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인 리그 아니다! 민속장기 정규화, 세계화로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민속장기로 수준급 대국을 펼치는 성황이 펼쳐졌다. 중한일 동아시아권은 물론 서방국가 기사들도 출전한 제5회 중국·심양국제장기(将棋)대회가 11월 2일과 3일 이틀간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 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주최측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11개 국 360명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기력과 년령대에 따라 프로, 아마추어, 중학교, 소학교 등 4개 급별로 나뉘여 경기를 진행했다.
중한 량국 기사 67명과 기타 국 기사 13명 , 총 80명 프로들이 대회의 꽃 프로급별 타이틀을 경쟁했다. 아마추어조에는 아마 급별에서 가장 쟁쟁한 중한 준프로들이 경쟁했다. 전국 각지에서 장기꿈을 안고 온 학생선수들은 중소학조에서 대국을 펼쳐 우리 장기 미래를 밝혔다.
이틀간 팽팽한 분위기 속에 대국이 이어졌다. 프로 급별에서 기타 국 기사들이 발군의 실력으로 중한 량국 경쟁 구도를 뒤집어 조별리그부터 긴장함이 감돌았다. 프랑스 제리미 기사가 난다 긴다 하는 한민족 프로들을 련달아 잡아내며 32강에 안착했고, 일본의 이시바시 준과 캐나다 올리비에 기사도 각자 조 상황을 끝까지 혼돈으로 밀고 갔다. 16강에는 기타 국 기사들이 전부 탈락했지만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이며 다음 대회에서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최종 우승 타이틀은 최진호 2단(한국)이 조청룡 5단(중국 연길)을 가까스로 잡아내며 한국에 돌아갔다. 료녕 대표팀에는 박광파 8단이 4위에 랭크해 료녕 장기의 체면을 세웠다.
아마추어 급별과 중소학생 급별도 프로 못지 않은 정규화된 경기를 이어갔다. 아마추어조에서는 심양 기사 등국룡(한족)이 우승 트로피를 안았고, 안산조선족소학교 김도현이 소학 급별 우승을,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 권기철이 중학 급별 우승을 차지하며 료녕 장기의 희망찬 앞날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국내에 장기의 정규화, 세계화를 각인시키는 리정비라는 평가다. 앞서 국내서 열린 국제대회로 2009년 할빈 대회, 2015년 심양 대회, 2016년 무순 대회가 조선족 주류사회에 장기의 ‘스포츠’ 이미지를 알리는 데 성공했지만 외국인 참가 규모나 실력이 프로급에 크게 못 미쳤고 참가국 개수도 많이 제한돼 국제라는 타이틀이 조금 무색했다.
그러던 중 본 대회가 국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성황을 연출했다. 참가국 개수, 기사 인수, 실력 모두 흠잡을 데 없는 ‘국제’대회였다.
이에 주최측은 물론 래빈들까지 모두 세계화한 장기의 립지를 거듭 언급했다. 길경갑 심양시조선족련의회 회장은 “우리 민속놀이가 한반도와 중국을 벗어나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글로벌게임으로 발전한 것 같다”고 감개가 무량해했고, 리성국 중국조선족장기련합회 총재는 “글로벌무대에서 우리 장기의 위상과 파급력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대회”라고 치하했다. 류은진 주심양한국총령사관 령사, 최수봉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제1부의장, 정대철 대한장기련맹 총재도 선후로 대회 축사를 통해 장기의 글로벌 파워를 인정했다.
민속장기가 조선족사회에서 위상을 크게 높혀 ‘로인 리그’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내고 세계화한 두뇌 스포츠임을 각인시킨 셈이다.
류상룡 중국조선족장기련합회 회장은 “수년전만 해도 갓 날개짓을 시작한 아기새였던 우리 장기가 이번 5회를 계기로 힘찬 날개짓으로 비상을 하는 붕새가 되여 10회 100회로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 미래에 신심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는 심양시조선족문화예술관, 대한장기련맹, 심양시조선족련의회, 료녕성조선족련의회, 중국조선족장기련합회 등이 주최하고 심양시조선족기류협회, 한국 Brain TV가 주관했다. 다음 대회는 1년 뒤 열릴 예정으로 개최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료녕신문 김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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