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키이우를 가다] 10.전사자를 위한 진혼곡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6월17일 13시23분    조회:85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전쟁과 이별, 그리고 남은 자의 슬픔
전쟁과 이별, 그리고 남은 자의 슬픔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미하일 황금 돔 수도원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프리마첸코 키이우 재향 군인부 키이우 부서장의 장례식 도중 부인 올레나씨가 고인이 누워있는 관에 손을 올리고 오열하고 있다.

(키이우=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몇 날 며칠을 눈물로 지새웠을 올레나는 퉁퉁 부은 눈을 가리고 싶었는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남편이 잠들어있는 관 위에 머리를 파묻고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던 그는 소리 내 울 기력도 없는 듯 그렇게 한참을 파르르 떨었다.

몇 번이나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이고, 금방이라도 실신할 듯 목이 뒤로 젖혀졌지만, 아들과 딸의 부축으로 간신히 버텨내는 것처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무거운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정교회 성미하일 수도원에서 올레나는 남편 블라디미르 프리마첸코와 이렇게 작별했다.

프리마첸코는 5일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방 격전지 도네츠크주(州)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던 중 탱크가 폭발하면서 전사했다.

그가 눈을 감은 것은 아흐레 전이지만, 전쟁터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데다 외국으로 피란했던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보급선이 지나는 요충지로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병사들을 격려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와의 격전 치르다 전사한 노병의 장례식
러시아와의 격전 치르다 전사한 노병의 장례식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미하일 황금 돔 수도원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프리마첸코 키이우 재향 군인부 키이우 부서장의 장례식에서 고인의 관이 예배당으로 옮겨지고 있다. 2022.6.14 

이날 오후 1시 프리마첸코의 장례 예배에는 가족, 친척, 친구뿐만 아니라 군복을 입은 수많은 군인이 참석해 수도원을 가득 채웠다.

고인에게 인사를 하려는 조문객은 끊임없이 밀려들어 왔고, 그가 잠든 관 위에는 빨간색 장미와 우크라이나 국기 색 국화가 치워도 치워도 수북이 쌓였다.

묵념하거나, 무릎을 꿇거나, 거수경례 하거나, 관에 손을 갖다 대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국가를 지키려다 목숨을 바친 '영웅'에게 경의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에서 친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키이우까지 기차를 타고 550㎞가 넘는 거리를 달려온 세르게이 세리코프(54) 씨도 장미꽃을 내려놓고 촛불을 들었다.

그는 장례 예배가 열리기 두시간 전부터 수도원에 도착해 먼저 세상을 떠난 벗이 평안히 눈을 감기를 바라며 성호를 그었다.

담담한 목소리로 고인과의 인연을 들려주던 세리코프 씨는 갑자기 감정이 북받친 듯 뒤로 홱 돌아섰다.

동거동락했던 노병들의 전사에 대한 기도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미하일 황금 돔 수도원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프리마첸코 키이우 재향 군인부 키이우 부서장의 장례식 도중 전쟁에서 동거동락했던 전우들이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2022.6.14 

헛기침을 여러 번 하고 나서야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고 말문을 겨우 뗐다.

세리코프 씨는 2014년 친러시아 정부를 무너뜨린 유로마이단 혁명에서 정부 측에 함께 총구를 겨누는 전우로서 처음 프리마첸코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때부터 서로가 서로의 삶에 녹아 들어왔다는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 것은 지난해 12월 무렵. 그때를 끝으로 프리마첸코를 볼 수 없으리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지금 도네츠크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한참 모자라 징병이 필요합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상황이죠. 그곳에 가장 먼저 달려간 내 벗은 예나 지금이나 용감했습니다."

프리마첸코는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반군과 싸우다 다쳐 몸이 성치 않았지만 러시아가 침공하자 고민 없이 다시 최전방으로 향했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여했던 그는 2004년 친러시아 정권을 붕괴시킨 오렌지 혁명에서도 남부 헤르손주를 대표하는 시위대 일원으로 총을 잡았다.

격전지에서 전사한 노병의 장례식
격전지에서 전사한 노병의 장례식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미하일 황금 돔 수도원에서 블라디미르 프리마첸코 키이우 재향 군인부 키이우 부서장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2022.6.14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현지 경찰 "경호·경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 부인 못해" 아베 전 총리 총격 용의자는 전직 자위대원 (나라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를 사망케 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는 전직 해상자위대...
  • 2022-07-09
  • 차기 총리 7월 중 후보 2명 압축하고 9월 초까지 결정할 듯 이코노미스트지 "영국 위험한 상태…생각보다 더 가난해" 사임 발표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총리직에서도 즉시 물러나야 한다는 ...
  • 2022-07-09
  •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고 차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리시 수낙(42) 전 재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출사표 성격의 영상을 트위터 등에 공개하며 총리직 도전을 공식화했다. 수낙...
  • 2022-07-09
  •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의 전방 부대를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州)의 일선 부대를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8일(현지시간) 젤렌스...
  • 2022-07-09
  • 白宫表示,在最高法院推翻了将堕胎合法化的罗诉韦德案裁决后,美国总统拜登将于当地时间7月8日签署行政命令,以帮助保障美国妇女获得堕胎和避孕的机会。 据路透社7月8日报道,拜登一直受到民主党选民,尤其是来自进步人士的压力,要求他在罗诉韦德案被推翻后采取行动。白宫表示,拜登将指示卫生与公众服务部保护和扩大美国...
  • 2022-07-09
  • 8일 일본 아베 전 총리가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중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쏜 산탄총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아사히신문 게티이미지   8일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쏴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범행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
  • 2022-07-09
  • 아베 신조(68)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쓰러져 심폐 정지 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총격 직전 연설 중인 아베 전 총리와 용의자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내에서 참의원선거 지원유세중이던 아베 전 일본총리을 뒤에서 사제총으로 쏜 용의자를 경호요원들이 제압하고 있다./아사...
  • 2022-07-08
  • 야스쿠니신사 참배…사도광산 추천때 "역사戰 걸어온 이상 피하는 건 불가능" 디플레 극복 '아베노믹스' 매달렸지만 결국 실패 퇴임 후도 자위대 명기 개헌·방위력 증강 앞장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8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원 유세 중 피격된 아베 신조(67) 전 총리는 일본 우익의 상징...
  • 2022-07-08
  • 러시아가 뜬금없이 155년 전에 미국에 판 알래스카 영토를 돌려받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러시아의 해외 자산을 몰수해 충당하자는 의견이 나오자 헐값에 넘긴 알래스카 영토를 들먹거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18일 미국 알래스카주 싯카에서 1867년에 열렸던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 2022-07-08
  • 미노타우로스 Ⅱ 자료사진 [사진 위키피디아 캡처]   미국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될 로켓 발사 시험에 실패로 끝났다.   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에서 6일 오후 11시 1분 새 ICBM에 사용될 ‘미노타우로스 Ⅱ’(Minotaur...
  • 2022-07-08
‹처음  이전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