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이메일 만든 당신, 소통혁명의 진정한 주역'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7일 13시50분    조회:128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이메일 창시자 레이 톰린슨을 떠나보내며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레이먼드 사무엘 톰린슨 께.

IT 기자 노릇 꽤 했다는 제게도 참 생소한 이름입니다. 수 십 년 째 당신이 만든 시스템을 사용해오면서도 어떻게 톰린슨이란 이름을 모를 수 있었을까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메일 창시자가 지난 주말 별세했다는 부음 기사를 접했습니다.

당신의 부음 소식은 ‘인터넷 창시자’인 빈트 서프가 처음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고 하더군요. 네. 맞습니다. 1974년 인터넷이란 용어를 처음 창안한 바로 그 빈트 서프입니다.


이메일 창시자인 레이먼드 톰린슨. (사진=위키피디아)


■ 인터넷 대중화의 양대 기둥인 WWW와 이메일

톰린슨.

당신의 부음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넷 역사를 되새겨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웹’이라고 오해를 하지만, 사실 인터넷 역사는 생각보다 긴 편입니다.

제가 아는 한 학술적 기원은 1945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배너바 부시가 ‘애틀랜틱 먼슬리’에 발표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As We May Think)’이 인터넷의 이론적 기초를 닦은 논문으로 꼽힙니다.

또 한 명의 이름도 떠오릅니다. 우리에겐 마우스 창시자로 더 유명한 더글러스 엥겔바트이지요. 네트워크 컴퓨터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같은 혁신들도 전부 엥겔바트가 우리에게 남긴 선물들입니다.

이론적인 논의가 계속되던 인터넷이 산업 차원에서 본격 구현된 건 1960년대 쯤이었습니다. 미국이 군사용으로 선보인 아파넷(ARPANET)을 현대 인터넷의 출발점으로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인터넷의 이론적 토대를 닦은 배너바 부시의 논문 'As We May Think.' (사진=애틀랜틱)

하지만 인터넷이 대중화되기까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했습니다. 하나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또 하나는 일상적으로 사용할만한 ‘뭔가’가 있어야만 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공부하는 심정으로 인터넷을 쓸 순 없을 테니까요.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인터넷 대중화의 주역을 두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우선 기술적으론 1993년 팀 버너스 리가 선보인 월드와이드웹(WWW)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에다 요즘은 투자자로 맹활약 중인 마크 앤드리센이 만든 그래픽 인터페이스 기반의 브라우저가 결합하면서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대다수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도록 하기엔 부족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이메일입니다. 레이 톰린슨이 1971년 만든 이메일 체계가 없었다면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WWW와 브라우저가 정보 혁명의 토대를 닦았다면 이메일은 통신 혁명의 기반이 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 였습니다"

톰린슨.

당신은 MIT에서 석사를 받은 뒤 1967년 아파넷의 산실인 BBN(볼트 보라넥 앤 뉴먼)에 입사하면서 현대 인터넷 역사에 발을 들여놓았더군요.

그 곳에서 아파넷 내부 통신 시스템을 고민하던 끝에 1971년 이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지요. 이메일 창에서 볼 수 있는 보낸 사람(from), 받는 사람(to), 제목(subject) 같은 항목들의 토대를 닦은 것도 당신이었더군요.

한 동안 일부 이용자들 사이의 정보 소통 창구였던 이메일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으로 이용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요즘도 매일 2천억 건 가량의 이메일이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메일은 시스템 못지 않게 당신이 선택한 @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습니다. @는 이메일이 아니었더라면 컴퓨터 키보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자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궁금증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이메일 창. 받는 사람, 보낸 사람, 제목 같은 토대를 닦은 것도 톰린슨이었다.


왜 하필 개인 통신 시스템의 기본 아이콘으로 @를 택했던 것일까요? @은 영어에선 ‘at’으로 읽히지요. 주로 개당 가격을 표시하는 데 많이 활용됐습니다. 당신이 쓴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10 items @ $1.95’ 같은 용법으로 주로 쓰였던 도구였습니다.

@를 선택한 데 대해 당신은 “이용자가 어떤 다른 호스트(host)에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해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힌 적 있습니다. 그 설명을 듣고 보니, 무심코 사용하던 @ 표시에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놀랍네요.

인터넷 협회(Internet Society)가 2012년 ‘명예의 전당’을 만들면서 당신을 첫 입회자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넷협회는 “이메일로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놨다”고 평가했습니다.

@은 2010년엔 뉴욕근대미술관(MOMA) 콜렉션에 포함되기도 했더군요. 무심코 지나쳤던 @ 표시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이메일은 전통 우편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 변화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가 일반 우편을 지칭하는 snail mail입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굼뱅이 메일’ 정도 의미죠. 전자메일이 대중화되면서 한 때 ‘소통 혁명’의 총아 노릇을 했던 전통 우편은 굼뱅이 메일로 전락한 걸 그대로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톰린슨 부음을 처음 알린 인터넷 창시자 빈트 서프. (사진=씨넷)


■ "이메일 만든 그대 덕에 많이 행복했습니다"
톰린슨.

당신은 수 많은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끼친 영향에 비해선 널리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또 IT 저널리즘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 마음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지금이라도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아서요.

늘 고마웠던 당신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가까운 분들께 정을 담은 이메일이라도 한 통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안보리 회의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긴급회의 후 언론성명 채택 "안보리 결의 위반…평화 위협"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박성제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하게 규탄하고 추가 제재 내용을 담은 결의안 마련에 즉각 착수하기로 했다. 안보리는 9일(현지시간) 미국 ...
  • 2016-09-10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 중앙포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라오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회담이 열리는 당일인 이날 새벽 성명을 내 “오바마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
  • 2016-09-06
  • 2008년 워싱톤으로부터 칸, 쌍끄뜨 뻬쩨르부르그, 항주에 이르기까지 20개국그룹은 위기대응 기제에서 지속가능한 장기대안 마련 기제로 바뀌였고 중국은 국제 금융위기 대응에 필요한 “구원병”으로부터 국제 경제질서 균형 성장, 합리화 성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추진력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2016년 9월 4일...
  • 2016-09-06
  • 2016년 중국 항주에서 열리게 될 G20 정상회의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G20의 역할은 매우 커졌다. 기존 선진국들의 모임인 G7이나 G8과 달리 G20에서는 신흥경제국의 활약이 몹시 두드러지고 있으며 신흥경제국의 발언권도 커졌다. G는 영어 Group의 머리글자인데 G 뒤에 숫자는 국가 수를 의미한다. G...
  • 2016-09-03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통령 고향서 폭탄테러…이슬람무장단체·마약조직 배후로 추정 두테르테 대통령 신변엔 이상 없어…시민들 공포에 떨어 현지 韓대사관 "한인 피해 보고된 것 없어" 필리핀 대통령 고향서 폭발…아수라장된 야시장 [AFP=연합뉴스] (하노...
  • 2016-09-03
  • 생전의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받다 7일 만에 숨져"…푸틴·고르비 등 애도 표시 후계자 선출 초미 관심…정치 엘리트들 합의 실패 땐 혼란 빚어질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을 25년 이상 철권 통치해온 이...
  • 2016-09-03
  • 탄핵이 확정된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리아의 알보라다 대통령 궁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심경을 밝히고 있다. 탄핵안 가결로 호세프는 1992년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에 이어 24년 만에 탄핵을 당하는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AFP 연합뉴스 ...
  • 2016-09-01
  • 지진의 비극...아마트리체 주민(AFP=연합뉴스) 움브리아주 아마트리체 등 중부 산악지역 마을들에 피해 집중 6.2 지진 후 최소 17차례 여진에 건물 붕괴 등 피해 속출 아마트리체(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4일(현지시간) 규모 6.2 지진에 이어 여진이 이어진 이탈리아 중부 곳곳에서 최소 10명이 숨지...
  • 2016-08-24
  • [서울=동북아신문]한국과 홍콩 양국 국민들은 지난 8월 22일부터 온라인 사전신청 없이 상대방 국가 방문 시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한국과 홍콩 양국 정부가 기존의 온라인 사전 신청 절차를 폐지하고, 입국 후 현장 신청만으로 상대방 국가의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합의한 데 따른 것...
  • 2016-08-23
  •   이라크 군인들이 21일 밤 키르쿠크에서 자살폭탄 벨트를 입고 있는 소년을 붙잡아 조끼를 벗기고 있다. 군인들은 이 소년이 폭탄을 터뜨리지 못하도록 붙잡은 채 벨트를 잘라냈다.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모술 출신으로 밝혀진 이 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복면을 쓴 괴한이 자신을 납치해 폭탄벨트를 차게 했다고 주...
  • 2016-08-2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