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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이단아'로 떠오른 헝가리…러 석유금수 끝까지 반대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5월16일 06시24분    조회: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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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제재 장애물 되나 6차 대러제재 막혀
장기 유예조치, 보조금 지급 등 요구…서유럽과 반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6차 대러제재의 주요 골자로 준비 중이던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헝가리가 끝까지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헝가리는 석유 대체 수요처를 확보해주겠다는 EU의 제안에도 장기간의 유예기간과 막대한 원조자금을 요구하며 이것이 받아들여지기 전까지는 합의해주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요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 석유에 대한 EU의 금수조치 문제는 조만간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유럽은 러시아의 석유 의존으로부터 반드시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EU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한 금수조치 결정에 헝가리가 계속 반대하면서 EU의 6차 대러제재안 전체가 발표되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EU측에서 헝가리의 인접국인 크로아티아를 통해 헝가리가 필요한 석유의 대체수입을 가능케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헝가리는 유예기간과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EU에 1조 지원 요구하는 헝가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헝가리는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의 90% 이상을 수입해왔습니다. 내륙국가라 미국이나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한 터미널 건설과 유지가 쉽지 않은데다 오랫동안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해왔기 때문인데요.

EU에서는 헝가리의 경제규모가 작은만큼, 인접국인 크로아티아의 LNG 터미널에서 수입되는 가스와 석유를 지원해주겠다고 밝혔지만, 헝가리는 해당 제안으로 불충분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CNN에 따르면 헝가리는 최소 5년동안 금수조치를 유예해 에너지 대체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크로아티아에서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기 위한 시설 투자에 최소 8억유로(약 1조700억원)를 EU에서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죠.

헝가리가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면서 주변국인 체코와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에서도 보조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난이 심각한 동유럽 국가들이 에너지 대체를 빌미로 서유럽에 거액의 지원금을 요구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EU내 고질적인 동서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EU와 갈등 부각시키는 오르반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헝가리의 지도자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EU와의 갈등을 일부러 부각시킨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치러졌던 헝가리 총선에서 대승한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안보위험성을 부각시키면서 러시아와 EU 사이에서 실리적인 중립정책을 역설하며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요.

BBC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친서방 노선을 주창했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전반의 경제난 심화와 EU의 보조금 삭감 등으로 헝가리와 EU간 반복이 심해지자 반서방 노선으로 주요 공약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EU 내에서는 상당히 친러 행보를 보이면서 더욱 비판받고 있죠.

이로인해 헝가리가 앞으로도 EU의 대러제재안에 발목을 잡으면서 유럽의 이단아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헝가리와 동유럽 국가들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도 동유럽 국가들의 목소리를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죠. 헝가리가 앞으로 더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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