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나는 돌을 기른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1월26일 15시09분    조회:8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연길)김학송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뭔가 기르는 사람이 차츰 많아지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 물고기를 기르는가 하면 딱정벌레나 뱀도 기른다. 거기에다 채소 기르는 사람, 화초 기르는 사람… 인간의 취미는 실로 가지각색여서 그만큼 인간의 삶이 풍요로운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별난 취미가 있다. 돌을 기르는 취미다. 혹자는 “저 사람 돈게 아니냐?”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돌에 대한 리해가 깊지 못한데서 생긴 기우(杞忧)가 아닐 수 없다. 내가 기르는 돌은 그냥 몽돌이 아닌 예술적으로 생긴 자연석으로 수석(寿石)이라는 예쁜 이름표가 붙어있다.

3천년전의 고서에도 기재된 수석은 ‘동방문화의 꽃’으로 불린다.

수석의 묘경을 모르고서는 동방사상의 진수를 파악할수 없다고 하니 수석이야말로 고아(高雅)의 정석이요, 아취(雅趣)중의 아취라 아니 할수 없는 것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내게 있어서 수석은 정신의 기탁이다. 그래서 나는 아주 정혼을 쏟아가며 돌을 기른다. 행여 상할세라, 행여 목 말라할세라 애지중지 정성을 쏟아 붓는다.

나의 하루는 돌에 물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딱 바라지게 생긴 산형석(山形石)에 물을 촉촉 뿌려주면 잠자던 고놈이 슬금 깨여나 싱그레 웃으며 나를 반겨준다. 돌갗에서 피여 오르는 신령한 빛이 내 속에 흘러들면 나의 하루도 급기야 눈을 뜬다. 돌과 인간의 교감에서 생겨난 도파민이 온 몸의 세포를 흥분시키는 순간이다. 돌의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면서 가붓한 전률마저 감도니 나의 하루가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나에게 스승이 된다. 돌 상완(赏玩)의 아취는 예로부터 매죽(梅竹), 다향(茶香)과 함께 동방의 지식인들만의 풍류요, 멋이였다. 돌은 강인한 의지와 청빈의 상징이다. 한점 돌이 지닌 침묵의 무게에서 고고한 선비정신을 배우기도 한다. 고태(古态) 자욱한 돌을 흔상하며 한아(闲雅)의 아름다움, 동양적인 로경(老境)과 원숙지미(圆熟之美)에 눈 뜨게 되는데 그런 순간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세상 모든 것이 한결 아름다워진다.

돌은 무성의 잠언으로 나에게 겸손과 인내를 가르친다. 속세의 오탁을 벗어나 고매한 정서의 세계, 선(禅)의 경지로 데려다 주는게 돌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사색의 반려이다. 돌 속에는 시와 예술이 숨어있다. 정묘(精妙)한 돌은 시를 읊는다. 돌은 침묵의 언어로 나에게 시를 가르치고 인생을 가르친다. 시를 긁적이다가 시상이 막혀버리면 나는 돌한테 눈길을 돌린다. 돌과 텔레파시가 통하면서 사색의 촉수가 먼 곳으로 뻗치게 된다. 나는 돌의 묘경(妙景)에서 시를 건지고 돌의 철학에서 령감을 얻는다. 돌의 예시와 계시를 필묵에 담으면 시가 된다. 200여수의 <수석 련가>가 그렇게 씌여졌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마음을 닦아준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돌이 좋은 돌이다. 파도에 오래 씻기어 수마(水磨)가 잘된 돌이 좋은 돌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문화에 의해 마음결이 부드럽게 씻겨져야 참된 인간, 명품 인간이 된다. 성품이 거친 사람을 가르켜 ‘덜된 사람’이라고 한다. 마음 수마가 덜된 까닭이다. 알고보면 돌이나 사람이나 험난한 시련을 많이 겪을 수록 귀품이 되고 예술이 되는 법이다.

풍우상설(风雨霜雪)에 풍마세수(风磨洗水)된 돌의 보면 성인(圣人)을 만난듯 경외지심이 절로 인다. 돌갗에서 풍기는 고태미(古态美)를 만지면 마음이 절로 편해진다. 아무런 타발도 없이 늘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는 돌, 그런 돌한테서 검박하게, 조촐하게 사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한권의 책이다. 예술미와 자연미가 어우러진 예술의 고전이다. 돌 속에는 영혼의 높이와 지혜의 깊이가 있고 인간의 온기가 있다. 돌속에는 무서운 강기(刚气)가 요동친다. 태초의 불아구리 속에서 태여난 바위는 겉은 비록 식었지만 그 속엔 아직도 최초의 마음이 시뻘겋게 살아있는 것이다. 락목한천(落木寒天)의 계절, 기석원의 벤치에 앉아 암석미를 감상하노라면 나는 고요속에서 들려오는 돌의 거세찬 함성을 듣게 된다. 그리고 돌의 미학과 바위의 고난사에 침잠하며 저도 몰래 눈굽이 젖게 된다.

나는 돌을 기른다.

매 하나의 돌마다 작은 령혼이다. 돌은 가장 자연스런 방식으로 세계에 대한 사고와 정감을 전달한다. 돌은 무형의 입으로 생명과 자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수석 상완(赏玩)이 인간에게 주는 내심의 평화과 희열은 실로 거대한 것이다.

내가 돌을 기른지도 어언 30여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돌의 현묘지경(玄妙之境)에 취해 신선이 된듯이 무아경을 헤맨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석 찾아 헤매며 돈 10만리 길, 진작 수석광(寿石狂)이 되여버렸기에 가끔 스스로도 암석의 생리를 닮아가는 나 자신에 놀란다. 

나는 돌을 기른다. 원예사가 화초를 기르듯이 돌을 기른다.

나는 오늘도 가밋가밋한 돌을 만지며 생명가치관의 승화와 부흥을 만긱한다. 돌은 령혼의 보약이다. 그래서 돌이 좋고 수석이 좋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애석인의 삶을 살고싶다.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371
  • 룡정시농업기계본소의 기술일군들이 지신진 공농촌에서 벼수확기 수확손실 감소 검측조사를 실시하는 모습.연변농기계관리기술본소에 의하면 올해 가을걷이에 연변은 9,000여대의 련합수확기가 투입되는데  기계 수확손실 감소 조치는 량곡수확 과정에서 손실률을 낮추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되고 있다. 10월 상순부터 ...
  • 2024-10-18
  • 중국과 윁남 국경에 위치한 덕천(반족)폭포의 크로스보더 관광협력구 풍경. 중국과 윁남 국경에 위치한 덕천(반족)폭포 크로스보더(跨境) 관광협력구가 지난 15일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중국 최초의 크로스보더 관광협력구이다.협력구내 중국 덕천폭포는 윁남 반족폭포와 련결되여 있다. 기이한 카르스트 지형과 뛰어...
  • 2024-10-18
  • (지난기 계속)■ 태승호]ㅡ나비가 날아드는 샘물터운남 대리에는 ‘나비의 고향’으로 불리우는 나비샘(蝴蝶泉)라는 신비한 곳이 있는데 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의 마음속에는 무한한 상상이 나래쳤다. 도대체 어떤 곳일가? 나비가 나풀나풀 춤추는 선경인가, 아니면 샘물이 졸졸 흐르는 무릉도원일가? 지난해 11월9일...
  • 2024-10-18
  • 최근 연길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길거리에서 독특한 풍격의 문화관광역참을 발견했을 것이다. 관광객들은 이 특수한 역참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휴식을 취하면서 이색적인 연길관광을 즐기고 있다. 열점도시 중점풍경구의 효과를 위해 일전 연변주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은 연길시 부...
  • 2024-10-18
  • 16일, 연길─장백산 북쪽풍경구 도시간 공공뻐스 개통식이 연길중심뻐스역에서 있었다.연변동북아려객운수그룹 관련 책임자는 “최근 연길로부터 장백산까지 일평균 려객 흐름량은 3,000명에서 5,000명에 달하며 성수기에는 1만명을 초과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부 관광뻐스, 맞춤형 려객 운수를 제공하는 렌트카 봉사가 규...
  • 2024-10-18
  • 3분기 금융 데이터로 금융 및 통화 지지 조치의 효력 살펴본다 우리 나라 사회융자 규모의 잔액량이 400만억원을 돌파하고 류통 화페총량 (M2) 이 안정속에서 상승하고 있으며 대출금리가 력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전 3분기의 금융데이터에서 9월 말 우리나라 대출 잔액은...
  • 2024-10-18
  • 10월 17일, 2024 장춘국제의약건강산업박람회 개최 관련 소식공개회가 장춘에서 거행된 가운데 장춘시는 중의약강성과 건강한 길림성의 건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인삼 등 기타 중약자원의 특색을 강조하며 장춘 의약 및 건강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다그쳐 추동하기 위해 제3회 세계중의약과학기술대회 개최의 유리한...
  • 2024-10-17
  • 10월 16일, 길림성정무써비스및디지털건설관리국에 따르면 길림성에서 의료보험 가입 증명을 발급받으려면 더 이상 오프라인 창구에서 줄을 설 필요 없이 ‘길사판’에서 처리할 수 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길사판’ 첫 페지에 로그인 → 더 많음(更多)】 클릭 → 【의료보험(医保)】 클릭  →...
  • 2024-10-17
  • 연홍사회구역 사업일군들이 주민들에게 옷을 입혀 주고 있다.10월 16일, 연길시 건공가두 연홍사회구역은 본격적으로 싸늘해진 날씨에 대비해 살뜰히 모은 재활용 옷들을 사회구역 사무청사 앞에 진렬하여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편리를 도모했다. 연홍사회구역에는 국가의 최저생활보조금으로 생활하는 주민들이 비교...
  • 2024-10-17
  • 10월 12일, 연길시공안국 당위는 전국과 성, 주 공안사업회의 정신을 깊이 관철하고 경찰들과 보조경찰들의 전문기능과 실전능력을 한층 더 제고하기 위해 100일간의 ‘가을철 대훈련’활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사전 훈련 성과를 검증하기 위해 전시 공안기관은 2024년 ‘가을철 대훈련’ 가동식을 연길시공안국 청사...
  • 2024-10-17
‹처음  이전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