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가 34살 때 이복형에게 쓴 편지, 경매에 나와
"어이 형 잘 지내? 형수님 새로 맞았다며? 이런, 너무 노닥거리진 말라고! 새 형수님 얘기 좀 해줘. 당연히 미인이겠지만, 사진도 보여주면 더 좋고! (중략) 요즘 아주 바빠. 알다시피 쓴 책이 서점에 나왔는데, 친구 녀석 몇몇이 이참에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도전해보라네. 나도 그러마 했어. 사실 나도 미국에서 흑인들이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다 정치에 관심 갖게 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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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 버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이 케냐 친가 식구들과 찍은 사진. /데일리 메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년 전 정치 입문 시절 그의 초심과 인간적 면모가 밴 육필편지가 29일 공개됐다. 케냐에 사는 이복형 말릭 아봉고 오바마가 1995년 7월 의붓동생이 쓴 손편지
〈사진〉를 경매에 내놓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961년 하와이대 커플이던 케냐 유학생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말릭 아봉고는 오바마 대통령 친부가 하와이로 오기 전인 1958년 고향의 전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편지 내용을 보면 복잡한 가정사에도 형제는 꾸준히 안부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편지를 썼을 때 그는 변호사·시민운동가이자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의 첫 흑인 편집장으로 주목받으며,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막 출간했다. 그는 편지에 밝힌 포부대로 2년 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펼쳤다.
탁월한 말솜씨로 청중들을 휘어잡는 그이지만, 정치 입문 당시 대중과의 만남을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 그는 편지에서 "정치를 하려면 유세도 해야 하고 모임도 많이 가져야 하는데, 썩 달갑지 않다"고 했다. 형의 새장가를 짓궂게 놀리던 그는 부인 미셸, 투병 중이던 친어머니, 또 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사이에 낳은 씨 다른 여동생 등의 안부도 전하고, 케냐 친척들에게 안부도 전했다. 편지 내용을 공개한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편지는 말릭 아봉고가 경매에 세 번째로 내놓는 의붓동생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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