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역사 거스르는 행위”
NYT “오바마 순방 앞두고… 한-중 화나게 하는 행동” 비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봄 제사에 봉납한 ‘마사카키’(제단 양옆에 세우는 화환 모양의 제구)에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왼쪽)라고 적혀 있다. 오른쪽은 ‘참의원의장 야마자키 마사아키’가 올린 마사카키. 사진 출처 환추시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신사의 봄 제사에 공물을 보냈다. 공물 봉납은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이뤄졌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베 총리는 21∼23일 진행되는 이번 제사에 지난해 봄과 가을 제사 때와 마찬가지로 ‘마사카키(眞신)’로 불리는 공물을 바쳤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화분 형태의 제구(祭具)로 비용은 5만 엔(약 51만 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공물 봉납은 (공인이 아닌) 사인(私人)의 입장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24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20일 요미우리TV에 출연해 “국가를 위해 싸우다 스러진 병사를 위해 손을 모으고 비는 것은 지도자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과거 식민 침탈 및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내고 현직 관료가 참배한 것은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던 아베 총리 자신의 공언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지도자가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는 것은 일본 내각이 역사를 잘못 보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아베 총리의 공물 봉납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도쿄 방문을 이틀 앞두고 한국과 중국을 화나게 하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인 전몰자 유족 등 원고 273명은 지난해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동북아 긴장이 높아져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원고 1인당 1만 엔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21일 도쿄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민주당의 고니시 히로유키(小西洋之) 의원 등 19명은 이날 주일 미국대사관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은 일본의 입헌주의와 법의 지배를 흔드는 문제’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고니시 의원은 “법률 전문가인 오바마 대통령의 현명한 배려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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