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키이우를 가다] 2.이정표 뗀 고속도로 곳곳엔 무장군인 검문소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6월13일 12시08분    조회:64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러시아군 길 모르도록 도로 표지판 모두 떼내"

주유 제한 정책에 주유소엔 긴 줄…기름값 배로 뛰어

이정표를 뗀 우크라이나 고속도로

(노보라드 볼린스키[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여정도중 로보라도 볼린스키 인근 고속도로에 거리와 방향을 안내하는 간판이 모두 제거됐다. 2022.6.9 hkmpooh@yna.co.kr

(리우네·키이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우크라이나 서쪽의 폴란드 국경을 통과해 수도 키이우까지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타고 636㎞를 가야 한다.

서부 거점도시 르비우를 거쳐 중북부에 있는 키이우로 향하는 E40번 고속도로는 우크라이나엔 동맥과 같다. 이 길을 타고 수백만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을 피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고 이제는 외부에서 오는 지원품이 이 도로를 타고 키이우를 비롯해 여러 도시로 공급된다.

길이가 수백㎞에 달하고 폭이 왕복 6∼8차선 정도로 꽤 넓은 도로지만 9일(현지시간) 키이우로 가는 동안 지명이나 랜드마크를 알리는 이정표를 볼 수 없었다. 어느 곳을 가리키는지 모를 화살표 표지판만 종종 보일 뿐이었다.

이정표가 없다 보니 차를 운전하는 고려인 에브게니 김씨에게 여러 번 "지금 통과하는 지역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야 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이 고속도로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 지 알지 못하도록 하려고 전쟁 뒤 이정표나 도로 표지판을 모두 뗐다"며 "키이우로 가는 길을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맑은 날씨와 탁 트인 도로에 잠시 잊었던 '전쟁'이라는 단어는 고속도로 곳곳에 세워진 검문소를 지날 때마다 되살아났다.

검문소엔 어김없이 무장한 군인들이 지나가는 차를 날카롭게 주시했다.

차에서 내려 도로 풍경을 촬영하는 모습을 본 우크라이나 군인은 이내 달려오더니 "사진을 지워야 한다. 이곳은 군사 지역이다"라고 경고했다.

이곳이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또 일깨운 곳은 E40 고속도로변의 주유소였다.

상당히 많은 주유소를 지나쳤는데 영업하는 곳은 흔치 않았다.

러시아가 침공하자 전시 체제가 된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유 제한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휘발유, 경유와 같은 연료 공급이 부족해지자 주유소 대부분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동 중에 지나쳤던 우크라이나 서부 리우네 인근 주유소 앞에는 소형차부터 대형 화물차까지 긴 줄을 지어 주유구를 열 차례만을 기다렸다.

주유소 브랜드마다 정책에 차이가 있었으나 이날 찾아간 오코(OKKO)는 회원으로 가입한 차는 한 대에 15∼30L만 주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한 번 주유하면 다음 3시간 동안은 오코에서 다시 연료를 채울 수 없고, 하루에 주유할 수 있는 횟수는 3번으로 제한된다.

주유소가 보이기 훨씬 전부터 수십 대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몇 시간씩 기다려야 차례가 올 것 같았다.

운전사 김씨는 "전쟁이 난 뒤부터 이 정도는 이제 일상이 됐다"며 "키이우에 가까워질수록 주유소 대기 줄은 더 길어지는 데 운이 좋은 날엔 2시간 정도 기다린다"라고 했다.

이날 연료 가격은 경유 기준 58우크라이나 흐리우냐로, 한화로 계산하면 2천470원이었다. 전쟁 전보다 연료 가격이 배 이상 높아졌다.

키이우 향하는 고속도로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
키이우 향하는 고속도로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여정도중 르비우 외곽 고속도로에 모래주머니로 급조한 검문소와 도로 통제를 위한 방어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취재팀은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많은 임시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 2022.6.9 hkmpooh@yna.co.kr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 도시인 르비우에 사는 김씨는 출발 전 차에 연료를 가득 채웠기 때문에 키이우까지 도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연료계 바늘을 힐끗힐끗 쳐다봤다.

자신의 소형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려고 이틀전부터 주유소 세 군데를 전전하면서 총 20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와 같은 농업국가에서는 농기계에 경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다 보니 휘발유보다 경유를 구하는 게 더욱 힘든 상황이다.

영업하는 주유소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기는 하지만 올라오는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편이라 보통 텔레그램에 기름이 있는 주유소를 수소문 해야 하는 처지다.

김씨는 "이것이야말로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현실 아니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기름 넣기 위해 몇 시간 이나 대기
기름 넣기 위해 몇 시간 이나 대기

(리우네[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도로가 지나는 리우네 인근 고속도로에서 우크라이나 운전자들이 디젤유를 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2022.6.9 hkmpooh@yna.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국가정보국장·유엔대사에 녀성, 국토안보부 장관에 라틴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첫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바이든 당선인(이하 직함 생략) 외교안보라인 인선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 2020-11-24
  • 력대 2위 득표력 확인한 트럼프 SNS, 방송 통해 영향력 행사할듯 공화당 1인자 역할 가능성 퇴임후 대선 경합지 플로리다 거주 유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권 인수인계 절차 개시를 지시함으로써 내년 1월에 백악관을 스스로 떠나겠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대선 승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이어 트럼프 대...
  • 2020-11-2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련방총무청(GSA)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공식 인수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법적 투쟁을 벌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
  • 2020-11-24
  • 코로나시대 디지털기기 사용 확대되면서 로인들의 고충 커져  94세 로인 끌어올려 안면인식 "이건 로인한테 너무 한 거 아닌가요."  94세 로인마저 안면인식기에 끌어올려 인증을 받게 하자 국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미니블로그 등에서 호북성의 94세 할머니가 사회보장카드 개통을 위해 은행을 찾았...
  • 2020-11-24
  • 미국 대도시의 상점들이 합판으로 가려지고 있다. '링컨의 나라'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풍경이다.    미국 뉴욕 도심 5번가 풍경. 대선 이후 발행할지 모르는 폭력사태에 대비해 건물 1층의 상점을 합판으로 폐쇄했다. 미국 대도시 전체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선을 이틀 앞둔 ...
  • 2020-11-02
  • 현지시간으로 11월 1일 저녁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소셜 네트웤에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신체상황이 량호하고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자가격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보건기구의 규정에 따라 자택에서 사무를 볼 것이라고 표...
  • 2020-11-02
  • 유럽 급속확산에 증가속도 빨라져…사망자도 111만5천명 넘어 유럽 하루 신규확진자 11만명 늘어 미국 추월…의료대란 오나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전 세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천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하루 신...
  • 2020-10-19
  • 노벨화학상 佛샤르팡티에·美다우드나 사상 처음으로 여성과학자들만 선정 특정 유전자 오류 없이 정확하게 교정 난치성 유전질환 정복할 ‘새 길’ 열어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아쉽게 불발 “노벨상급 반열에 올라 자부심 느껴” 7일 2020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왼...
  • 2020-10-08
  • 이번엔 펜타곤…미 륙해공군 수뇌부 전원 ‘자가격리’ 찰스 레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 코로나 확진 함께 회의한 밀리 합참의장 등 자가격리 들어가 백악관서도 트럼프 최측근 밀러 등 확진자 추가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을 비롯한 미국 륙·해·공군 수뇌부 전원이 6일(현지시각) 코로나19 ...
  • 2020-10-07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치료하고자 투약한 항체치료제 제조사 ‘리제네론(Regeneron)’의 주가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련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치료에 뚜렷한 효과를 보인 만큼 리제네론 치료제가 미국 보건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수도 있다는 ...
  • 2020-10-0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