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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찾아 떠난다'…졸혼 선택하는 부부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5월20일 16시08분    조회: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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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작은딸을 시집 보낸 주부 전모(59)씨는 얼마 전 남편에게 ‘졸혼(卒婚)’을 선언했다. 당황스러워하는 남편에게 전씨는 “아이들 모두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독립했으니 이제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며 30년이 넘는 전업주부 생활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살아온 정 때문에 가족이라는 틀에 매여 있었지만 이제는 내 삶을 찾을 것”이라며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최근 중·노년 부부들 가운데 황혼이혼을 넘어서 졸혼을 고민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법적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도 부부가 떨어져 독립적으로 생활한다는 졸혼은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부부 관계의 마침표를 찍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해, 드라마 소재로 등장 

졸혼이라는 단어는 원래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2004년 쓴 책 ‘졸혼을 권함’에서 처음 쓰였다. 일본에서 황혼이혼이 급증하며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그 대안으로 나온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선 배우 백일섭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며 널리 알려졌고, 드라마 등을 통해 다뤄지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나문희는 오랜 시간 살림을 하는 등 남편에게 얽매여 있던 삶을 졸업하고 싶다며 따로 나가 살았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2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강석우는 가장이 아닌 독립적인 개체로 살아가길 원하는 모습을 보이며 졸혼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도 했다. 


◆늘어난 평균수명…이혼보다 위험부담 적어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결혼 이후 부부가 함께 지내야 하는 시간은 자연스레 증가했다. 이에 부부라는 의미에 의문을 품고 황혼이혼(보통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부부)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의 약 30%는 황혼이혼이었다. 3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부부의 이혼은 10년 전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혼에 따르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망설이는 이들이 있다. 지난달 법률사무소에 상담을 받으러 갔던 임모(60·여)씨는 재산 분할 문제, 자식 결혼 문제 등이 마음에 걸려 이혼 결심을 접었다. 임씨는 “남편에게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지만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아들이 마음에 걸린다”며 “마음에 드는 여성이 생겼는데, 이혼한 집 아들이라고 무시하면 어쩌냐”고 말했다. 이어 “이혼을 하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엄마가 되는 것 같아 조금만 더 참고 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양천구에서 이혼전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최모(41) 변호사는 “실제로 이혼상담을 받으러 온 중년이나 노년층들 중 법적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포기하거나 별거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며 “별거와 같은 개념이 졸혼·휴혼과 같은 단어로 정립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위험부담은 적지만 이혼과 비슷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졸혼이나 휴혼 등이 황혼이혼의 대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결혼정보회사가 부부의 날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졸혼에 대한 찬성이 57%, 반대가 40%로 나타났다. 졸혼을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 생활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노후에 하기 위해’ ‘사랑이 식은 상태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보다 낫다’ 등과 같은 답변이 있었다.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면서도 능사는 아냐   

전문가들은 졸혼에 대해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 중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라고 분석한다.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사회복지학)는 “예전에는 부부와 두 자녀, 4인 가족과 같은 형태가 이상적으로만 그려졌지만 최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며 “졸혼은 황혼이혼과는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혼하면 완전히 절연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따르는 경제적인 문제 자식과의 관계 등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졸혼은 이혼에 대한 차선책 혹은 타협방안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졸혼이나 휴혼이 중년이상의 부부들에게 ‘만병통치약’과 같이 비춰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최 변호사는 “법적인 책임을 덜면서도 각자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에 지친 부부들에게 졸혼은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법적으로는 부부이기 때문에 부모의 부양문제 등과 같은 법적의무에서 사사건건 충돌이 일 수 있다는 것. 그는 “졸혼을 결심했다면 서로 신중하게 이야기해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겨울 작은딸을 시집 보낸 주부 전모(59)씨는 얼마 전 남편에게 ‘졸혼(卒婚)’을 선언했다. 당황스러워하는 남편에게 전씨는 “아이들 모두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독립했으니 이제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며 30년이 넘는 전업주부 생활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살아온 정 때문에 가족이라는 틀에 매여 있었지만 이제는 내 삶을 찾을 것”이라며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최근 중·노년 부부들 가운데 황혼이혼을 넘어서 졸혼을 고민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법적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도 부부가 떨어져 독립적으로 생활한다는 졸혼은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부부 관계의 마침표를 찍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해, 드라마 소재로 등장 

졸혼이라는 단어는 원래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2004년 쓴 책 ‘졸혼을 권함’에서 처음 쓰였다. 일본에서 황혼이혼이 급증하며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그 대안으로 나온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선 배우 백일섭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며 널리 알려졌고, 드라마 등을 통해 다뤄지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나문희는 오랜 시간 살림을 하는 등 남편에게 얽매여 있던 삶을 졸업하고 싶다며 따로 나가 살았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2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강석우는 가장이 아닌 독립적인 개체로 살아가길 원하는 모습을 보이며 졸혼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도 했다. 


◆늘어난 평균수명…이혼보다 위험부담 적어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결혼 이후 부부가 함께 지내야 하는 시간은 자연스레 증가했다. 이에 부부라는 의미에 의문을 품고 황혼이혼(보통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부부)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의 약 30%는 황혼이혼이었다. 3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부부의 이혼은 10년 전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혼에 따르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망설이는 이들이 있다. 지난달 법률사무소에 상담을 받으러 갔던 임모(60·여)씨는 재산 분할 문제, 자식 결혼 문제 등이 마음에 걸려 이혼 결심을 접었다. 임씨는 “남편에게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지만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아들이 마음에 걸린다”며 “마음에 드는 여성이 생겼는데, 이혼한 집 아들이라고 무시하면 어쩌냐”고 말했다. 이어 “이혼을 하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엄마가 되는 것 같아 조금만 더 참고 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양천구에서 이혼전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최모(41) 변호사는 “실제로 이혼상담을 받으러 온 중년이나 노년층들 중 법적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포기하거나 별거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며 “별거와 같은 개념이 졸혼·휴혼과 같은 단어로 정립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위험부담은 적지만 이혼과 비슷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졸혼이나 휴혼 등이 황혼이혼의 대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결혼정보회사가 부부의 날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졸혼에 대한 찬성이 57%, 반대가 40%로 나타났다. 졸혼을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 생활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노후에 하기 위해’ ‘사랑이 식은 상태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보다 낫다’ 등과 같은 답변이 있었다.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면서도 능사는 아냐   

전문가들은 졸혼에 대해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 중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라고 분석한다.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사회복지학)는 “예전에는 부부와 두 자녀, 4인 가족과 같은 형태가 이상적으로만 그려졌지만 최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며 “졸혼은 황혼이혼과는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혼하면 완전히 절연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따르는 경제적인 문제 자식과의 관계 등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졸혼은 이혼에 대한 차선책 혹은 타협방안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졸혼이나 휴혼이 중년이상의 부부들에게 ‘만병통치약’과 같이 비춰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최 변호사는 “법적인 책임을 덜면서도 각자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에 지친 부부들에게 졸혼은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법적으로는 부부이기 때문에 부모의 부양문제 등과 같은 법적의무에서 사사건건 충돌이 일 수 있다는 것. 그는 “졸혼을 결심했다면 서로 신중하게 이야기해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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