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란시 평안진 춘광촌에 남아있는 30여명 촌민들중 20여명이 로인들이다. 매월의 6일과 20일을 협회 활동일로 정해 놓았다. 그러나 11개 소조에 널려 살다 보니 활동일에 오는 로인들이 많아서 20명, 보통 15명 가량 온다고 한다. 나이 너무 들어 오지 못하는 분, 몸이 아파 오지 못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장춘에 있는 딸과 위챗 통화하고 있는 춘광촌 로인협회 주양손회장
활동일은 마을의 명절과도 같다. 신문을 읽고 생활건강 학습도 하고 노래 배우기도 한다. 촌로인협회 주양손회장에 따르면 로인협회라 하지만 40여세 되는 촌민도 로인협회 회원이란다. 워낙 사람들이 적다보니 적적함을 달래고저 활동에 참가한다. 회원들은 마을 주변의 화초를 가꾸고 4헥타르 되는 밭을 다루어 협회 활동경비를 장만한다.
춘광촌에서는 선후 6만원을 들여 여러가지 활동시설을 갖추어 놓았지만 사람이 부족해서 운동회라든지 게이트볼 경기라든지 행사를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춘광촌 사무실 앞마당에 그럴듯하게 건설해 놓은 게이트볼장도 경기 치를 팀원을 채우지 못해 게이트볼을 치지 못한지 벌써 삼사년째 된다고 한다.
당원회의거나 촌민회의는 그냥 로인협회 활동에 오는 촌민들이 모여 회의를 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로는 당원회의라 해도 촌민들이 참가하는 ‘확대회의’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촌간부들은 웃으며 말한다.
회의는 촌의 여러가지 사업을 가지고 의논하고 회의소식이나 정부에서 새로 나온 정책을 전달받는다. 사람이 그립던 차라 회의 마지막에는 모처럼 만나서 그리운 이야기와 세상살이 이야기를 나누다 끝마친다.
춘광촌 로인협회 주양손회장은 올해 76세 된다. 1957년 춘광촌에 이사 온 주로인은 2005년에 평안진에다 층집을 사 놓고 살면서 평소에는 평안진 금성촌의 조선족로인들과 게이트볼이랑 치면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냥 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이다싶이 마을에 내려온다. 택시로 5원거리지만 몸소 전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원래 살던 곳인 소광툰에 있는 뜨락밭을 다루고 있다. 1남 3녀의 자식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소문이 났었는데 지금은 서란, 장춘, 천진, 북경에 널려 살고 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직접 가꾼 안전한 유기남새를 보내주려는 부모의 마음이다.
“아직은 움직일 수 있어...” 시골에서 오가며 살고 있지만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다는 주로인이다.
그나마 서로 의지하며 마을을 지키는 파수군이 되고 있는 춘광촌의 어르신님들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갈마든다.
길림신문/ 홍옥 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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