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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헤어질 필요 없어…‘각자의 인생’ 존중하며 살면 되니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0월6일 00시38분    조회:2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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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생활 방식가족에 헌신해 온 인생우린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젠 변화가 필요할 때 낯설지만 더 큰 행복을 위해 결혼을 졸업하기로 했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매우 만족한다. 주변에서 보면 다 ‘부럽다’고 그런다. 남편과 아들들은 가끔 볼일이 있을 때 만난다.” 졸혼 5년째로 충북 옥천에 거주하는 고모씨(61)는 “부부생활을 같은 공간에서 하진 않아도 부부관계나 자식과의 관계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 사이가 나빠진 건 전혀 아니고 각자 독립적으로 살 뿐”이라며 “졸혼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30년쯤 뒤면 한국의 부부들은 혼인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혼 졸업증’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의 ‘졸혼’이 최근 중장년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졸혼은 이혼이나 별거와는 달리, 서로 좋은 감정으로 결혼관계에서 오는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디어 마이 프렌즈> 등에서 졸혼과 유사한 선택을 한 인물이 등장하면서 졸혼 생활이 대략 어떤 모습일지 어느 정도 알려지기도 했다.

고씨는 스스로 졸혼을 선택했다. 그는 결혼 25년 차이던 5년 전 친정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병간호에 집중하며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울에서 옥천으로 내려왔다. 장성한 아들 둘과 남편은 남겨둔 채였다. 이후 어머니는 끝내 돌아가셨지만, 그는 계속 옥천에 남았다. 부부의 진정한 ‘졸혼’이 시작된 순간이다.

고씨는 졸혼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시간’을 꼽았다. 그는 “나만의 의식주만 챙기면 되기 때문에 굉장한 자유시간이 생긴다. 그 외 시간을 취미나 이웃과의 교류, 시민사회 운동에 쓰면 늘그막에 삶이 굉장히 의미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졸혼을 ‘결혼 생활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개념으로 이해했다. “큰아들은 곧 결혼하고, 둘째는 직장 때문에 나와 살게 됐다. 굳이 내가 옆에 있으며 돌봐줘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자식 관련 일, 시민사회 활동 등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경우 서울을 찾는다. 그의 남편도 고씨의 옥천 집에 종종 내려가 닭장이나 집 수리를 돕곤 한다.

자주 만나지 않는 대신 그의 가족들은 수시로 ‘톡’을 한다. 고씨는 “텔레그램으로 꽃 사진을 주고받기도 하고 연락도 자주 해서 사이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집에 살아도 서로 얼굴 보기 힘들 때가 많았다. 지금은 몸은 떨어져 있어도 소통이 늘 가능하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결혼 10년 차 박모씨(40)는 ‘졸혼 희망자’다. 초등학생, 유치원생 아들 둘을 키우는 정신 없는 일상 속에서 그는 ‘10년쯤 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면 이 의무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꿈을 꾼다. 그는 “아이들도 손이 많이 가고 남편도 사회적으로 활동을 왕성하게 할 때라 나의 뒷바라지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할 수밖에 없어서 하지만 놓을 수 있는 그 순간이 온다면 남편을 설득해 졸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졸혼하겠다는 목표가 있어 현재를 버틸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졸혼하면 글도 더 쓰고 일도 하며 내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주변 엄마들이 ‘애 스무살 되면 이혼할 거다’ ‘애들 다 크면 나만의 뭔가를 하겠다’고 많이들 말한다”며 “이들도 사실상 졸혼 희망자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은 했지만 결혼제도에서 여성으로서 답답함을 절실히 느끼는 우리 세대에선 졸혼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아예 결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결혼관계를 졸업시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결혼 27년 차 권모씨(50) 역시 졸혼에 긍정적이다. 그는 “너무 오래 함께 살아서 지긋지긋하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권씨는 “남편 시중 드는 것도 싫고 가족들 일일이 신경쓰지 않으며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며 “남편이 싫다기보다는 함께 살며 밥 챙겨주고 뒤치다꺼리 해주는 결혼생활에서 벗어나 나 나름대로의 삶을 원한다”고 했다. 

수원에서 살고 싶은 본인과 달리 남편이 은퇴 후 고향에 정착하고 싶어 한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그는 “졸혼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남편과 사이가 틀어지게 될 가능성을 감안하고라도, 자녀들 결혼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졸혼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 성인 548명을 대상으로 ‘졸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은 결과 전체의 57%가 긍정적이라 답했다. 특히 자녀 독립 후 배우자에게 졸혼 의사를 전달할 의향은 여성(63%)이 남성(54%)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여성이 졸혼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모씨(63)는 이를 “가부장제 결혼제도의 맹점” 때문이라고 봤다. “시대는 변했는데 가정 내 유교 전통은 그대로 있다. 젊은 여성들이나 우리 세대나 결국 결혼하면 육아나 시댁 관계에 대해서는 처지가 비슷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그 괴리를 견디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다만 졸혼이 두드러지는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될지는 미지수다. 이모씨(52)는 “전업주부의 가정에 대한 기여도가 폭넓게 인정된다면 모르겠지만 한국은 아직 그렇지 않다. 일본과 달리 한국 주부들은 남편에게 졸혼을 제안하고 설득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이혼과 달리 졸혼은 자녀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이 없으며 주변 시선에도 신경이 덜 쓰인다”며 “당사자의 자존감이 존중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졸혼을 마냥 가족의 ‘해체’라고 할 수는 없다. 졸혼 부부는 분명히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 살아가는 다양한 양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자녀와 배우자의 응원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일방적인 졸혼 선언은 자칫 이혼의 수순으로 갈 수 있다”며 “상처가 있다면 치유하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한 후에 가족의 동의와 함께 건설적인 부부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편이 좋다”고 권유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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