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성장의 비타민
(녕안시조선족소학교 국하)
오늘도 온 하루 반의 19명 애들과 '혁명'했더니 녹초가 된다. 아무리 싱싱해도 한창 뾰족뾰족 움이 돋고 있는 우리 학급 애들과 비기면 내가 맥이 진할 때가 태반이다.
학급 애들은 정말 봄에 돋아나는 새싹 같다. 귀여운가 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짜증도 난다. 그러나 이 또한 자연의 법칙이 아닐가 하는 생각에 될수록이면 맞춰주고 있는데 그러느라면 왕왕 내가 먼저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다.
운동장에서 하하, 호호 뛰노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씨익 웃음이 나온다. 뛰다가 힘이 모자라 엎드려 우는 상을 하지 않겠는가, 조약돌로 둥그렇게 원을 만들어 자기 땅이라며 우쭐하지 않겠는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추워한다며 옷을 벗어 입히지않겠는가. 상상도 미치지 못할 그림으로 나를 놀래운다. 아름다운 동화세계! 나도 저 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한다.
“따르릉-”종소리가 울렸다.
담임의 수업이여서 겉으론 좋아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엄청 싫어하는 조선어문시간이다. 한족애들이 많고 한어가 거의 통용어로 되여 가고 있는 시점이다 보니 현재 조선어시간은 외국어시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여 수업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화가 치밀 때가 많다.
학생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조선어로 했다 한어로 했다 동작도 덧붙이며 몇십번 반복하고 물어봐도 모르거나 생뚱같은 소리를 하면 고래고래 언성부터 높아진다. 최대의 인내를 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저도 몰래 소리를 높이고 피대를세우게 된다. 이렇게 화산이 폭발하면 교실안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싸늘해진다. 애들의 놀라운 표정, 미안해하는 표정을 읽노라면 “아차!” 하고 반성하지만 때는 행차 뒤다.
어떻게 하면 애들과 잘 어울려 평화로운 수업시간을 만들 수 있 을가? 그 고민의 답을 나의 옛담임에게서 찾았다.
까마득히 지난 소학교 1학년 때의 담임이 나에게 보여준 너그러움이 그 답이였다. 어려서부터 수학이 장기가 아닌 나에게우리 담임선생님은 그래도 언제나 칭찬을 앞세웠다. 례하면 열문제에서 세문제를 맞추고 일곱문제나 틀렸지만 맞게 푼 세문제로칭찬을 하셨다. 그 다음 일곱문제는 어려운 문제라면서 차근차근 가르쳐서 나중에는 열문제를 다 맞게 풀수 있도록 했다. 이런 칭찬의 반복은 나로 하여금 차츰 수학에 자신감을 가지게 하였다. 그리고 그 때 나의 키 높이에 서 계시던 담임의 형상은 오늘까지도 나의 우상이 되여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조금만 더 참자. 꾸지람 보다 칭찬에 초점을 맞추면 어떨가? 선생님이라고 따라주고 믿어주는 애들인데 실망시켜서야 되겠는가?! 문득 뇌리를 치는 나의 깨달음이였다.
그후로 나는 의식적으로 나만의 학급규칙을 세웠다. 그것이 바로 서로 칭찬하기다. 어떤 일을 막론하고 오직 칭찬거리를 먼저찾아내는 법이다. 하다 못해 싸워서 반의 점수를 깎아먹은 학생도 그의 몸에서 이미 빛났던 우점을 먼저 칭찬해주고 다시 문제점을 찾게 하였다. 어느 한 학생에 국한 시킨 것이 아니라 전반 학급 학생들에게 그렇게 하자고 약속하였다.
과연 애들의 키 높이에 맞는 좋은 방법이였고 그 효과 역시 눈에 띄이게 보여졌다. 물론 나부터 눈길을 장점에 두고 단점은 조금씩 포용하였더니 싫어하던 조선어문시간은 활기를 띠였고 학생들의 눈길도 초롱초롱 밝아 졌다. 시작에 불과하지만 칭찬의 매력은생각 밖으로 그 저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날마다 불어나고 있다. 확실히 애들의 성장에 비타민이라는 생각을 확고히 지켜주고 있다.
"철이의 발음이 어제보다 많이 진보했죠?" 그러면 애들은 이구동성으로 "예!" 하며 동감을 표시한다. 이렇게 누군가를 칭찬하며 진행하는 조선어문수업은 생각 밖으로 짜증이 줄어들고 화기로운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고맙습니다. 나의 1학년 때의 담임선생님! 선생님의 아름다운 처사가 나의 고민을 풀어준 열쇠입니다. 나 한사코 칭찬을 앞에다 세운 교사로 되여 학생들과 함께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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