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교원수기] 시골학교에서의 추억 _ 안련옥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22일 07시21분    조회:11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안련옥

(왕청현백초구진 제2소학교)

 

시골학교에서의 추억

 

따스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 고무풍선처럼 부푼 내 기분탓인지 그날은 유독 날씨가 좋아 보였다.

 

합격통지서를 받아 안고 아이처럼 들뜬 심정으로 교문에 들어섰을때“선생님~” 하면서 달려오던 아이들의 첫인상을 몇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처음으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줬을때 설레고 가슴벅찼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며칠전 우연히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정리하다가 액자에 담아둔 사진을 하나하나 펼쳐보면서 지난 4년동안 아이들이 나한테 준 희로애락들이  주마등마냥 스쳐지나갔다.

교단에 오른지 얼마 안되였을때 일이다. 아이들한테 체험활동을 시켜준다고 앵두따기 활동을 조직했었다. 오후 마지막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마시고 난 음료수병을 몇개챙겨들고 학교주변을 돌아다니며 앵두를 관찰하고 맛보고 즐기면서 따다가 교실로 돌아와 글짓기를 했었다. 나름 취지는 좋았으나 앵두나무라는 앵두나무는 모조리 찾아내다 따낸 것이 화근이였다. 갑자기 문을 노크하더니 한 교원이 다짜고짜 반급애들이 동네앵두를 다 뜯었냐고 묻는 것이였다. 알고보니 주인집할머니가 찾아와서 자초지종을물었단다.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때에는 왜 그렇게 생각이 짧았던지... 다행이 주인집 할머니께서 너그럽게 리해해주셔서사건은 마무리 되였지만 참 웃픈 일이였다.

 

 

한번은 물고기 잡으러 마을회관 주변에 있는 강변으로갔다. 아이들은  무릎께 나오는 강물에서 오래동안 물고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록 얼마 잡지는 못했지만 물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생지간에 보람있고 알찬 경험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도시에서는 볼수도 할수도 없는 시골에서만의 체험이 가져다 주는 짜릿함을느꼈다.
 

또 한번은 한 아이가 휴식시간에 나의 옆으로 오더니 살며시 내 손을 잡으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 손은 우리어머니 손처럼 참 따뜻합니다.”

 

무심한듯 툭 내뱉은 그 아이의 말에 나는 가슴이 뭉클해났다. 분명 아이의 엄마가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아이들 대부분의 특징이 결손가정 자녀들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애들이라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였다. 그후로 아이들에게 더 애정을 느끼고 학용품이며 옷들을 챙겨주는 한편 평소에도 아이들한테많이 다가가 늘 사랑으로 보듬어 주었다.

 

나는 첫 학기를 마치며 반 애들 한명한명에게 손수 포장한 선물들을 나누어 주면서한학기동안 잘 따라줘서 고맙고 수고했다고 했다. 값비싸고 큰 선물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맑은 눈에서 기쁨을 보았다.

 

 

 

주위사람들은 그런다.

 

“제 젊은게 빨리 시내로 가야지.”

 

그럴때마다 나는“여기가 더 편하고 좋습니다.”라며 너스레를 떤다.

 

 

 

솔직히 함께 같은 대학교를 필업하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다른 친구들이 주급이요 시급이요 시합에 참가하고 상장을 두둑히 받아 안을때면 부러울때도 있다. 지어는시골에서는 교육에 관한 학습에 참가하려고 해도 도시보다는 참가할수 있는 인원수가많이 제한되여 있다보니 참석하기 힘들때도 있다. 하지만 시골에서만이 누릴수 있는 시골매력이 있지 않은가... 코흘리며 넓디넓은 운동장에서 몇몇 안되는 아이들이 뛰여다니는 모습을 볼때면 마음한켠으로는 짠하기도 하다.

 

 

서른즈음에 얻은 돈을 주고도 살수 없을만큼 그 무엇보다 값진 내 인생의 선물, 먼훗날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였을때 우리 담임선생님은 참 훌륭한 분이였다고 당당히말할수 있도록 제자들에게 떳떳한 교원이 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열심히 교단에서 꽃피운다. 하얀 도화지에 나만의 색채를 더해가며... ...








파일 [ 3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04
  •   - 도시우리말학교협의회 제5회 교사연수회 화룡 광동촌서 - 제1회도시우리말학교 이야기대회 개최 - 전국각지 조선어주말학교, 신동소학교 100여명 학생들 화룡, 연길서 민족문화탐방,우의 다지는 시간 가져 전국각지 10여개 조선어주말학교의 학생, 교원, 학부모  100여명이 연변을 찾아 력사를 되새기고 전통...
  • 2019-08-01
  • 연변과기대 국제상무학원 제1기 한중공동인증 국제무역사 자격시험 수강생 모집    국제상무학원은 연변대학과학기술학원 부속기관으로서 2011년 9월에 개원하여 연변상무국의 지지하에 설립되었다.   본 학원은 중국대외무역경제합작기업협회, 중국대외경제무역회계협회와 협력하여 연변지역 사회인과 대학...
  • 2019-07-29
  • 아버지의 손금     아버지의 손금은 가야금줄 선따라  흘러나오는  노래가락   아버지의 이야기래요   그 이야기속에는 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고 나도 있지요   마디마디 터져 나오는 우리들의 이름 아버지의 한생을 꽁꽁 동여맨 끈질긴 바줄입니다       바다와 바람 ...
  • 2019-07-29
  • 늦봄   심양의 늦봄, 비닐봉지가 하늘에서 강남갔던 제비들보다 더 신나게 날아예는 더러운 계절. 내가 어릴 때의 봄은 항상 따스한 기운을 전해주는 일년 중 가장 산뜻한 계절이였거늘 지금은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다. 오늘도 역시 더러운 날씨 탓을 하며 교실문을 터벅터벅 걸어들어갔다. 꽉 차있는 책걸상을 원했건...
  • 2019-07-29
  • 변지윤 (안산시조선족학교소학부 6학년)   지도교원: 박홍매   “와! 이 필통 진짜 예쁘다. 갖고 싶다.”   연두색바탕에 곰돌이 인형그림 그리고 빨간 수박쪼각…너무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엄마의 눈치를 보다가 용기를 내여 조용히 말했다.   “엄마, 나 이 필통 사주...
  • 2019-07-29
  • "최호군, 길림경찰학원, 최호녕, 길림경찰학원, 최호원은 동제대학!" 연변제2중학교 본기 고등학교응시생 가운데 최호군, 최호녕, 최호원 삼태자도 이미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아 학교와 가문에서는 더없이 기뻐하고 있다. 고중졸업식날 연변제2중학교 교정에서. 사진 중 가운데가 맏이, 왼쪽이 둘째, 오른쪽이 셋째이다. /가...
  • 2019-07-26
‹처음  이전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