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매장크기 200m² 남짓한 작은 에어컨 도매상을 오늘날 중국 최대 가전판매업체로 일궈낸 이가 있으니 바로 쑤닝(蘇寧)전기의 장진동 회장이다.
쑤닝은 현재 명실상부한 중국 가전체인업계 1위로 궈메이(國美)와 함께 중국 가전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2010년 후룬 100대 부자 랭킹 1위, 같은 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중국 부호 랭킹 4위, 2004년 중국 10대 민영기업가로 선정된 장진둥 회장은 맨손으로 성공 신화를 쓴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많은 중국 젊은이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출신인 그는 1984년 난징(南京) 사범대학 중문과를 졸업, 의류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중국 전역에 ‘사업붐’이 일면서 창업에 뛰어든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10만위안(약 1760만원)으로 1990년 12월 난징 번화가 근처에 200m²도 채 안 되는 조그만 에어컨 전문 도매상을 설립했다.
그 당시 중국에서는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장진둥 회장은 ‘사치품’으로 여겨져 수익성이 낮은 에어컨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했다.
쑤닝자오자뎬(蘇寧交家電)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작은 도매상이 10여년후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 유통업체가 되리라고는 당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장진둥 회장은 “큰 돈을 벌고 싶은 의욕이 있다면 이를 빨리 실천에 옮겨야 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충고한다. 과감한 도전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원천이라는게 그의 소신이다.
장진둥 회장은 창업 1년만에 순매출액 1000만위안(약 18억원)을 달성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1995년 이후 한 차례 위기를 맞게 된다.
당시 장 회장의 에어컨 도매상에 제품을 공급하던 에어컨 제조업체 춘란(春蘭)이 직접 소매 시장에 뛰어든 것. 이를 계기로 장 회장은 단일 품목인 에어컨만 취급하던 사업 모델에서 종합 가전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2000년부터는 에어컨 전문 도매상 운영을 중단하고 대형 종합가전 매장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사업에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장 회장은 “그 당시 매장이 난징 최대 상업권에 위치해 매장을 팔면 최소 3000만위안(약 53억원)을 벌 수 있다고 권유하는 이도 많았지만 4000만위안을 (약 70억원)을 손해본다해도 종합 가전매장을 운영할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체인 매장’이라는 경영 방식이 낯설었던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 속에서도 장 회장은 “3년안에 중국 전역에 1500개 매장을 개업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터무니없다”며 의구심을 샀던 쑤닝은 중국 전역에 1700여개 매장을 가진 체인 네트워크를 실현했다.
그의 창업관은 의외로 굉장히 소박하다. 그는 “창업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고 충고한다.
또한 그는 “창업에서 개인의 지식과 경험, 능력보다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 ‘담력과 지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가로서 15년동안 직원 10명을 거느린 소규모 도매상에서 직원 17만명을 거느린 가전 유통체인 대기업으로 성공신화를 일군 장 회장은 개인의 인품과 책임감,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중시하는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장 회장은“민영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행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쑤닝 전 직원이 1년에 한번 하루치 월급을 기부해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는 또 2000년 500만위안(약 8억8000만원)을 출자해 ‘쑤닝교육기금’을 조성했으며 농촌에 교실을 지어주는 희망학교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 미국의 월풀을 비롯한 외자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18년 전통의 일본 가전 체인업체 라옥스까지 인수하면서 ‘중국의 월마트’가 되겠다며 글로벌화 경영에 야심찬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조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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