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금연
(무순시조선족제1중학교 교원)
내가 교편을 잡은 지 어언간 18년이란 세월이 류수같이 흘러갔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면 인생의 달고 쓴 맛을 만긱하였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폭풍우가 지난 후 모래톱에는 작은 은어들이 남아있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면 이 은어들이 말라 죽을지도 모른다. 이 때 한 남자애는 이 은어들을 쉬임없이 줏어 바다 속으로 던진다. 한 사람이 남자애한테 이 많은 것들을 다 주을 수가 있는가? 누가 널 알아주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남자애는 이 작은 은어들이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남자애와 은어들은 마치도 교원과 제자와 흡사하다.
우리 교원들에겐 많은 제자들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 은어들이 ‘가시가 돋친 것’이라도 교원들은 이 은어들을 구하려고 ‘바다 속’으로 던진다. 침착하고 자상하고 인내성 있게 련속 견지하면 그들도 천천히 리해할 것이다. 교원사업은 태양 아래에서 가장 빛나는 직업이라고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마치도 달팽이를 끌고 산보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 천진하고 아름다운 어린시절과 청춘세월을 보낸다. 때론 화가 날 때도 있고 인내심을 잃을 때도 있지만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학생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 제일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날, 우리 반에는 장난꾸러기 남자애가 있었는데 내가 그 애의 말과 행동에 화난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살살 얼리기도 하고 혼내주기도 했지만 말할 때는 알겠노라 하다가 돌아서면 잔머리를 돌리는 것은 여전하였다. 그래서 이 학생과 수없이 이야기하고 또 약간의 진보가 있으면 제때에 칭찬했다. 학생들과의 개별 면담효과는 하루, 이틀에 눈에 띄지 않는다. 그 효과는 한달, 한해 심지어 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눈에 뜨인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학생은 나한테 솔직한 대화를 하게 되였고 이전의 칼처럼 날카로운 말투도 봄날처럼 온화해졌다. 그리고 그는 조선어문 학습에 점점 흥취를 갖게 되였다. 나날이 변화된 그의 모습을 보니 난 내가 제자에 대한 깊은 배려를 쏟았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느꼈다. 학생들의 마음은 어른처럼 성숙되지 않아 자기가 저지른 일에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다. 문뜩 어느 시인의 시 <풀꽃>에서의 시구-“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우리 모두다 그렇다.”가 생각났다. 가끔 학생들과의 불통으로 시달림도 받았었는데 지금은 학생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고민을 깡그리 잊어버린다. 교원은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이 넓은 아량을 베풀면 학생들도 언젠가는 교원의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마음을 헤아릴 것이라고 난 굳게 믿는다.
교원은 성인이 아니지만 그들은 성인보다 자신의 체면을 더 중요시한다. 교원은 교단에서 인자한 얼굴로 꽃을 피우고 수림을 양성한다. 그들은 인간의 가장 숭고한 감정인 사랑으로 언어로 파종하고 땀으로 물을 주는 것이다. 그러기에 교원은 희망과 행복을 뿌리는 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에 상등한 민족사명감과 사회적인 책임감이란 무거운 짊도 걸머지고 있다. 그래서 말과 행동에도 더 조심성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난 내가 교원이여서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자부한다. 태양 아래에서 가장 빛나는 직업을 위하여 전력으로 교원의 분수에 맞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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