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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토탈,독일 지멘스 등 철수 결정
미 "이란 석유 수출 제로로 낮추는 고강도 제재 가할 것"【테헤란(이란)=AP/뉴시스】지난 4월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은행 앞에 미 달러화를 환전하려는 이란 국민들이 몰려 있다. 지난 26일 다른 나라들에 이란으로부터의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은 27일 이란 제재에 있어 예외조항으로 인정받아온 이란과의 수출입 면허들을 폐지하기 시작해 이란을 국제 금융 및 무역체계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가속화했다. 2018.6.28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이란에 진출해 있는 50여개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이후 시행되고 있는 대(對) 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이란 정권의 태도가 변할 때까지 이란의 석유 수출로 얻는 수익을 '제로'로 낮추는 강도높은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훅 정책기획 국장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에너지와 금융 분야 등 이란에 진출해 있는 50여개 다국적 기업이 이란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FT는 프랑스 최대 에너지기업인 토탈과 자동차 회사인 푸조, 독일 전자회사인 지멘스 등이 자국에서는 이란 영업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훅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과 기업들에게 우리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이란 정권이 세상을 불안정하게 하는 정책을 바꿀 때까지 혹독한 경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훅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13개 국가들을 방문해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라고 말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서방 외교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핵 개발을 하던 북한이 미국의 경제 압박으로 대화 테이블에 나온 사례를 들면서 대 이란 제재에 대한 국제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미국의 JCPO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핵협정은 거짓말에 바탕을 둔 끔찍한 일방적 협상이었다. 이란 정권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핵무기와 핵무기 운반 수단 개발을 더욱 추구했을 뿐이다. 오히려 더 위험해 졌다. 우리는 이란에 대해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JCPOA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14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이다. 미국의 JCPOA 탈퇴 선언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등은 최근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JCPOA 연장을 설득했으나 무위에 그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미 재무부는 이란과 거래를 해온 기업들이 대 이란 제재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기존 거래를 정리할 수 있는 90~180일간의 유예 기간을 줄 것이라고 밝혔었다.
【테헤란=AP/뉴시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17년 7월 3일 테헤란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토탈은 지난해 7월 이란 남부 파르스 지역에서 20년간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20억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토탈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제재를 면제할 경우에만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 5.17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8월 4일부터 자동차와 금, 금속 분야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유예해온 경제 제재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어 11월 4일부터는 석유기업과 이란 중앙은행 거래기업들을 겨냥한 경제 제재를 시작하게 된다.
훅 국장은 “우리는 제재 규정을 공격적으로 적용할 것이다. 해외 이란 자산을 동결한다. 이란 정부가 달러를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제재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주저하지 않고 조처를 취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란에 대한) 수입을 줄이는 것과 관련해 각국과 사안별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훅 기획관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요청하자 인도와 터키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밝혔다. 인도와 터키는 이란의 주요 수출국이다.
훅 국장은 또 “미국은 이란의 석유수출을 가능한 제로 수준까지 낮추기를 원한다. 우리는 세계 시장의 붕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석유 예비 생산능력이 충분하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거 대 이란 제재 시절의 경험으로 볼 때 이란의 원유 수출을 50% 이상 줄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 인도, 터키 등이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 증산을 요청했으며 이에 사우디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얘기를 나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의 혼란과 장애 때문에 발생하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사우디의 석유 생산을 아마도 하루 200만 배럴 증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석유 값이 너무 비싸다. 살만 국왕이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석유전문가들은 만일 이란 석유 수출이 끊어질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달리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란은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중 3위의 원유 생산국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이란은 하루 240만 배럴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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