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에 132엔... 엔화 가치 추락, 20년만에 최저
일본 엔화 화폐. /트위터 캡처
6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해, 한때 1달러=132엔대를 기록했다. 2002년 4월 이후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5월 9일에 기록한 최저 가격(1달러=131엔35전)를 갱신한 것이다. 일본 입장에선 원유와 같이 해외서 수입하는 상품의 가격이 올라, 전체적인 물가 인상 요인이다. 한국과 같은 해외에선 일본 여행시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환전할 수 있다. 일본에선 ‘값싼 니혼’이란 자조적인 기사도 나온다.
7일 오전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엔화 급락과 관련,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시장의 움직임과 일본 경제 영향에 대해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등 해외 통화 당국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하면서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현재의 엔화 약세는 미국과 일본간 금리 차이가 가장 이유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연방준비이사회가 금융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근거로는 5월 미국 고용 통계에서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가 전달보다 39만 명 증가, 시장 예상(32만8000명)을 웃돈 것을 지적했다. 실업률은 3.6%로 완전 고용 상황에 가까운 수준이다. 탄탄한 고용 상황을 파악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경기 위축에 대한 고민이 적어진만큼,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해석이다. 반면 일본은 양적 완화와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 일본간 금리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외환 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지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킨다는 것이다.
일본 내부에선 인바운드(일본에 들어오는 외국 관광객)가 엔화 약세를 다소나마 막아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여행객들은 자국 통화를 팔고 엔화를 구매하기 때문에 엔화 매수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 1일 입국자수 상한을 2만명으로 늘렸다. 이전엔 1만명이었다. 또 10일부터는 단체 관광에 한정해 일반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예전엔 피크시 하루에 9만명이 일본 방문했는데 현재 2만명은 적은 편”이라며 “상한 2만명으로 벌 수 있는 여행 수지 흑자는 1개월치의 무역 수지를 상쇄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엔저 억제의 재료로서는 역부족”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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