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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분야 전문가인 남편은 배우자 겸 같은 길 걷는 파트너
퀴리 부인과 딸 이렌 졸리오 퀴리는 남편과 노벨상 공동 수상해
2018년은 여성과학자 두명이 노벨상 시상식에 나란히 참석하는 드문 해로 기억되게 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물리학상 선정위원회가 2일 도나 스트리클랜드(59)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를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3일에는 프랜시스 아널드(62) 미 캘리포니아공대 교수가 노벨화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 엘리자베스 블랙번 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캐럴 그레이더 존스홉킨스의대 교수가 생리의학상을, 아다 요나스 이스라엘 바이즈만연구소 교수가 화학상을 받았지만 여성과학자들이 한 해에 두 명 이상 노벨상을 받은 것은 찾기 힘든 경우다.
스트리클랜드 교수는 물리학 분야 세번째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고, 아널드 교수는 다섯번째 노벨화학상 여성 수상자다. 두 명은 각각 다른 연구에 집중해 왔지만 같은 연구분야의 배우자를 만나 일생 동안 연구 외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최초의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면서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마리 퀴리 부인이 남편과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고, 그의 딸이 남편과 노벨화학상을 공동으로 받은 것과 비슷한 삶을 살아온 것.
3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아널드 교수는 과학자이자 공학자이다. 1956년생으로 올해 62세인 그는 생명이 작동하는 방식을 캐치하고 거기에 공학과 화학지식을 결합해 에너지, 의학, 화학 등에 적용하는 융합연구에 집중해 왔다. 그의 융합연구DNA는 걸어온 길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1979년 프린스턴대에서 기계항공공학 학사학위를 받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화공학 박사학위를 땄다. 같은 대학과 칼텍에서 생명물리화학 분야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2018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아널드 교수유명 핵물리학자인 윌리엄 하워드 아널드 박사가 아버지다. 아널드 교수는 수학과 과학에만 파고드는 전형적 과학자 스타일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시절 베트남전 반대시위에 참가하는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았다. 칵테일바, 재즈클럽 등에서 일하고 택시운전으로 돈을 벌기도 했다.
생화학공학 분야 개척자로 꼽히는 제이 베일리 교수와 결혼해 아들을 뒀지만 2001년 암으로 사별했다. 베일리 교수와는 칼텍에서 만나 인연을 맺었는데, 그 역시 현대 생화학공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공학자로 꼽힌 인물이다.
이후 천재적인 천체물리학자이자 칼텍 교수를 지낸 앤드루 레인지 교수와 재혼했지만 레인지 교수 역시 2010년 1월 사망했다. 레인지 교수는 아널드 교수와 같은 프린스턴대를 비슷한 시기인 1980년 졸업했다. 박사학위를 받은 대학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으로 같다.
아널드 교수 역시 2005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지만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고 연구생활을 계속해 왔다. 개인사는 순탄하지 않았지만 연구영역에서는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노벨상 수상 이전에도 각종 주요 상들을 휩쓸었다. 특히 연구한 기술을 토대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05년 지보(Gevo)를 공동 설립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사용 가능 화합물과 바이오연료 분야가 주력 사업이다.
레이저 분야를 개척해 55년만에 여성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된 스트리클랜드 교수 역시 같은 전공분야 남편과 결혼했다.
스트리클랜드 교수는 1959년 캐나다 구엘프 생으로, 1981년 맥마스터대학에서 공학물리학 학사학위를 따고 1989년 로체스터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공은 광학이었다. 그는 캐나다 국립연구회와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에서 레이저를 연구하고 프린스턴대의 고등기술연구소를 거처 1997년부터 워털루대학 교수로 재직해 왔다.
201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도나 스트리클랜드 교수남편인 더그 디카르씨와 두 자녀를 두고 있는데 디카르 역시 레이저 분야 전문가다. 그는 스트리클랜드 교수가 박사과정을 밟은 로체스터대학에서 1987년부터 88년까지 레이저를 연구했고,AT&T 벨연구소에서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몸담으면서 반도체, 광학, 재료 등을 연구했다. 맥마스터대학과 워털루대학에서 비상근교수로도 재직했다. 2005년부터 코네스토가칼리지에도 출강을 했고, 2004년에는 디프테크(DifTek)레이저라는 고출력 레이저,OLED백플레인 회로기판 전문기업을 창업했다.
두 명의 여성 과학자에게 배우자는 남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연구 인생의 중요한 파트너였던 것이다.
최초의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면서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마리 퀴리 부인이 남편과 연구 인생을 함께 한 것과 비슷한 궤적이다. 퀴리 부인은 방사능을 발견한 공로로 1903년 남편과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이후 1911년 노벨화학상을 단독 수상했다. 그의 딸인 이렌 졸리오 퀴리 역시 그로부터 24년 뒤인 1935년 남편과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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