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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거창한 칭찬보다 알맞는 칭찬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5월5일 09시17분    조회: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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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숙(류하현조선족학교)

/ 자료사진

입학한 시간이 지나 며칠 뒤늦게 학교에 온 여정이는 항상 경계하는 시선으로 애들과 멀리하면서 혼자 조용히 지냈다. 학습도 유희도 마다하고 한쪽 구석에서 놀이감이나 갖고 말없이 놀며 틈을 주지 않았다. 이에 나는 그의 일거일동을 살펴보며 우점을 찾아 칭찬했다.

어느 하루 점심시간 나는 먼저 먹은 몇몇 애들의 흘린 밥알을 주어담으면서 “여정이는 머리를 숙이고 말없이 먹으니까 밥알을 한알도 안흘렸네.” 라고 칭찬했다. 그 애는 고개를 들어 힐긋 나를 보더니 인차 눈길을 돌리는 것이였다. 그애한테 좀더 다가가기 위하여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애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었다. 마침 눈길이 서로 마주치여 웃음을 지어 보였더니 잠간이 나마 ‘방긋’ 웃는 그애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여정이는 무엇을 하기 시작하면 곁눈을 팔지 않고 차분히 앉아 해내는 습관이 있었다. 이튿날 나는 여정이에게 놀이감을 주며 그림에 따라 맞추라 하고 곁에 앉아 지켜보았다. 그 애가 그림에 따라 한단계한단계 맞게 맞출 때마다 나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엄지손가락을 내밀기도 하였다. 여정이는 신심이 생겼는지 더 빨리 손을 놀려 다 맞췄다. “와~ 우리 여정이가 정말 대단한데~ 하나도 안 틀리고 빨리도 맞췄네!” 라고 칭찬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엄지를 내밀었더니 여정이는 나를 쳐다보며 ‘방긋’ 웃었다.

이렇게 머리도 쓰다듬고 눈도 마주치며 웃어도 주니 서로의 타이밍이 맞았다. 머리를 만져주면 칭찬해주는 것으로 알고 눈이 마주칠 때 웃어주면 자기를 좋아하고 긍정해주는 것으로 느끼는것 같았다. 여정이는 조금씩 나를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여정이가 헐떡거리며 교실에 달려오더니 수환이가 화장실에서 종이를 마구찢어 뿌려놓았다고 손동작까지 하면서 일러바치는 것이였다. 이렇게 고자질하기는 처음이였다. 나는 놀란 한편 (얘가 이제야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제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구나)고 안도의 숨을 쉬였다.

갓 입학한 어린이들 속에는 왕왕 성격이 내성적인 애들이 있다. 그들은 늘 자신의 년령과 맞지 않게 구석진 곳에서 조용히 지내기도 한다. 이대로 발전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울 뿐더러 장차 성년이 되여도 의사소통능력이 결핍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경우 교원은 아이의 우점을 발견하고 거창한 칭찬보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칭찬으로 아이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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