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 장유미기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짝퉁' 기업으로 인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운영 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전 주점 '피쉬앤그릴', 치킨 브랜드 '치르치르' 등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리치푸드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리치푸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국 현지 가맹점과의 상표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2014년 4월 천진과 '치르치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기점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리치푸드는 이후 절강성과 하남성 등 계약을 통해 중국 사업 확장에 나서 현재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약 6억원을 투자해 중국 연교에 1천300㎡ 규모의 세미나실과 개발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현지에 해외사업본부를 설립해 한국 본사와 긴밀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리치푸드에 따르면 이곳과 처음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천진지역의 파트너는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 중국 꽌시를 이용해 '치르치르' 브랜드명과 로고 심볼을 상표국에 등록하고 브랜드명과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불법 취득해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영주 리치푸드 대표(사진)는 "천진 파트너는 브랜드를 무단으로 도용한 홈페이지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치르치르'가 한국 브랜드가 아닌 천진 자체에서 만든 브랜드라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천진 외에도 북경, 하북, 청도, 심양 등에 불법으로 매장을 오픈하고 계약서상 이니셜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천진 파트너는 한국 본사가 모르게 자녀 명의로 '치르치킨' 짝퉁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 1년 전부터 현재까지 법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9개월 정도 더 지나야 마무리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치푸드 외에도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무단으로 상표 등록하는 현지 상표 브로커들이 난립하면서 한국 외식기업의 해외진출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상표 브로커는 알려진 업체만 16곳, 무단 선점된 한국 상표는 304개사에서 1천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단 등록건수 역시 늘면서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중국 내 상표 분쟁건수는 전년 대비 127.4% 늘어난 1천826건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단 상표 등록뿐 아니라 '짝퉁' 브랜드도 문제"라며 "한류에 힘입어 한국업체의 중국 진출은 활발해지고 있지만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짝퉁' 브랜드가 늘어나 피해가 커지고 있어 업체들이 힘겨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치푸드는 천진의 파트너가 '치르치르'의 짝퉁 브랜드와 상표권을 악용하면서 2년여 간 약 260억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경, 상해 등 중국 내 신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면서 리치푸드는 141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또 기존에 진출한 중국 성의 가맹 사업 차질과 매장 매출액 감소, 법적 비용 및 추가적인 홍보 마케팅 비용도 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 대표는 "중국 업체들 중 일부는 인기 브랜드의 글자를 하나만 바꾼 후 새로운 브랜드인 것처럼 사업을 전개하기도 한다"며 "여기에 불법적인 영업과 브랜드 카피의 핵심 역할을 한국인과 조선족이 하고 있어 자칫 국민간의 신뢰 저하로 발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리치푸드는 중국 내 사업을 재정비하고자 '치르치르'의 새로운 로고와 디자인을 선보이고 관련 상표, 디자인, 인테리어를 모두 상표권으로 등록해 '짝퉁' 브랜드 차단에 나섰다. 또 '피쉬앤그릴'과 '치르치르'를 접목한 복합 멀티 매장인 '피쉬앤그릴&치르치르'를 론칭, 강소성을 시작으로 청두, 석가장, 우한, 광저우 등에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여 대표는 "그동안의 위기를 경험삼아 앞으로는 '피쉬앤그릴&치르치르'로 중국 사업에 적극 나서 매장을 올해는 30개, 내년엔 60개, 3년차에는 120개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 '짚동가리 쌩주' 등 다른 브랜드도 계속해서 선보일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폴을 넘어 올 하반기에는 이탈리아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국 유관 단체와 힘을 모아 법적 대응에 나서 중국 내 가맹점주에게 추가적으로 피해가 가지 않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추후 주한 중국 대사관에도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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