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인질로 잡혀 있다 사망한 미국의 구호활동가 카일러 뮐러(Mueller·26)가 작년 11월 감옥에서 쓴 육필 편지와 사진이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편지와 사진은 모두 가족이 공개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뮐러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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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공개한 카일러 뮐러.
뮐러는 고등학교 때부터 봉사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에 진학해서는 수단 다푸르에서 난민 돕기를 했다. 2009년 노던애리조나대학을 졸업하고 인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구호 활동을 했다. 2012년에는 터키로 가서 난민지원단체 ‘서포트 투 라이프(Support to Life)’에서 일했다. 2013년 8월 시리아를 방문했다가 터키로 돌아오던 길에 IS에 붙잡혔다.
뮐러는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이어 "안전한 곳에 있으며, 해코지 당하지도 않았다”면서 “건강하고, 살도 좀 쪘다”고 했다. "(IS는) 친절하게 나를 대했다”는 말도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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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러 뮐러는 작년 11월 가족에게 편지를 썼다.
뮐러는 생사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꿈꿨다. 그는 "엄마가 '세상만사가 끝나면 네게 남겨진 유일한 것은 하나님뿐'이라고 말한 걸 기억한다”면서 “여러분의 기도를 절망 가운데서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고 썼다. 또 "우리 서로가 사랑으로 엮어져 서로를 버티는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과 친밀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면서 "감옥의 절망 속에서도 무사히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고도 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전했다. 뮐러는 "우리 가족이 같이 나갔던 첫 캠핑 여행을 오랜 시간 되새겼다”면서 "스물 다섯이 돼서야 내 삶에서 우리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구출하기 위한 협상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석방을 위해서 어떤 협상도 하지 않기를 원한다”면서 “풀려나는 과정이 여러분들에게 어떤 부담도 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내 내면은 이 상황을 견디며 싸우고 있다”고 썼다.
뮐러는 "우리 가족이 다시 만날 희망이 내 삶의 자양분"이라면서 "내가 굳건하길 원한다는 걸 잘 안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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