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우리주변에는 구이음식가게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경쟁도 뜨겁다. 말 그대로 한집건너 불고기점이나 숯불구이점들이 즐비하다. 점포마다 나름 타 가게와 차별화되는 특징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콕 집어서 특징지을 수 없으나 무난하게 장사를 고집하는 가게도 있다. 모아산등산을 위하여 철남 1호선버스 종착역에서 내리면 맞은편에 위치한 구이마당이 그러하다.
주인장 겸 주방장인 오기송(40살)은 남들처럼 음식을 다룬 화려한 경력도 별로 없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깨너머 배운 것이 전부라고 한다. 한국인 친구가 최대한 한국의 맛과 비슷하도록 도와주고 있으나 단맛이 강조된 한국불고기구이 맛을 우리지역의 입맛에 맞추기 위하여 당도를 3분의 1이상 낮추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다른 가게처럼 화려한 인테리어에 따른 분위기연출을 고민한 흔적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깡통 위에 숯불가마를 놓고 구이망을 편 뒤 굽는 식이다. 위에서 연기를 빨아들이는 배연통도 설치한지 얼마 안되었다고 한다. 숯불구이의 제대로 된 맛을 살리기 위하여 아예 배연통을 설치하지 않았으나 한번에 손님이 많이 몰리면 200평이 넘는 가게에 연기가 꽉 차 어쩔수 없이 설치하였다고 한다.
밑반찬도 다른 가게와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간장소스에 담근 야채 맛이 차별된다는 것과 가게 뒷편에 있는 김치움에서 퍼내왔다는 물김치가 김치움의 쨍한 맛을 전할 뿐이다. 천일염보다는 구운소금을 쓰고 있으나 구운소금을 쓰는 가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전문구이로 특화되지도 않았다. 돼지고기, 소고기로부터 시작하여 해산물, 오리고기, 닭똥집, 닭발, 칠성장어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구워서 먹는 음식은 두루 다 갖추었다. 다른 가게에서는 짜고 매웠던 소채갑도 순한 맛으로 나온다.
제3자의 시각에서 본 구이마당은 이러하다.
그러나 주인장은 그래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얘기한다.
다른 가게와 마찬가지로 손님상에 오르는 고기를 1인분당 250g으로 하고 있으나 그것보다 적게 나간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한다. 그만큼 푼푼히 내간다고 한다.
양념불고기를 제조할 때 고기의 맛을 만만하게 하는데 사용되는 연육제 따위는 맹세코 넣은 적이 없다고 한다. 등심 같은 부위는 없는 날이 있는 날 보다 더 많을 정도로 다른 부위로 대체하면서 눈속임 하는 일도 없다고 한다. 고기의 신선도는 매일 훈춘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보장된다고 한다.
어떤 것이 특징적인 부분인지를 잡기 힘든 가게다. 그러나 주인장은 정말 특징이라면 가격이 싼 것이라고 얘기한다. 가격거품이 있는 가게의 3분의 1에서 반 정도의 가격이라고 한다.”인테리어를 내세워서 비싸게 파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장사는 량심에 걸리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라고 오히려 반문한다.
연변일보 글·사진 정은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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