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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아프리카 북단 리비아의 서쪽 주와라에서 가라볼리에 이르는 약 160㎞의 모래사장엔 정체불명의 뼈들이 밀려듭니다.
17일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뼈들은 모두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던 아프리카 난민들의 것입니다.
모래사장 위로 뼈만 일부 덩그러니 드러내거나, 상·하의를 아직 다 갖춰입은 시신들도 살점은 모두 사라지고 뼈만 남았습니다.
리비아의 적신월사는 매일 해변을 순찰하며 시체를 수습합니다. 수습된 시체들은 모두 무연고 묘지로 향하게 되죠.
아프리카 난민선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매일 이탈리아와 그리스 해안가에서는 1000여명의 난민들이 구조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매우 운이 좋았던 경우죠. 15일에도 400명을 싣고 가던 배가 가라앉아 난민 4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에서 남쪽으로 193㎞ 떨어진 곳에서 배가 침몰해 난민 700여명이 숨지는 사고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유럽에 도달하는 난민들은 올해까지 약 25만명. 그러나 매년 3400여명이 바다에 빠져 이렇게 앙상한 주검으로 발견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깊은 바다에 빠져 숨진 이들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단 한번뿐인 인생, 더 나은 삶을 살아보겠다고 목숨을 담보로 가장 위험한 여행을 떠나 결국 해변의 뼈로 생을 마쳤네요. ‘인간의 존엄성’이란 말이 참으로 무색하고,안타깝기가 그지 없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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