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 맞듯… 휠체어 타고 오바마(민주당) 마중 나온 90歲 부시(공화당)
[아버지 부시의 '아빠 리더십'… 퇴임 후에도 초당적 존경 받아]
텍사스 온 오바마 부부 맞아 미셸 손 잡고 오바마에 토닥…
부시 존경한다는 오바마, '조지 W 오바마' 별명 얻어… 클린턴은 親父처럼 모시기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미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려 텍사스주(州)를 찾았다. 휴스턴시(市) '조지 부시' 공항에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착륙하자, 활주로에서 휠체어에 탄 90세 남성이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이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행사로 휴스턴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을 가장 먼저 반긴 건 '최고의 공화당원'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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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9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서 조지 H W 부시(가운데) 전 대통령의 손을 붙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날 아버지 부시는 평소 좋아하는 화려한 색동 양말을 신었다. /AP 뉴시스
그를 발견한 오바마 내외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뉴욕타임스는 "대화 내내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얹었고, 미셸 여사는 친딸처럼 손을 꼭 잡았다"고 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부시 전 대통령은 마치 손자를 대하는 할아버지처럼 팔을 뻗어 오바마 대통령의 다리를 토닥거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웃으며 "대통령이 내 고장에 오는데 마중 나오는 게 당연하다. 대통령 내외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미 전·현직 대통령의 구심점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통합자(uniter)'가 됐다"며 "공화당 전직 대통령이지만 대결 태도를 버리고, 현직을 존중하며, 입을 무겁게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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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도 부시 위해 색동 양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6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찍은 사진. 부시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신는 색동 양말을 신고 포즈를 취했다. /낸시 펠로시 트위터
실제 아버지 부시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이민 개혁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오바마가 아프리카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그렇지 않다. 깊이 있게 챙겼고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고 옹호했다. 2년 전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당시 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 발표를 할 때는 보라색 양말을 신어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보라색은 공화당의 '빨강'과 민주당의 '파랑'의 중간색이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공공연히 "H W 부시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그의 외교정책을 배우고 싶다"고 밝혀 '조지 W 오바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아버지 부시의 인간적인 면모도 반대파를 끌어들이는 요소다. 지난해 7월 그가 백혈병을 앓는 2살 꼬마를 위해 삭발을 감행했을 때는 "대단히 존경스럽다(백악관)" "당신이 한 일을 사랑한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는 찬사가 쏟아졌다. 1992년 미 대선 당시 '라이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매년 여름 그의 자택을 방문하는 등 '친아버지'처럼 모시고 있다.
지난해 그의 89번째 생일 때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는 '대통령의 생일을 화려하게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바지 정장에 색동 양말을 신은 자기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평소 화려한 색동 양말을 즐기는 부시 전 대통령을 위한 '선물'이었다. 다른 유력 정치인들도 색동 양말 신은 사진을 공개해 노정객의 생일을 축하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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