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지린(吉林)성을 동서로 연결하며 최근 개통한 '창훈(長琿) 고속철도'가 연변조선족자치주에 고속철시대를 열었다.
연합뉴스는 지난 23일 연변조선족자치주·중국신문사 초청으로 '해외매체 초청 연변행 고속철도 탑승' 행사에 참가해 지린성 창춘(長春)에서 연변자치주 동쪽 끝인 훈춘(琿春)까지 360㎞를 주파했다.
한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 외신기자 20여 명이 탑승한 고속철도는 이날 오전 8시20분 창춘역사를 떠나자 곧바로 시속 200㎞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 주행했다.
평범한 옷차림에 어린 자녀를 안은 아버지, 보따리를 짐칸에 올리는 아주머니 등 흔히 보는 '라오바이싱(老百姓:백성·중국의 일반국민을 일컫는 말)'들이었다.
산과 골짜기가 많은 지린성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창훈 고속철도는 전 구간에 걸쳐 총 115개의 다리와 85개의 터널을 건설했다.
이 때문에 열차가 거의 5분마다 터널을 통과하는 바람에 휴대전화 신호가 끊겨 통화에 어려움을 겪는 승객이 많았다.
객실 입구 위쪽에 설치된 전광판에 고속철 주행속도가 표시되는데 대체로 시속 200㎞(최대 설계속도는 시속 250㎞)를 유지했다.
열차표 가격은 2등석 기준으로 143.5위안(약 2만6천550원)이었다.
중간역마다 수백명의 승객이 내리고 타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고속철은 안투(安圖), 옌지(延吉)를 거쳐서 2시간57분 만인 오전 11시13분 최종 목적지인 훈춘에 도착했다.
기존 열차로 창춘~훈춘 구간이 12~14시간 소요되던 것에 비하면 4분의 1로 크게 단축된 것이다.
훈춘에는 러시아와의 무역이 활발한 탓에 간판에 러시아 명칭을 함께 쓴 가게가 많다.
훈춘역사도 마찬가지로 외벽에 한글, 중국어, 러시아어로 역 명칭을 표기했고 대합실 벽에 러시아 전통 인형 마트료쉬카를 중국 전통 종이공예 젠즈(剪紙)로 표현한 전시물이 붙어있다.
훈춘역에서 만난 승객 허(賀)모씨는 "창춘에 사는 친척을 만나러 가는데 마침 고속철이 생겨서 편리하게 됐다"며 "훈춘 사람들은 고속철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관원과 상인들도 창훈 고속철이 중국 내 변방에 속하는 연변을 내륙과 직통으로 연결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류린보(劉林波) 중국공산당 훈춘시위원회 선전부 부장은 "고속철 개통이 출퇴근, 통학 등 일상생활을 비롯해 관광, 레저, 산업 등의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자유무역구 등 무역·경제 프로젝트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훈춘변경경제합작구 내 인삼가공·판매업체인 화루이(華瑞)삼업(蔘業)의 쑨충(孫聰) 총경리(최고경영자)는 "고속철로 인해 훈춘의 여객 운송량이 증가하면 외지 및 해외 고객들이 손쉽게 업체를 방문해 제품을 접하고 판매량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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