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병식… 별도 연설도 안해, “종전선언 나서면 추가 비핵화 논의”
트럼프에 4번째 친서 보내 손짓… 트럼프 “열병식 주제는 평화” 화답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등을 통해 “종전선언 대화 테이블에 미국이 나설 경우 추가 비핵화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9일 열린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기념식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지 않으며 대미(對美) 유화 제스처를 이어갔다. 미국 역시 이에 맞춰 지난달 취소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재추진하고 있다. 꽉 막혔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이달 들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복수의 한국 여권 관계자는 9일 “김정은이 5일 대북 특별사절단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종전선언 논의에 나설 수 있는 몇 가지 비핵화 조건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확약은 북-미가 다시 마주 앉아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이 원하는 종전선언이 단숨에 체결될 수 없는 만큼, 종전선언 논의를 위한 대화 테이블만 마련돼도 워싱턴이 바라는 핵 폐기 검증, 핵 리스트 작성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은 특사단을 만난 다음 날인 6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의 개인적인 서한이 내게 오고 있다. 이 편지는 어제 (남조선) 국경에서 건네졌고 긍정적인 서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네 번째 친서다. 김정은은 9·9절 70주년 기념식에서 ‘로키’ 행보를 이어갔다. 아예 연설을 하지 않았고, 열병식에서도 ‘화성-15형’ 등 ICBM을 선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조선 열병식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열병식의 주제는 평화와 경제발전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반경 올린 트윗에서 “이번 열병식에는 언제나 나왔던 핵미사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가들은 조선이 핵미사일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폭스뉴스의 분석에 링크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미사일이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조선의 크고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김정은 위원장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자!”며 감사 표시를 했다. 마지막으로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큼 소중한 일은 없다”며 “내가 집권하기 전보다 (조선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졌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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