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stroehlein 트위터 캡처)
300명에 가까운 여학생들이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집단 납치 당하자 국제사회가 발끈하며 구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조만간 정보 통신 병력을 나이지리아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 역시 특수부대와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유엔이 보코하람에 대해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워싱턴DC와 LA, 뉴욕, 런던 등 세계 곳곳에서는 "여학생들을 돌려 보내라"는 촉구 집회가 잇따르는 등 집단 납치 사건은 세계적인 현안이 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자칫 나이지리아 국내 문제, '남의 나라 일'로 묻힐 뻔 했었다.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을 납치한 것은 지난달 14일. 대낮에 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 납치된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국제사회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케메룬이나 차드 등 아프리카 일대에서 어린이를 납치해 파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다보니 세계적인 언론조차도 이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게다가 나이지리아 정부는 한동안 수수방관했고 나이지리아 군은 여학생들을 모두 구출했다고 거짓 발표를 하기도 했다.
잊힐뻔한 이 사건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달 23일. 사건 발생 열흘째 되는 날이었다.
세계은행 아프리카지역 오비 에젝웨실리 부총재는 이날 연설을 하면서 나이지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고 "우리 애들을 돌려보내라(Bring back our girls)"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나이지리아의 트위터 이용자 일부가 이 소식을 퍼나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뒤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급기야 미국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 애들을 돌려보내라(#BringBackOurGirls)'고 나선 것이다. 이제 모든 언론들이 이 사건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국제 사회의 반응도 달라졌다.
일부러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바꾼 또 하나의 사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여학생들이 납치된 지 벌써 3주가 더 지났다. 그 사이 아이들은 어디론가 팔려갔을 수도 있고 찾아내기도 더 어려워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가 또 하나의 '조지프 코니' 사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코니는 우간다의 반정부 무장단체 '신의 저항군(LRA)'을 이끌고 있는 우두머리이다. 특히 10대 어린 아이들을 납치한 뒤 살인을 가르쳐 소년병으로 활용하거나 여자 아이들의 경우 성적 노예로 삼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 2012년 SNS(#Kony2012)의 조직적 대응으로 코니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은 환기됐지만 결국 체포로 이어지지는 못했고 여전히 코니는 활보하고 있다.
물론 여론과 관심 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변화의 시작은 결국 관심인 것은 분명하다. 수천만명의 평범한 시민들의 희망처럼 이번 납치 사건이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란다.
[워싱턴=CBS노컷뉴스 임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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