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WP·NYT “진흙탕 2차TV토론 …미 정치가 바뀐 날”
"미국 정치가 일요일 밤을 기해 바뀌었다."
CNN은 9일 밤(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미 대선 2차TV에 대한 총평 기사의 첫 줄을 위와 같이 뽑았다. 대선 후보들이 미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자리였던 TV 토론의 본질이 이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변질돼버렸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10여년 전 자신이 했던 음담패설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했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당시 발언을 '로커룸 대화'로 주장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그리고 사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빌 클린턴의 불륜과 성폭행 전력을 거론했는가 하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을 수사해 감옥에 집어 넣겠다는 말도 했다.
CNN은 트럼프가 과거의 각종 음담패설 전력이 폭로되면서 미국 현대 대통령선거 역사상 주요 정당 후보로서 최악의 주말을 보냈다면서, 따라서 그가 이번 2차 TV토론에서 만회를 노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CNN은 트럼프가 이번 토론에서 지난 48시간 공화당을 강타했던 패닉상태를 최소한 멈추게 할 수는 있기는 해도, 골수 지지층을 넘어서는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클린턴은 "나는 그들(공화당)이 (국정)임무에 대한 적합성에 의구심을 품어 본 적이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다르다"라고 말해 트럼프에 비판적인 주류공화당에 다가가고자 했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토론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를 비판하는 파격적인 태도도 보였다. 주제가 시리아 등 외교문제로 바뀌자, 트럼프는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최근 "미국은 시리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그와 나는 (그 문제에 대해)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의 이런 발언이 펜스 주지사와의 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2차 TV토론을 미 대선토론 역사상 유례없는 '어둡고 쓸쓸한 대결'로 제목을 뽑고, 두 후보가 서로 상대방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와 발언 방해를 서슴치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토론의 '가장 놀라운 장면' 중 하나가 시리아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가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펜스를 비판하는 듯한 말을 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폭행 논란을 끌어들임으로써 이번 2차 TV토론을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지저분한(the tawdriest) '토론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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