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이사때 찾아 국내 이관…"기존 미보유 자료 포함"
정부, 조만간 분석결과 발표…강제동원 진상규명 기폭제 될 듯
(서울·도쿄=연합뉴스) 조준형·이세원 특파원·이율 기자 = 올해 도쿄의 주일 한국대사관 이전 과정에서 1950년대 한국 정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 및 관련 자료가 대거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이 한일관계의 뇌관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들 문서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징용피해 사실과 피해자 명단 등 강제동원 진상규명에 도움되는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월께 주일대사관 청사 신축에 따른 이사 과정에서 서고에 잠자고 있던 수십권의 강제징용 피해자 명부 및 자료가 발견됐다.
주일대사관은 1950년대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에 대한 1차 분석을 거쳐 지난 여름 안전행정부로 이관했다. 이에 따라 안행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기존에 정부가 보유한 강제징용 한인 명부 및 자료와 대조·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의미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제동원의 진상 규명 차원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서의 작성 목적과 관련, 다른 정부 소식통은 "한일 청구권협정(1965년) 협상때 일본에 제시하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가 보관중인 강제동원 관련 문서로는 한국 정부가 작성한 '왜정시 피징용자 명부'와 일본이 한국에 넘겨준 유수(留守)명부, 피징용사망자 연명부, 해군 군인군속 명부 등이 있다.
이 중 왜정시 피징용자 명부는 한국 노동청이 일본과 국교정상화 문제가 구체화되던 1958년 대일 배상청구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1942∼1945년 사이에 일본에 끌려갔던 피징용자들을 도별로 파악해 작성한 것이다. 총 19권으로 돼 있는 이 명부에는 28만5천183명에 달하는 피징용자의 이름과 징용 당시 나이 및 주소, 징용 날짜, 해방 후 귀환 및 사망 여부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또 유수명부는 일본 후생성이 일제 강점기에 강제 징병된 16만148명의 한국 군인·군속 등의 병적(兵籍)을 일본 부대장들의 보고를 토대로 작성한 문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방대한 분량의 명단이 어떤 목적으로 작성돼 주일대사관으로 건너갔는지,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도 규명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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