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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 레 잘프=AP/뉴시스】26일(현지시간) 독일 저가항공사 저먼윙스 여객기가 추락한 프랑스 남부 세인 레 잘프 부근 해발 1500m 높이의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구조대원이 로프를 이용해 헬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5.03.27 |
기장, 최후까지 도끼로 조종실 문 부수려 시도…승객들 비명 절정에 이르는 순간 산에 충돌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제발 문 좀 열어" "빌어먹을 문 좀 열라니까" 지난 24일 150명의 생명을 앗아간 독일 저가항공사 저먼윙스 4U 9525편의 조종사 패트릭 손덴하이머의 마지막 말이다.
독일 빌트지가 29일 사고기의 추락 현장에서 수거된 음성녹음장치에서 복구된 대화 내용의 요약본을 공개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은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조종사 존덴하이머를 조종실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근 채 고의로 비행기를 하강시켜 추락시켰다는 추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빌트가 공개한 요약본에 따르면 사고기가 바르셀로나 공항을 이륙한 후 순항고도인 3만8000피트 상공에 이를 때까지는 특이한 내용이 없이 일상적인 대화만 오고갔을 뿐이다. 존덴하이머 기장은 이륙이 20분 간 지연된데 대해 승객들에게 사과하면서 가능하면 도착 예정 시각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다만 기장 손덴하이머가 루비츠에게 "이륙 전 화장실에 다녀오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과 이에 루비츠가 "아무 때나 화장실에 다녀와도 된다"고 답하는 내용이 녹음되어 있다.
존덴하이머 기장은 사고기가 순항고도에 도달하자 루비츠 부기장에게 착륙을 준비할 것을 지시한다. 루비츠는 착륙 준비가 끝났다며 존덴하이머 기장에게 다시 한 번 "화장실에 다녀와도 된다"고 권한다.
이후 의자를 뒤로 미는 소리가 들리고 존덴하이머 기장이 루비츠에게 "잠시 비행을 맡아 달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
하지만 존덴하미머 기장이 조종실을 떠난 후 상황은 급속하게 반전된다. 루비츠가 사고기 하강을 조작한 듯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오전 10시29분(현지시간) 항공관제 레이더에 사고기가 하강을 시작한 것이 포착된다. 3분 후 관제탑에서 사고기와 접촉을 시도하지만 아무 응답도 이뤄지지 않고 그 직후 "하강 속도에 유의하라"는 경보가 조종실 내에 울린다.
이때부터 루비츠에게 조종실 문을 열라는 존덴하이머 기장의 애타는 호소 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또 승객들의 비명 소리도 녹음되기 시작한다.
3분 후 사고기가 2만3000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때부터 격렬한 금속 충격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 소리는 존덴하이머 기장이 비상용 도끼로 조종실 문을 부수기 위해 내려치면서 난 것으로 추정된다.
1분30초 뒤 사고기가 6500피트 고도에 이르자 조종실 내에 또다시 "지형에 주의하라. 고도를 높이라"는 경보가 울리고 이와 함께 "빌어먹을 문 좀 열라니까"라고 절규하는 소리도 녹음돼 있다.
한편 사고기가 1만3000피트 고도에 도달한 10시38분 음성녹음장치에는 루비츠의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고 그로부터 2분 뒤 승객들의 비명 소리가 절정에 달하면서 사고기의 오른쪽 날개가 산정상에 충돌한 것으로 프랑스 조사 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프랑스 조사 당국은 빌트지에 음성녹음장치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 대화 내용이 유출된 것은 "믿을 수 없는 일로 이의 공개는 관음증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블랙박스의 자료는 결코 공개되는 적이 없으며 사고 원인 조사에 대한 공식보고서에 편집된 부분만이 수록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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