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연구팀 ‘감마선 폭발’ 관측 성공… 지상 망원경으로 확인한 건 처음
1초 만에 태양의 평생 에너지 방출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전자기파(빛) 방출 현상이다. 중성자별이 충돌하거나 별이 초고밀도로 압축돼 블랙홀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짧게는 1초 미만에서 길게는 몇 시간에 걸쳐 폭발이 일어난다. 1초 만에 태양이 일생 동안 방출하는 것과 맞먹는 양의 에너지를 방출할 정도로 격렬해, 때로는 ‘우주 불꽃놀이’에 비유된다.
독일과 일본, 스페인, 인도 과학자들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견된 감마선 폭발 중 가장 강력한 폭발 두 건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지상 망원경을 이용해 감마선 폭발을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강력한 감마선 폭발을 연구할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라즈미크 미르조얀 독일 막스플랑크물리연구소 교수가 이끄는 전파망원경 ‘매직(MAGIC)’ 탐사팀과 에드나 루이즈벨라스코 독일 막스플랑크핵물리연구소 연구원이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해와 올해 두 건의 강력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하고 높은 에너지를 갖는 빛 입자(광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20일 소개했다.
감마선 폭발이 일어나면 처음에는 천체의 회전축 방향으로 강하고 밝은 X선 및 감마선 섬광이 나오고, 뒤이어 ‘잔유휘광(afterglow)’이라고 불리는 전자기파 방출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파장이 긴 라디오파부터 우리가 눈으로 보는 가시광선보다 약 1000억 배 이상 강한 에너지를 갖는 빛 입자로 구성된 감마선까지 다양한 전자기파가 발생한다.
두 연구팀은 스페인 라팔마섬에 설치한 전파망원경 ‘매직’과 나미비아에 설치한 고에너지 스테레오스코프시스템 전파망원경(HESS), 미국항공우주국의 관측위성 ‘스위프트’ 등을 이용해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폭발을 감지하고 각각 ‘GRB 180720B’와 ‘GRB 190114C’로 명명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두 폭발은 가시광선보다 최대 1조 배 강력한 역대급 감마선 폭발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잔유휘광에서 고에너지 광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도 성공했다. 폭발 과정에서 처음으로 방출된 광자가 전자들이 형성한 자기장을 거치며 가속되고, 고에너지 전자와 충돌하며 추가 에너지를 얻는 방식으로 높은 에너지의 광자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르조얀 교수는 “감마선 폭발이 기존 예상보다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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