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키이우를 가다] 2.이정표 뗀 고속도로 곳곳엔 무장군인 검문소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6월13일 12시08분    조회:59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러시아군 길 모르도록 도로 표지판 모두 떼내"

주유 제한 정책에 주유소엔 긴 줄…기름값 배로 뛰어

이정표를 뗀 우크라이나 고속도로

(노보라드 볼린스키[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여정도중 로보라도 볼린스키 인근 고속도로에 거리와 방향을 안내하는 간판이 모두 제거됐다. 2022.6.9 hkmpooh@yna.co.kr

(리우네·키이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우크라이나 서쪽의 폴란드 국경을 통과해 수도 키이우까지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타고 636㎞를 가야 한다.

서부 거점도시 르비우를 거쳐 중북부에 있는 키이우로 향하는 E40번 고속도로는 우크라이나엔 동맥과 같다. 이 길을 타고 수백만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을 피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고 이제는 외부에서 오는 지원품이 이 도로를 타고 키이우를 비롯해 여러 도시로 공급된다.

길이가 수백㎞에 달하고 폭이 왕복 6∼8차선 정도로 꽤 넓은 도로지만 9일(현지시간) 키이우로 가는 동안 지명이나 랜드마크를 알리는 이정표를 볼 수 없었다. 어느 곳을 가리키는지 모를 화살표 표지판만 종종 보일 뿐이었다.

이정표가 없다 보니 차를 운전하는 고려인 에브게니 김씨에게 여러 번 "지금 통과하는 지역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야 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이 고속도로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 지 알지 못하도록 하려고 전쟁 뒤 이정표나 도로 표지판을 모두 뗐다"며 "키이우로 가는 길을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맑은 날씨와 탁 트인 도로에 잠시 잊었던 '전쟁'이라는 단어는 고속도로 곳곳에 세워진 검문소를 지날 때마다 되살아났다.

검문소엔 어김없이 무장한 군인들이 지나가는 차를 날카롭게 주시했다.

차에서 내려 도로 풍경을 촬영하는 모습을 본 우크라이나 군인은 이내 달려오더니 "사진을 지워야 한다. 이곳은 군사 지역이다"라고 경고했다.

이곳이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또 일깨운 곳은 E40 고속도로변의 주유소였다.

상당히 많은 주유소를 지나쳤는데 영업하는 곳은 흔치 않았다.

러시아가 침공하자 전시 체제가 된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유 제한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휘발유, 경유와 같은 연료 공급이 부족해지자 주유소 대부분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동 중에 지나쳤던 우크라이나 서부 리우네 인근 주유소 앞에는 소형차부터 대형 화물차까지 긴 줄을 지어 주유구를 열 차례만을 기다렸다.

주유소 브랜드마다 정책에 차이가 있었으나 이날 찾아간 오코(OKKO)는 회원으로 가입한 차는 한 대에 15∼30L만 주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한 번 주유하면 다음 3시간 동안은 오코에서 다시 연료를 채울 수 없고, 하루에 주유할 수 있는 횟수는 3번으로 제한된다.

주유소가 보이기 훨씬 전부터 수십 대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몇 시간씩 기다려야 차례가 올 것 같았다.

운전사 김씨는 "전쟁이 난 뒤부터 이 정도는 이제 일상이 됐다"며 "키이우에 가까워질수록 주유소 대기 줄은 더 길어지는 데 운이 좋은 날엔 2시간 정도 기다린다"라고 했다.

이날 연료 가격은 경유 기준 58우크라이나 흐리우냐로, 한화로 계산하면 2천470원이었다. 전쟁 전보다 연료 가격이 배 이상 높아졌다.

키이우 향하는 고속도로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
키이우 향하는 고속도로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여정도중 르비우 외곽 고속도로에 모래주머니로 급조한 검문소와 도로 통제를 위한 방어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취재팀은 폴란드 국경을 지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많은 임시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 2022.6.9 hkmpooh@yna.co.kr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 도시인 르비우에 사는 김씨는 출발 전 차에 연료를 가득 채웠기 때문에 키이우까지 도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연료계 바늘을 힐끗힐끗 쳐다봤다.

자신의 소형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려고 이틀전부터 주유소 세 군데를 전전하면서 총 20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와 같은 농업국가에서는 농기계에 경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다 보니 휘발유보다 경유를 구하는 게 더욱 힘든 상황이다.

영업하는 주유소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기는 하지만 올라오는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편이라 보통 텔레그램에 기름이 있는 주유소를 수소문 해야 하는 처지다.

김씨는 "이것이야말로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현실 아니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기름 넣기 위해 몇 시간 이나 대기
기름 넣기 위해 몇 시간 이나 대기

(리우네[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9일 오후(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도로가 지나는 리우네 인근 고속도로에서 우크라이나 운전자들이 디젤유를 넣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2022.6.9 hkmpooh@yna.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미 공군 수송기에 매달렸다 추락사한 아프간인 두 명의 비극에 전 세계가 충격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이 이런 장면을 형상화한 T셔츠를 판매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6일 카불 공항은 아수라장이었다.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활주로로 몰려든 아프가니스탄 피난민들이 이륙 준비 중인 미 공군...
  • 2021-08-30
  • 아프간 주민 최소 60명 사망 카불공항 겨냥 테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을 겨냥한 폭탄 테러로 미군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윌리엄 어번 대변인은 성명에서 "애비 게이트에서 테...
  • 2021-08-27
  • 사진=REUTERS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 사망자가 90명으로 늘어났다고 미 CBS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이로부터 약 250m가량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2차례 폭발이 발생했다...
  • 2021-08-27
  •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26일(현지 시각)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이 두 차례 발생했다. 현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현지 상황을 담은 영상들이 실시간으로 게시되고 있다./아프가니스탄 CBS 기자 아마드 무하타르 트위터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
  • 2021-08-27
  • 아프간의 자국민 인질과 교환 가능성 10년간 카불서 아프간인들 돕다 납치 탈레반 “재판 없이 수감된 포로 석방을” 아프가니스탄에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통치하는 암흑기가 돌아온 가운데, 탈레반과 연계된 마약왕이 미국 연방 교도소에서 16년 만에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
  • 2021-08-25
  •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24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와 미군이 당초 약속한 대로 오는 31일까지 철수를 완료해야 하며 앞으로는 자국민이 탈출하려고 카불 공항에 모여드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7일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을 때의 모습.AP 자료사진 연...
  • 2021-08-25
  • 홋카이도 등 8개 광역지자체 추가…전 지역의 70%가 방역 규제 24일 하루 확진자만 2만1570명…사망자 수는 42명 더 늘어나 스가 총리 “‘델타 변이’의 전염성으로부터 감염억제 철저히 대응” 일본이 홋카이도를 비롯한 8개 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
  • 2021-08-25
  • 저항군 "협상 결렬시 결전...분권화된 통치 원해" 양군 충돌시 인명피해 클 전망...탈레반도 협상 위주 전략[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무장정파 탈레반이 카불 북부에 남은 반탈레반 저항군 거점인 판지시르주 일대를 포위 중이라고 밝혔다. 저항군 측은 협상에 나서겠지만 결렬될 경우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 2021-08-24
  •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원들이 22일(현지시간)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이 꽂힌 차량을 타고 수도 카불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인 톨로뉴스...
  • 2021-08-2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