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편이 기수를 꺾은 후 급작스레 비행고도를 낮췄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레이더 기록이 나왔다. 이는 실종기의 항로 변경이 납치 등 고의적인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긴급상황 때문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CNN은 23일(현지시간) 370편 수색팀의 한 관계자를 인용해 실종기가 남중국해를 지나던 중 기수를 말라카 해협으로 변경한 후 고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이 관계자는 370편이 군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한때 고도를 1만2000피트(약 3657미터)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항공기의 허용한도 고도는 최저 2만3000피트(약 7000미터)이다.
그는 이 같은 조치 덕분에 370편이 항공기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었으며 급작스런 기수 변경이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앞서 "370편의 마지막 운항정보교신시스템(ACARS) 보고는 사건 당일인 8일 오전 1시7분에 이뤄졌으며 베이징을 향하고 있다는 것 이외에 특이 사항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수색팀 관계자와 말레이시아 당국의 이 같은 발언은 370편의 실종이 조종사들에 의해 계획된 것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CNN의 항공전문가 마일스 오브라이언은 새로 입수된 이번 정보에 대해 "370편 수색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370편의 승무원들이 뭔가를 잘못했다는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은 "이제 부기장이 '굿나잇' 이라고 말한 직후 370편에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어났다는 1차 가정 아래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조종사들은 기체에 문제가 생겨 기압을 낮춰야할 때 가능한 빨리 고도를 낮추는 '하이 드라이브(high drive)'를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370편의 항로가 미리 수정됐더라면 ACARS의 1시7분 보고때 이 같은 내용이 전달됐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마리 시아보 전 미 교통부 감찰관은 "조종사들이 마지막 교신에 앞서 항공기의 방향을 전환하려고 했다면 이는 계획된 행동으로 볼 수 있다"며 "만일 새로운 정보가 정확한 것이라면 교신두절 직전 370편의 움직임은 사전에 계획 됐다기보다 긴급착륙을 시도할 공항을 찾으려는 시나리오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가 지난 20일 위성사진을 통해 호주 퍼스 남서부 2500㎞ 인도양 해상에서 370편의 잔해로 추정되는 부유물체를 발견한 이래 중국과 프랑스 위성도 인도양에서 잇따라 잔해 추정물체를 발견함에 따라 현재 호주와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이 지역에서 수색을 진행 중이다.
워렌 트러스 호주 부총리는 이날 호주 ABC방송을 통해 "프랑스가 파편을 발견한 곳은 앞서 수색을 진행한 곳에서 북쪽으로 850㎞ 가량 떨어진 곳으로 이 지역 역시 조사해야 한다"며 "370편이 이 지역에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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