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신조어인 '촹커'는 '창조하다'는 뜻의 '창(創)', 무엇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메이커(Maker)의 발음과 유사한 중국어 한자 '客'가 합쳐진 합성어로 혁신적인 젊은 창업가를 일컫는 말이다. 단순히 창업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제조업자들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닌 젊은 세대들로 안정적인 취업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창업의 길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중관촌이 현재 '촹커'들의 아성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부담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을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관촌 창업 거리의 창업카페에는 수십 명의 손님들이 노트북을 펴놓고 일을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창업 경험과 제품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토론회도 자주 열린다. 커피 한 잔만 주문하면 하루 종일 초고속 인터넷과 전기, 심지어 3D프린터까지 마음껏 사용할 수 있으니 촹커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터전이다.
베이징 중관촌이 소프트웨어 위주라면 중국의 첫 경제특구인 광동성 심천시 위치한 화강북(華强北) 라는 곳은 하드웨어 창업의 중심지라고 볼 수 있다. 이곳은 현재 중국에서 창업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화강북은 과거에 해외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거나 해외 설계도에 따라 모조품을 만들어 다시 시장에 공급하던 곳으로 그닥 이미지가 안좋았지만 현재는 '촹커'들의 인큐베이터로 성장해 중국 정부의 기대를 짊어지고 전 세계의 IT기업들이 주목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중국의 '혁신', '창업' 이라는 물결을 타고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
최근 년간 중국 정부는 정책적으로 많은 자금을 촹커 양성에 쏟고 있다. 기존의 전통은행과는 다르게 담보없는 소매금융 전문 민영 인터넷 은행을 허가해 촹커들이 더욱 쉽게 초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촹커 캠프, 창업대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창업 멘토제도를 시행하는 등 촹커 문화를 탄생시켰다.
창업을 지원해주는 업체들은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기술을 터득하도록 도와주고 공장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촹커들은 이런 업체를 통해 제품 개발이나 생산, 시장 유통, 투자자 등 창업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면 각종 형식의 서비스와 인재를 찾아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
화강북의 호빈(胡斌)씨는 알리바바 산하의 텐마오(天猫)에서 온도계 판매를 담당했다. 젊은 아빠였던 그는 체온계를 싫어하는 아이때문에 체온을 잴 때마다 늘 어려웠다고 했다. 그리하여 불편함을 해소시켜줄 체온계를 만들기 위해 거듭 고민 하던 끝에 두 명의 파트너와 적외선 계산법을 적용한 스마트 체온계를 만들게 되었는데 작은 기기와 휴대폰 앱만 있으면 피부에 접촉하지 않고도 아이의 체온을 잴 수 있는 안전하고 작동이 간편한 체온계는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현재 이 업체에서 생산된 스마트 체온계는 미국 업체의 뒤를 이어 전 세계 2위의 판매량을 자랑한다.
화강북이 배출한 '촹커' 부부도 유명하다. 원혜(袁慧)씨는 화장품 회사 직원이었고 왕걸(王杰)씨는 중국 휴대폰 회사인 화웨이에서 기술직 사원으로 일했었다. 이들 부부는 각자의 경험을 살려 피부 각질과 수분 자외선 상태를 측정할수 있는 거울을 만들었는데 사용자의 피부상태를 측정하고 피부 관리까지 제안해주는 똑똑한 제품으로 화장품계의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들 모두 화강북에서 작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성공한 '촹커'들이다. 성공한 '촹커'들은 참 멋있어 보이지만 안정적인 직업에 비하면 '촹커'들의 삶은 한치 앞도 모르는 불안함과 모험의 연속이다. 이들이 성공하기까지 수 차례의 수 십 차례의 실패를 맛보아야 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현재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들이 부품 제작이 어렵고 단계별 제약도 많기 때문에 성공한 촹커의 수가 매우 적고 이 분야의 '촹커'가 가장 힘들고 어렵다고 한다. 어렵고 불투명하지만 꿈이 있기에 당당히 '촹커'의 길을 택한 이들을 우리는 진정한 사회의 개척자이며 '혁신의 영웅'이라고 부른다.
중국국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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