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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가지 악몽' 떠오른 미국, 추가 파병하며 강경 대응
[오마이뉴스 윤현 기자]
▲ 이라크 내 친이란 시위대의 미국대사관 공격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을 공격한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와 시민들이 대대적인 반미 시위에 돌입했다.
AP,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친이란 시위대는 미국대사관에서 철수했으나 대사관 앞에서 미국 정부와 병력의 철수를 요구했다. 이들은 50여 개의 텐트를 치고 음식과 매트리스 등을 가져와 미국이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미국이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폭격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수도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다가 대사관 정문을 부수고 본관으로 진입해 과격 시위를 벌였다.
미국은 지난 2019년 12월 27일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로켓포 30여 발이 떨어져 미국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군인 여러 명이 다치자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했다.
그리고 29일 카타이브-헤즈볼라의 무기 창고와 지휘통제소 등을 전투기로 폭격해 사령관급 4명을 포함해 25명이 숨지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카타이브-헤즈볼라 대변인은 "미국은 대사관 공격은 시작일 뿐이고 다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며 "우리는 두 번째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철수를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사관이 공격당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공수부대를 비롯한 미군 병력 750명을 이라크에 추가로 급파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미국이 무슬림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미국대사관을 공격해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와 직원 3명이 숨진 일을 겪은 미국으로서는 이번 사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미국, 이라크에 추가 병력 급파... '긴장 고조'
▲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 피격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 추가 파병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번 파병 결정은 미국인과 시설에 대한 위협이 커진 것에 따른 적절한 조치이자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라며 "미국 정부는 전 세계 어디서나 자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차로 750명을 파병하며, 최대 4000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더 배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대사관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트위터에 "이란은 미국의 인명과 시설에 피해가 발생하면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경고가 아니고 협박(threat)"이라고 썼다.
그러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사건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신은 무력하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럴 리 없지만 당신의 주장이 논리적이라면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범죄를 보라"라며 "그 범죄 때문에 여러 나라가 미국을 증오하게 됐다"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많은 이라크 시민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갈수록 미국과 이란이 벌이는 대리전(proxywar)의 전장이 되고 있으며, 이라크 지도부가 외세의 영향에 너무 흔들린다는 불만이 많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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