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편집광' 앤디 그로브 前 인텔 CEO 타계... 난민에서 실리콘밸리의 전설로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23일 13시44분    조회:139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텔 전(前) 최고경영자(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가 21일(현지시각) 79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로브의 사망원인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그가 수 년간 앓아온 파킨슨병이 원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헝가리 유대인 출신인 그로브는 미국 IT 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가 미국에 망명할 때 수중에는 20달러밖에 없었고 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여년 뒤 그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의 사장직에 올랐다. 그가 인텔을 이끈 기간만 30년에 이른다.

◆ 홀로코스트, 공산당 독재에 시달린 성장기… 20달러만 들고 미국에 도착

그로브는 193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는 홀로코스트와 공산당 독재를 거치며 힘겨운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가장 먼저 그를 괴롭힌 것은 병마였다. 그로브는 4살 무렵 성홍열을 앓아 청력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

1942년부터는 2차 세계대전이 그로브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그로브의 아버지는 헝가리 군대에 징집된 후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1944년에는 독일 나치가 헝가리를 점령했고, 어린 그로브는 유대인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을 달고 다녀야 했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수용소로 보내기 시작하자 그로브의 가족은 수용소행을 피하기 위해 부다페스트를 떠나 숨어 지냈다.


앤디 그로브 전(前) 인텔 CEO. /블룸버그 제공

2차대전이 끝난 뒤 어린 그로브의 삶은 안정되는 듯 했다. 포로 수용소에 갇혀있던 아버지가 돌아왔고, 아버지가 정부 소유 가축 회사의 관리직으로 임명되면서 경제적 기반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산정권이 이들을 괴롭혔다. 그로브의 삼촌이 신문 편집자라는 이유로 체포됐고 그로브의 아버지는 곧 해고당했다.

동유럽에 반소련 정서가 확대되면서 헝가리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1956년, 헝가리에서 대규모 반소련 시위가 일어났고 소련 군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헝가리 시민들을 학살했다. 이 무렵 그로브는 헝가리를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헝가리 국경을 넘었다. 국경을 감시하는 소련 군대를 피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한 그로브는 국제구호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 때 그의 손에 들린 재산은 20달러가 전부였다.

◆ 인텔 3번째 멤버로 합류…마이크로프로세서로 인텔 전성기 열어

미국에 도착한 그로브는 친척들의 도움으로 난민 수용소를 벗어나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의 비싼 학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던 그로브는 학비가 전액 무료인 뉴욕시립대학교에서 화학 공학을 공부했다. 이후 UC 버클리에서 화학 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로브는 1963년 반도체 회사 페어차일드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 페어차일드 직원들이 반도체 개발을 위한 수식 계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그로브는 프로그래밍 언어 ‘포트란(Potran)’을 이용한 수식 계산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963년부터 1968년까지 그로브는 학술지에 4편의 논문을 기고하고 2건의 특허를 신청했다.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는 1968년 인텔을 창업하면서 그로브에게 합류를 권했다. 인텔의 3번째 멤버가 된 그로브는1979년 인텔 사장으로 승진했고, 1987년에는 인텔 CEO, 1997년에는 인텔 회장직까지 올랐다. 그로브는 1998년 인텔 CEO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2005년까지 인텔 회장으로 일했다.


앤디 그로브 전(前) 인텔 CEO. /블룸버그 제공

그로브의 주 업적은 인텔 사장으로 일하던 1980년대 중반 회사의 주력 사업을 메모리칩에서 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변경한 것이다. 창업 초기 메모리 산업을 사실상 독점했던 인텔은 일본 기업들이 메모리 시장에 뛰어들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1985년 초에 30달러였던 256KB 메모리 가격이 몇 달만에 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인텔은 1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텔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찾아야 했다.

메모리 사업 쇠퇴로 고민하던 그로브는 당시 CEO였던 고든 무어를 찾아가 “주주들이 우리를 내쫓고 새로운 경영진을 내세운다면 그들이 무엇을 할까?”라고 물었다. 무어가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하겠지”라 답하자 그로브는 “그럼 메모리 사업을 끝냅시다”고 말하고 바로 사업 구조 변경에 착수했다.

그로브는 메모리 공장을 폐쇄하고 800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가 메모리 대신 택한 사업은 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그로브의 결정은 개인용 컴퓨터 보급이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인텔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1990년대 인텔은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컴퓨터용 마이크로 프로세서 시장에서 80%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했다 .

◆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인텔 특유의 평등 문화 만들어

그로브는 인텔 내부에 ‘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임원들은 개인 사무실을 받는 대신, 일반 직원들과 똑같은 크기의 책상에서 일했다. 임원 전용 주차장도 만들지 않았다. 그로브 본인이 CEO로 일할 때도 빈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회사 주변을 빙빙 돌아야 했다.

그로브가 평등을 강조한 것은 지위에서 오는 권력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부딪히면서 길을 찾아나가야 하는데, 구성원들이 상급자의 지위를 의식하면 제대로 된 논쟁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로브는 임원들의 특혜를 없앰으로써 직원과 임원들의 심리적 격차를 좁혔고, 구성원들의 의견개진이 자유롭게 만들었다.

인텔 사내에 평등 문화를 확산시킨 그로브였지만, 그는 직원들에 대한 통제로도 악명높았다.

출근시간인 아침 8시보다 늦게 출근하는 사람들은 지각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그로브의 특별관리 대상이 됐다. 회사 내에서 직원들끼리의 잡담도 금지됐고, 근무시간에는 라디오나 음악도 들을 수 없었다. 그로브는 직원들의 작업계획표를 일일이 체크했기 때문에 정해진 일정대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어김없이 질책을 들어야만 했다. 그는 수시로 직원들의 책상을 점검해 자리 정돈이 돼 있지 않은 직원에게는 직접 주의를 주기도 했다.

당시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를 자랑하던 실리콘밸리에서 그로브의 방식에 불만을 품는 직원들도 많았지만, 그로브는 끝까지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다. 직원들은 회사내에 먼지하나 허용하지 않았던 그의 태도를 빗대 그로브를 ‘미스터 클린’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런 엄격함은 그로브의 철학에서 나왔다. 그로브는 자신의 저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에서 “성공은 만족을 낳고, 만족은 실패를 낳는다.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미래의 생존 근거를 잃게 된다. 항상 긴장하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 말년엔 파킨슨병과 고독한 싸움...실리콘밸리 거물들도 추모 메시지

그로브는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병마에 시달렸다. 1995년에는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고, 2000년에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그로브는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30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로브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실리콘밸리 인사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추모글을 남겼다. 팀 쿡 애플 CEO는 트위터에 “앤디 그로브는 전세계 테크놀로지 업계의 거인 중 하나였고, 미국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애도를 표했다.

마크 안드레센 페이스북 이사는 페이스북에 “앤디 그로브는 실리콘밸리 최고의 회사를 키워낸 사람”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앤디 그로브와 일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며 “그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 중 한명이었다”고 추모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검색하기">유튜브에 댓글 다는데 구글플러스 계정 요구…유튜브 공동창업자도 "불만"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최근 유튜브 서비스 이용자에게 검색하기">구글 플러스 계정 사용을 강요하는 정책을 내놔 이용자는 물론 조직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
  • 2013-11-14
  • 미국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 (AP=연합뉴스DB)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수사중인 연방검찰은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20)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연방검찰은 이번 주내로 에릭 홀더 ...
  • 2013-11-14
  •     [환구망(環球網)] 완벽한 식사예절을 갖추었다고 자처하는 일본인들이 다량의 즙이 나오는 햄버거를 먹을 때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사실 기술이 필요하다. 영국 ‘데일리 메일’ 11월 5일자 보도에서는 일본의 한 패스트푸드점 ‘신선버거(Freshness Burger)’가 큰 호응을 얻지 못...
  • 2013-11-13
  • [서울신문 나우뉴스]지난 8일(현지시간) 필리핀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하이옌’의 가공할 위력을 짐작케 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상업용 위성사진업체 디지털글로브는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인 레이테주(州) 타클로반시(市)의 피해 전과 피해 후의 사진을 비교해 공개했다. ’...
  • 2013-11-13
  • 어린 딸을 학대하고 굶겨죽인 인면수심의 미국 부모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에머니 모스(10) 양 학대치사 사건을 수사 중인 조지아주 귀넷카운티 검찰은 12일(현지시간) 살인과 아동학대,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한 모스 양의 친아버지와 계모에게 모두 사형을 구형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담...
  • 2013-11-13
  •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간 대화 채널 구축, 러시아와 북한이 추진 중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참여 등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그러나 당초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12일...
  • 2013-11-13
  • 2일간 열린 제9회 세계 중국비지니스포럼이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폐막했습니다. 중국 수십개 기업의 상업계 대표인사들이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 등 여러 나라와 지역의 업계 동업자들과 함께 중국경제의 여러개 의제에 관해 깊이있게 의견을 나누고 중국경제의 밝은 미래를 전망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환경과학기술...
  • 2013-11-13
  • 어둠 속에 감춰졌던 창백한 여인의 모습(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공개된 오토 딕스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2012년 2월 뮌헨의 한 아파트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세계 유명 화가들 작품 가운데 하나다. 당시 발견된 1천 400점 이상의 그림은 나치 시절의 유명 미술품 거래상의 약탈품으로 알려졌...
  • 2013-11-13
  •   [서울신문] 파키스탄 여성 교육권 신장의 상징으로 유명한 말랄라 유사프자이(16)의 자서전이 고국에서 금지 처분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사립학교 운영연합은 학교 4만여곳의 도서관에서 지난해 10월에 출간된 말랄라의 자서전 ‘나는 말랄라입니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 2013-11-12
  •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슈퍼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간 필리핀에 새로운 태풍이 접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필리핀기상청은 12일 태풍 '소라이다(Zoraida)'가 민다나오섬 남부 다바오에서 동쪽으로 192km 떨어진 곳에서 시속 30km로 이동 중이며 오후께 수리가오 델 수르와 다바오...
  • 2013-11-1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