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트럼프 기세’에 비상 걸린 中-日
中언론 “당선되면 마음대로 못할 것”… 日정부 ‘입각 예상 리스트’ 만들어
자민당 의원 “美 올바른 선택 하길”
도널드 트럼프가 4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되자 그의 선거 유세에서 표적이 됐던 중국과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를 향해 “미중 관계를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문제에서 중국에 적대적인 트럼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미중 경제협력은 본질적으로 서로에 혜택을 주고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양국 모두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중국을 포함해 주요 무역 상대국의 수입품에 최고 45%의 ‘폭탄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1일에는 유세 도중 중국의 대미(對美)무역 흑자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계속 성폭행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4일 사설에서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며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더욱 난폭해지거나 아니면 중국의 실력을 존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지금처럼 마음대로 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국으로서는 불확실한 미국에 대응해 믿을 것은 ‘실력’뿐이라고 강조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현직 각료로는 이례적으로 트럼프에 대해 “비이성적인 타입”이라고 비판하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히틀러를 닮았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정치권도 트럼프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일 관계의 토대인 미일안보조약과 주일미군 주둔에 부정적인 데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비판적이다. 자민당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전 농림수산상) 의원은 지난달 29일 “미국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트럼프의 폭탄 발언에 정부 차원의 대응은 삼가고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에 대비해 정보 수집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의 외교 브레인과 당선 시 입각 예상자 리스트를 만들면서 당선될 경우 대처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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