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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9차례 북파 작전한 도깨비부대…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 인정받고 싶어"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21일 08시46분    조회: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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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부대원 9명의 증언] 

뱀 잡아먹으며 5개월간 북파 훈련, 비무장 순찰병 사살 등 작전 투입
실미도 사건 후 쫓겨나듯 강제전역 
"서훈 청원 번번이 거절당해… 2017년 긍정 답변 받았는데 작년 9월부터는 부정적 답변"
 

"미간에 북한군 총 맞고 즉사한 동료의 피 묻은 얼굴이 생생해요. 수면제 없인 잠 못 듭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강화형(86)씨 등 노인 9명은 저마다 떨리는 목소리로 51년 전 그날을 읊어갔다. 1968년, 국가는 이들을 '도깨비 부대'로 명명했다. 국내 최초의 북파공작원부대. 주어진 임무는 '김일성 목을 따고, 주석궁을 폭파하라'.

6·25전쟁 중이던 1951년 국군에 첩보부대가 창설된 이래 1994년까지 양성된 북파공작원 수는 1만3000여명으로 추산된다. 도깨비 부대원들은 이들 가운데 최초로 부대명과 대원 실명(實名) 등을 걸고 본지와 인터뷰했다. 이들은 "서훈으로 우리의 젊은 날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51년 전 도깨비 부대원들 - 1968년 ‘도깨비 부대’ 부대원들이 강원도 속초 지구대 인근 바다에서 해상 침투 훈련 중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화형씨 제공

이들이 소속됐던 국군 9××× 부대는 2017년 이들의 공적에 대한 질의에 "정부 서훈 포상에 상응한다"고만 공식 답변하고,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부대원 증언과 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근무했던 '도깨비 부대'는 1968년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침투를 시도한 '1·21 사태'의 보복을 위해 만들어졌다. 청와대로부터 도깨비, 번개, 박쥐, 딱벌 등 4개 북파 특수부대 설립 지령이 내려졌고, 그해 2월 도깨비가 가장 먼저 설립됐다.

이들은 "처음엔 김일성 목 따러 가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강화형씨 등 장교 13명은 '특수공작원 훈련' 명목으로만 강제 차출됐다. 병사(兵士) 100여명은 "나랏일을 하게 해준다" "큰 포상금을 주겠다" "전과(前科)를 없애준다" 등의 이야기만 듣고 자원했다. 당시 암표상이었다는 한영모(73)씨는 "통행금지령에 걸려 잡혀간 경찰서에서 '군대 가서 조금 위험한 일 한번 하면 전과도 지우고 돈도 번다'고 해서 동의했다"고 했다. 전장천(75)씨는 "부대원 대다수가 부모 없는 고아이면서 집안 어려운 20대였다"고 했다.

그렇게 악몽 같은 5개월간 북파 훈련이 시작됐다. 새벽 눈 뜨자마자 총 쏘기, 탱크 폭파, 적군 납치 등 훈련을 받았다. 장비현(71)씨는 "너무 힘들어 도망쳤다가 걸리면 매질에 쇠꼬챙이로 항문을 찌르는 처벌을 받았다"고 했다. 이창문(71)씨는 "하루 손바닥 절반 크기 주먹밥만 배식돼 내가 잡아먹은 뱀과 도마뱀만 200마리"라고 했다. 외부 접촉은 철저히 금지됐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도 정작 주석궁에 가진 못했다. 강화형씨는 "작전 착수 직전인 1968년 8월 미국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납북된 미 해군 첩보함 푸에블로호 승조원의 무사 귀환 때까지 작전 중지'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신 이듬해부터 부대원들은 '도깨비공작'이란 이름으로 총 9차례에 걸쳐 북파 작전에 투입됐다. '북한 비무장 순찰병 9명 사살' '적 GP(감시초소) 폭파' '적군 무기 노획' 등 임무를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여럿이 죽거나 다쳤다.

부대원 대다수는 1971년 8월 쫓겨나다시피 강제 전역당했다. 같은 달 23일 북파 작전 취소 후 방치된 것에 불만을 품은 공군 684북파부대원들이 청와대로 돌진한 이른바 '실미도 사건'이 계기였다. 이만우(71)씨는 "제대 후 약속한 보상은커녕 인근 경찰서·정보기관 등에 '기피자'로 등록돼 10년간 감시가 따라붙고, 제대로 취직도 어려웠다"고 했다.

이들은 2015년 9월부터 청와대와 국방부에 공적 서훈을 청원했다. 2017년 7월 처음으로 군 당국에서 긍정적 답신이 왔다. 국군 9956부대가 "공적 사실 확인 결과 정부 서훈 
포상에 상응한다"고 답했다. 그게 끝이었다. 이듬해 9월부터는 "서훈은 정부의 의무 사항이 아니다" "공적 내용이 사실이라도 정전 협정,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어 부적절" 등의 답장만 이어졌다.

장비현씨가 말했다. "아들이 어릴 적 제게 '아빠는 죄수야?' 하고 던진 물음이 아직도 가슴에 박혔어요. 조국에 헌신한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인정받고 싶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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