송목수도 좋고 우리도 좋구, 그렇게 하면 좋지 않을가?”하며 어떨궁한 심리를 내비쳤다.

누구를 불문하고 집체경제의 돈 한푼이라도 허타히 새여나가지 못하게 철통관리하여 사원들로부터 융통성이 없는 “전주대”로 불렸던 나는 단연히 반대하였고 사원들에게 미안한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런데 얼마후 나를 찾아온 강대장이 “주회계 말이 맞았소. 가구를 안 가지길 잘 했지. 가졌더라면 ...” 하고 말하는 것이였다. 그에 따르면 생산대에서 소식통으로 불리는 청년이 강대장에게 송목수한테서 소나무 대신 가구를 가지기로 하였는가고 묻기에 곧장 송목수를 찾아가 다시는 그런 허튼소릴 치지 말라고 다짐을 두었단다.

집을 짓고보니 돈이 딸리여 싼 가구로 소나무 값을 대체하려던 송씨는 친척들한테서 돈 300원을 꾸어다 우리 생산대에 납부했다… 

그런데 강대장이 40년전의 일을, 누구한테도 이야기한 적 없는 이 일을 림종전에 딸한테 전해 줬다니 실로 ‘침’ 한대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가장 렬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생산대간부들이 고생은 많지만 대우는 적고 아래우로 몰우리는 시중군이라고 여겼지만 강대장은 10년을 하루와 같이 집체와 사원들을 위해 일했다. 

생산대 목축장에서 다섯살짜리 암소가 범한테 뜯기웠을 때 소를 잡아 사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준 일, 계절에 따라 농사일을 앞당겨 끝내고 사원들에게 부업거리를 얻어주어 수입을 올린 일… 우리는 150여명 식구를 거느린 ‘큰 가정’을 이끌고 애환이 깃든 많은 이야기를 엮었다.

산과 산은 못 만나도 사람과 사람은 다시 만날수 있다고 오늘 강대장의 딸 정금이를 통해 지난날의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반향을 마주할 수 있게 되였다. 이 또한 이번 고향행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수 없다.

编辑:김태국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88
  •                                                                                      ...
  • 2024-10-31
  •                                                                                      ...
  • 2024-10-31
  • [유기자의 법률도우미](8)재한조선족 임금과 퇴직금 체불한 한국 고용주 형사처벌한국 법무법인 재유 대림분사무소측에 따르면 “한국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동안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근로자는 법적 조치를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해당 금액을 받을 수 있다.”국적에 상관없이 한국의 법적 절차를...
  • 2024-10-30
  • 최근, 길림성흠관동정관광개발유한회사와 외국 서커스단의 책임자는 매하신구(매하구시)공안국 출입경관리지대를 찾아 감사기를 증정했다. 감사기에는 ‘야근과 연장 근무로 백성을 위해 근심을 덜어주고 백성이 조급해하는 것을 조급해하고 백성을 마음에 두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들은 이런 문구를 통해 매...
  • 2024-10-30
  • 어둠이 내린후, 길림시 룡담산공원은 산등성이를 따라 밝혀진 전등 불빛으로  더욱 눈부신 가운데 송화강물에 비친 룡모양을 방불케 하는 산의 모습 또한 아름답고 장관이다./송화강넷 编辑:유경봉
  • 2024-10-30
  • 길림시국제상회 제4기 회원대회가 최근 소집되였다.근 150개 회원기업이 신임 리사회 및 상회 책임자를 선출하고 길림시국제상회 화학공업, 농산물, 물물교역 등 3개 전문위원회 설립 등 사항을 심의, 채택했다.길림시정부 부시장 부언평과 길림성무역촉진회 관련 책임자가 회의에 참석했다.회의는 길림시국제상회가 ‘민간...
  • 2024-10-30
  • 최근, 중국제1자동차연구개발총원 신에너지개발원 공률전자개발부가 주도하여 설계한 첫 1700V 초고압 탄화규소 공률부품 샘플이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제품과 기술은 전기자동차 에너지 보충 시스템을 초고압 플래트홈으로 승급하는 데 조력할 수 있고 충전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이 초고압 부품은 국산...
  • 2024-10-30
  • 본과생, 전문대학생, 연구생 국가장학금 장려명액을 2배로 늘리고 고중단계 국가장학금 지원기준을 높인다……우리 나라는 대학단계와 고중단계의 국가장학금 지원정책을 조정하고 표준제고와 범위확대를 총괄적으로 고려하여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정책조정의 배당금을 향유하게 한다.재정부와 교육부, 인력자원...
  • 2024-10-30
‹처음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