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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화성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실험에 성공한 과학장비 ‘목시(MOXIE)’의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송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실험이 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 산소는 우주비행사의 호흡과 로켓연료를 태우기 위한 산화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어서 앞으로 화성을 인류의 새 정착지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2일(미국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 파견된 지상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달린 실험장비 ‘목시(MOXIE)’가 지난 20일 화성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배터리 정도의 크기인 목시는 한 시간동안 산소 약 5.4g을 만들어냈다. 우주비행사 1명이 10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분량이다. 목시는 시간당 최대 10g의 산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목시의 실험이 성공한 건 ‘화성 대기’라는 좋은 재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화성 대기의 96%는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는데, 이산화탄소는 탄소 원자 1개와 산소 원자 2개로 구성된다. 목시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분리했다. 일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폐기하고 산소는 따로 골라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실험 성공은 우주개척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산소는 지구 밖 천체에 새로운 정착지를 건설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우주비행사가 호흡하고 로켓 연료를 태우기 위한 산화제를 만드는 데 모두 산소가 꼭 필요하다.
이런 산소를 지구에서 가져가려면 덩치가 큰 우주선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기술적·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않다. NASA에 따르면 화성 표면에서 우주비행사 4명이 탄 로켓을 이륙시키려면 로켓연료 7t과 산화제로 쓸 산소 25t이 필요하다. 이들이 화성에서 1년간 산다면 산소 1t이 추가로 소요된다. 지금의 과학기술 수준에선 산소를 로켓에 모두 담아 지구에서 가져가야 하는 것인데, 이번 목시의 실험 성공으로 ‘현지 조달’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NASA는 “화성으로 산소 25t을 운반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25t 분량의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1t짜리 산소 교환기를 운반하는 게 더 경제적이며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목시는 지구 시간으로 향후 2년 동안 적어도 9번 더 산소를 추출할 계획이다. 트루디 코르테스 NASA 기술책임자는 “화성의 현장 자원을 이용해 사람이 땅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최초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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