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세계를 구한 게이 남자, 사회적 타살을 당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18일 13시25분    조회:164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최근 팀 쿡 애플 CEO가 커밍아웃을 했다. 언론 기고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그의 글을 읽는 순간, 또 다른 동성애자의 오랜 흑백 사진이 떠올랐다. 사진 속 그는 한없이 착해만 보였다. 벌레 하나 해칠 수 없을 것 같은 순수한 눈빛이었다. 사실 그는 조국을 구한 영웅이었다. 오늘날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조국이 벌인 전쟁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조국은 그를 배신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를 죽였다. 자살이었지만, 사실상 사회적 타살이었다. 당시 그의 조국은 1954년 영국이었다.
 

알란 튜링 (출처: 위키피디아)

2011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영국 의회에서 연설을 한다. 영미 두 나라는 과학과 첨단 연구로 세계를 이끌었다면서 두 나라의 대표 과학자와 혁신가의 이름을 거명한다. 미국의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에 대응해 영국의 뉴튼과 다윈을 언급했다. 그리고 미국의 스티브 잡스에 대응해 영국의 알란 튜링(Alan Turing)의 이름을 거명했다. 이들 4명 중 셋은 삼척동자도 아는 이름이지만, 알란 튜링은 무명이다. 그러나 튜링의 업적은 잡스의 아버지 뻘이다.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컴퓨터가 개발됐다. 굳이 따지자면 맥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한 잡스는 튜링의 손자 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튜링은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그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해야 했다. 조국이 그에게 안긴 수치심을 그는 이겨낼 수 없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영국은 독일에 지고 있었다. 제해권을 놓친 게 컸다. 독일의 잠수함 U보트에 영국은 전함 수백 척을 잃었다. 당시 영국의 대서양 보급로는 완전히 끊겼다.

그러나 전세는 역전됐다. 튜링이 일했던 암호해독기관 `블래츨리 파크`가 큰 역할을 했다. 튜링은 암호해독기계 `봄베’를 개발해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당시 독일군은 자신들의 암호기 `애니그마`가 만드는 암호는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이를 풀 수 있는 확률은 `1만 경의 1`보다 낮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튜링과 블래츨리 파크 동료들의 활약은 이 같은 독일군의 자신감을 비웃는 것이었다. 심지어 블래츨리 파크에서는 튜링의 이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콜로서스를 개발해 빠른 속도로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냈다. 이제 영국은 U보트도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 암호 해독을 통해 U보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연합군은 독일군의 거의 모든 비밀 통신을 도청했고, 암호를 풀어냈다. 이는 연합군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당연히 튜링은 전쟁 영웅이어야 했다. 2013년 영국의 한 잡지는 알란 튜링의 얼굴 사진을 표지에 싣고 `세계를 구한 게이 남자`(The GAY MAN WHO SAVED THE WORLD, 사진)라고 썼을 정도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영국은 달라져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튜링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환경 속에서 일했다. 그러나 전쟁 후에 튜닝이 살았던 영국은 그렇지 않았다. 동성애자였던 튜링을 범죄자 취급했다.

전쟁 중에 튜링이 일하던 `블래츨리 파크`에서 `다양성`은 마치 산소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또한 산소처럼 없어서는 안될 요소였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괴짜도 많았다. 이곳을 방문한 한 군인이 블래츨리 파크를 `군인정신병원`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윈스틴 처칠 당시 영국 총리가 "(암호 해독과 관련해) 인재 모집에 제한을 두지 말라고 지시를 하기는 했지만, 문자 그대로 그렇게 할지는 몰랐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블래츨리 파크`에 모인 사람들은 직업과 학문적 배경이 천차만별이었다. 과학자와 기술자 외에도, 작가, 교사, 체스 챔피언, 낱말 맞추기 중독자, 대기업과 백화점의 간부 등이 모여 일했다.

이 같이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일하게 한 효과는 대단했다. 낱말 맞추기 중독자, 체스 챔피언뿐만 아니라 해초 전문가까지 암호 해독에 큰 기여를 했다. 이 같은 다양한 지식이 융합되고 연결됐기 때문에 블래츨리 파크는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쟁이 끝난 영국에서 `다양성`은 산소처럼 당연하게 아니었다. 특히 튜링과 같은 동성애자에게는 더욱 그랬다. 당시 그는 동성애를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뒤에도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부작용으로 여자처럼 유방이 커졌고 발기불능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수치심을 이길 수 없었다. 그는 1954년 6월 자살을 선택한다.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안았던 영국 사회가 조국을 구한 영웅이자 천재 과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이 같은 튜링의 사례가 남긴 교훈은 그가 죽기 몇 달 전 친구에게 보낸 암호문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온 편지`라는 암호문에서 "배척의 원리는 자유롭게 내버려둔다면 타락하거나(또는 악마가 될) 사람들에게만 적용돼야 한다"고 썼다. 타락할 사람도 아니며, 악마도 아닌 자신을 배척한 영국 사회에 던지는 피맺힌 항의를 담은 암호문이었다.

최근 팀 쿡 애플 CEO가 커밍아웃을 위해 쓴 글에서도 이 같은 항의를 읽을 수 있다."여전히 많은 주에서 단지 성적 취향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합법이다. 많은 지역에서 집주인은 세입자가 게이라는 이유로 쫓아낼 수 있다. 배우자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가족이 아니라며 병문안을 거부당하거나 유산 상속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들, 특히 아이들이, 성적 취향 때문에 매일 공포와 학대에 직면하고 있다."

마음 아프게도 인간은 이 같은 차별을 저지르는데 익숙하다. `차이`를 이유로 타인을 `차별’하는데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성적 취향이나 피부색뿐만 아니라, 출신 지역, 출신 학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자를 차별한 역사가 있다. 소수자에 대한 불합리한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 이를 합리화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는 분명하다. 첫째, 알란 튜링과 같은 천재를 잃는 것이다. 그가 만약 42세에 자살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업적을 쌓았을까? 컴퓨터와 인공지능은 더욱 빨리 발전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에는 제2, 제3의 알란 튜링이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을 것이다. 젊은 인재들이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좌절하고 기회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대가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 탓에 다양성에서 오는 창조와 혁신의 에너지를 잃을 것이라는 점이다. 불가능하다고 했던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한 집단은 암호 전문가로만 구성된 미국 암호해독팀이 아니었다. 오히려 온갖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영국팀이었다.

이처럼 다양성은 창조와 혁신의 원동력이다. 덜 똑똑해도 다양한 사람들로 채워진 그룹이 똑똑하지만 단일한 그룹으로 채워진 그룹보다 훨씬 성과가 높다. 이 사실은 이미 스콧 E 페이지 미국 미시간 대학교 교수가 `다양성이 능력을 이긴다`는 이론을 통해 입증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EPA=연합뉴스) 미 당국자 "비핵화가 추가 대화 전제 북측에 재확인"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이유미 이재영 기자 = 북한이 억류 미국인 2명을 전격 석방한 것과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
  • 2014-11-10
  • [서울신문 나우뉴스] 우리가 앞으로 기억해야 할 천재적인 꼬마 사진작가가 탄생한 것 같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영국 자연사박물관과 BBC가 주최한 '2014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 시상식'(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에서 새로운 꼬마 스타가 탄생해 뒤늦게 조명을 받고있다.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
  • 2014-11-09
  •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4)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에 투자해 약 75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날렸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46억달러(약 5조301억원)로 지난해 같은기간(51억달러)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 2014-11-09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연속으로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계에서 46번째, 여성 중에는 5번째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됐다. 올해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러시아로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군사...
  • 2014-11-08
  • 한국 박근혜 대통령은 6일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이자 함께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 소중한 동반자"라고 밝혔다고 한국연합뉴스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0회 한일·일한 협력위원회 합동총회에 보낸 축하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 2014-11-06
  •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타주 하원의원 후보 미아 러브가 4일(현지시간) 당선이 확정된 후 감격해하며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아버지와 포옹하고 있다. 이번 당선으로 러브는 공화당 최초의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 2014-11-06
  • -주간지 보도 내용 소개 "자위대 사열 중 갑자기 맥없이 주저앉아… 9일간 4차례 치과 치료, 궤양성 대장염 관계있는 듯" 일본 도쿄(東京)신문이 5일 '아무래도 이상한 아베 총리, 제1차 내각과 비슷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부 주간지가 제기한 아베 신조(安倍晋三·60·사진) 총리의 건강...
  • 2014-11-06
  • 2년전 침몰했다가 지난 7월 인양된 이딸리아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에서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AP, CNN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4일 인양후 선체해체작업을 하던 콩코르디아호에서 그동안 수차례의 수색작업에도 발견되지 않았던 인도출신 웨이터 러셀 레벨로의 시신이 8번 갑판의 한 선실에서 나타...
  • 2014-11-06
  • 파키스탄에서 기독교를 믿는 한 부부가 코란을 태웠다는 소문때문에 군중에 고문을 당하고 가마에서 불타 숨졌다고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4일 보도했다. 경찰은 파키스탄 펀잡주에서 벽돌공장에 다니던 20대 중반의 부부가 코란을 불태웠다는 소문이 퍼지자 수백명의 군중이 부부의 집으로 몰려가 고문을 하고 가마에 집어...
  • 2014-11-06
  • 사상 최악의 중간선거 성적표 받은 오바마, 향후 국정운영 전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로 경색된 정국이 해소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 바람과 달리, 이번 선거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었다. 현 정치 시스템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 유권자들은 4일(화) 공화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
  • 2014-11-0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