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나는 돌을 기른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1월26일 15시09분    조회:7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연길)김학송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뭔가 기르는 사람이 차츰 많아지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 물고기를 기르는가 하면 딱정벌레나 뱀도 기른다. 거기에다 채소 기르는 사람, 화초 기르는 사람… 인간의 취미는 실로 가지각색여서 그만큼 인간의 삶이 풍요로운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별난 취미가 있다. 돌을 기르는 취미다. 혹자는 “저 사람 돈게 아니냐?”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돌에 대한 리해가 깊지 못한데서 생긴 기우(杞忧)가 아닐 수 없다. 내가 기르는 돌은 그냥 몽돌이 아닌 예술적으로 생긴 자연석으로 수석(寿石)이라는 예쁜 이름표가 붙어있다.

3천년전의 고서에도 기재된 수석은 ‘동방문화의 꽃’으로 불린다.

수석의 묘경을 모르고서는 동방사상의 진수를 파악할수 없다고 하니 수석이야말로 고아(高雅)의 정석이요, 아취(雅趣)중의 아취라 아니 할수 없는 것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내게 있어서 수석은 정신의 기탁이다. 그래서 나는 아주 정혼을 쏟아가며 돌을 기른다. 행여 상할세라, 행여 목 말라할세라 애지중지 정성을 쏟아 붓는다.

나의 하루는 돌에 물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딱 바라지게 생긴 산형석(山形石)에 물을 촉촉 뿌려주면 잠자던 고놈이 슬금 깨여나 싱그레 웃으며 나를 반겨준다. 돌갗에서 피여 오르는 신령한 빛이 내 속에 흘러들면 나의 하루도 급기야 눈을 뜬다. 돌과 인간의 교감에서 생겨난 도파민이 온 몸의 세포를 흥분시키는 순간이다. 돌의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면서 가붓한 전률마저 감도니 나의 하루가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나에게 스승이 된다. 돌 상완(赏玩)의 아취는 예로부터 매죽(梅竹), 다향(茶香)과 함께 동방의 지식인들만의 풍류요, 멋이였다. 돌은 강인한 의지와 청빈의 상징이다. 한점 돌이 지닌 침묵의 무게에서 고고한 선비정신을 배우기도 한다. 고태(古态) 자욱한 돌을 흔상하며 한아(闲雅)의 아름다움, 동양적인 로경(老境)과 원숙지미(圆熟之美)에 눈 뜨게 되는데 그런 순간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세상 모든 것이 한결 아름다워진다.

돌은 무성의 잠언으로 나에게 겸손과 인내를 가르친다. 속세의 오탁을 벗어나 고매한 정서의 세계, 선(禅)의 경지로 데려다 주는게 돌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사색의 반려이다. 돌 속에는 시와 예술이 숨어있다. 정묘(精妙)한 돌은 시를 읊는다. 돌은 침묵의 언어로 나에게 시를 가르치고 인생을 가르친다. 시를 긁적이다가 시상이 막혀버리면 나는 돌한테 눈길을 돌린다. 돌과 텔레파시가 통하면서 사색의 촉수가 먼 곳으로 뻗치게 된다. 나는 돌의 묘경(妙景)에서 시를 건지고 돌의 철학에서 령감을 얻는다. 돌의 예시와 계시를 필묵에 담으면 시가 된다. 200여수의 <수석 련가>가 그렇게 씌여졌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마음을 닦아준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돌이 좋은 돌이다. 파도에 오래 씻기어 수마(水磨)가 잘된 돌이 좋은 돌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문화에 의해 마음결이 부드럽게 씻겨져야 참된 인간, 명품 인간이 된다. 성품이 거친 사람을 가르켜 ‘덜된 사람’이라고 한다. 마음 수마가 덜된 까닭이다. 알고보면 돌이나 사람이나 험난한 시련을 많이 겪을 수록 귀품이 되고 예술이 되는 법이다.

풍우상설(风雨霜雪)에 풍마세수(风磨洗水)된 돌의 보면 성인(圣人)을 만난듯 경외지심이 절로 인다. 돌갗에서 풍기는 고태미(古态美)를 만지면 마음이 절로 편해진다. 아무런 타발도 없이 늘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는 돌, 그런 돌한테서 검박하게, 조촐하게 사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한권의 책이다. 예술미와 자연미가 어우러진 예술의 고전이다. 돌 속에는 영혼의 높이와 지혜의 깊이가 있고 인간의 온기가 있다. 돌속에는 무서운 강기(刚气)가 요동친다. 태초의 불아구리 속에서 태여난 바위는 겉은 비록 식었지만 그 속엔 아직도 최초의 마음이 시뻘겋게 살아있는 것이다. 락목한천(落木寒天)의 계절, 기석원의 벤치에 앉아 암석미를 감상하노라면 나는 고요속에서 들려오는 돌의 거세찬 함성을 듣게 된다. 그리고 돌의 미학과 바위의 고난사에 침잠하며 저도 몰래 눈굽이 젖게 된다.

나는 돌을 기른다.

매 하나의 돌마다 작은 령혼이다. 돌은 가장 자연스런 방식으로 세계에 대한 사고와 정감을 전달한다. 돌은 무형의 입으로 생명과 자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수석 상완(赏玩)이 인간에게 주는 내심의 평화과 희열은 실로 거대한 것이다.

내가 돌을 기른지도 어언 30여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돌의 현묘지경(玄妙之境)에 취해 신선이 된듯이 무아경을 헤맨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석 찾아 헤매며 돈 10만리 길, 진작 수석광(寿石狂)이 되여버렸기에 가끔 스스로도 암석의 생리를 닮아가는 나 자신에 놀란다. 

나는 돌을 기른다. 원예사가 화초를 기르듯이 돌을 기른다.

나는 오늘도 가밋가밋한 돌을 만지며 생명가치관의 승화와 부흥을 만긱한다. 돌은 령혼의 보약이다. 그래서 돌이 좋고 수석이 좋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애석인의 삶을 살고싶다.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370
  • -유일하게 농경문화를 내용으로 하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백종절은 조선족 농민들이 오곡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음력 7월 15일에 거행하는 전통 명절이다. 주로 기풍제, 농부장원 표창 및 호미씻기극, 씨름, 농악 등 전통 오락활동이 포함되며 제사와 가무 경기가 한데 어우러진 종합적인 민속 축제이다. ‘중국조선족 백...
  • 2024-10-17
  • 광서평과하료국정팀과 연변룡정팀의 경기 한 장면.지난 6월 8일 저녁, 홈장에서 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을 3:2로 이긴 후 무려 14라운드 내내 무승의 늪에 빠져 강급권에서 허덕이는 청도홍사팀(이하 청도팀)이 10월 19일 오후 3시에 연길시전민건강중심체육장에서 연변팀과 제28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된다. 3라운드를...
  • 2024-10-17
  • ‘위국수변’프로젝트로 밀강촌에 온 주박문 “매일매일 충실합니다”“기층에 내려가고 농촌에 내려가고 조국과 인민이 가장 수요하는 곳에 내려 가자!”는 구호는 주박문을 비롯한 젊은 대학생들의 피가 끓어 넘치게 했다.보람찬 청춘의 꿈을 변경지역에 심고 변강농촌의 진흥을 위해 봉사하는 ...
  • 2024-10-16
  • 11일부터 13일까지 연변조선족자치주문화라지오텔레비죤관광국에서 주최한 ‘홍기 운전 • 연변 관광’ 가장 아름다운 변경 관광 차대는 G331 국도를 따라 연변의 아름다운 가을을 느껴보았다.문화관광 시장의 내함을 풍부히 하고  종합적이면서도 립체적인 문화관광 홍보를 위해 새중국 창건 75주년의 경축 분위기속에...
  • 2024-10-16
  • 위성신호가 없는 턴넬에서 무인 설비가 자체 내비게이션으로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중국항천과학공업그룹 제2원 산하 제2부 소속 항천과학공업가상기술유한책임회사가 자주적 지식재산권을 가진 턴넬에서의  무인응급구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연구, 제작했다.턴넬에서의 응급구조는 왕왕 도로구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
  • 2024-10-16
  •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와 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의 주최로 2024년AIPPI(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 세계지식재산권대회가 19일-22일 항주국제박람쎈터에서 개최된다. 중국무역촉진회의 관련 전문 소식발표회에 따르면  AIPPI 성립 127년래 중국에서 세계지식재산권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 2024-10-16
  • 국가 통계국, 과학기술부, 재정부가 일전 공동으로 발표한 〈2023년 전국 과학기술경비 투입 통계공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나라 연구 및 실험 발전 경비 투입 총량이 전해보다 8.4% 증가한 3만3,357.1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추세를 유지했다. 우리 나라 연구 및 실험 발전 경비 총량은 2012년에 1만억원을 돌파, 2...
  • 2024-10-16
  • 10월 10일, 맹고군 편저 밀산조선족인물전집 《주축》(脊梁) 한문판 책자 발간식이 밀산시에서 있었다.《주축》은 글로벌중국인출판사에서 출판한 53만자에 달하는 방대한 장편보고 문학전집이다. 책에는 44명의 영웅인물과 선진모범의 빛나는 사적들이 수록되여 있다. 그들의 발자취는 밀산 뿐만 아니라 연변을 포함한 조...
  • 2024-10-16
  • 연변도서관 서예열람실 가동식 및 오명남 서예소장도서 증정식이 12일, 연변도서관에서 열렸다.가동식에서 연변량산서화학회가 연변도서관에 오명남의 서예도서를 기증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였다. 오명남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서예가중 한 사람으로 깊이 있는 서예리론과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오...
  • 2024-10-16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