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 트럼프가 전국 지지율 앞서
- 승부 가를 경합주서 트럼프 약진
네바다 등 4개州 여론조사 이겨… 클린턴 우세 지역도 1~4%p차 추격
선거인단은 클린턴 여전히 우세
- 이메일 재수사 놓고 공방 가열
"조사해도 똑같은 결론 나올 것" "클린턴이 되면 헌정 위기 온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대선 승리를 굳히는 듯하던 힐러리 클린턴이 갑자기 수세에 몰렸다."(CNN) "클린턴은 플로리다만 이기면 대선 승리였는데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앞서며 다시 활로를 찾았다."(워싱턴포스트)….
미 대선을 일주일 남겨둔 1일(현지 시각) 미국 주요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약진하면서 클린턴 민주당 후보로 기울던 중심 추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핼러윈 마스크 든 클린턴… 막판 기세 오른 트럼프 - 지난 31일(현지 시각) 미국 켄터키주(州)에서 대선 유세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전용기에서 핼러윈 마스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왼쪽 사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날 미시간주 워런 유세에서 클린턴의 약점인‘이메일 스캔들’을 재조사하기로 한 연방수사국(FBI) 결정에 대해“제임스 코미 국장이 고심 끝에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오른쪽). /AFP 연합뉴스
10월 들어 '음담패설 동영상'과 성추행 추문, 연이은 TV 토론 패배 등으로 크게 뒤처졌던 트럼프는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기로 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메일 스캔들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일인 데다, 표심(票心)이 거의 굳어진 선거 막판에 나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표가 눈에 띄게 결집하는 등 여론 동향은 트럼프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전국 지지율 조사는 클린턴이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던 안정적 우위가 무너지고 트럼프가 앞서는 조사까지 나오고 있다. 1일 나온 ABC와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27~30일)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46%로 클린턴(45%)에게 1%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가 앞선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경제 매체 IBD와 여론조사업체 TIPP의 여론조사(26~31일)에서도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5%와 44%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폴리티코·모닝컨설트가 지난 29~30일 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를 접한 유권자들만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46%)이 트럼프(43%)를 3%포인트로 앞섰다. 19~20일 조사 때 격차는 6%포인트였다. NBC·서베이몽키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7%의 지지율로 트럼프(41%)에게 6%포인트의 오차 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Swing State)에서도 트럼프는 상승세이다. 여론조사기관 레밍턴리서치가 FBI 발표를 접한 유권자들만 대상으로 30일 시행한 8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플로리다·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 등 4개 주에서 이겼다. 클린턴이 앞서는 콜로라도·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위스콘신에서도 1~4%포인트 격차로 따라붙었다.
전체 판세는 각 주에서 1표라도 많은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獨食)제 때문에 고정 지지 주가 많은 클린턴이 아직도 유리하다.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클린턴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인단 수도 263명으로 최소 과반(270명)에 불과 7명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우세를 굳히고, 클린턴이 앞서던 노스캐롤라이나도 역전시켜 예측 불허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RCP는 이날 트럼프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인단 수가 126명에서 16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 상승세의 원인으로 트럼프 지지자의 '결집', 클린턴 지지자의 '주의 분산'으로 분석하고 있다. 31일 ABC·WP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89%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한 달 전(82%)에 비해 결집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는 87%가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ABC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이 민주당 지지층보다 더 결집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8%에 달하는 부동층도 공화당 성향이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후보는 이날 '이메일 재수사'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클린턴은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그들(FBI)이 내 이메일들을 보려 하는데 들여다본 뒤 지난번 내린 것(불기소처분)과 똑같은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시간주 유세에서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 수사를 받느라 임기 내내 시달릴 것이고 헌정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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