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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두만강반에 남은 유일한 초가삼간인데…”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4월24일 09시29분    조회:6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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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류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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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과 도시진출 등으로 인한 탈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 민족의 전통마을 그리고 초가삼간들, 이를 마냥 가슴아프게 생각하고 허름한 자전거 하나에 몸을 맡긴채 민속문화, 이주력사, 유적 심지어 일상까지 조용히 렌즈에 담으며 두만강 천리길을 누비고있는 사진작가 류재학(59살)씨.

“노래에서 나오는 초가삼간을 실제로 본적이 있소? 이 집이 바로 두만강연안의 유일한 초가삼간인데 유일한 이 집마저 페허가 돼버렸소.”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사진부터 보여주며 직설하는 그의 말속에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풍속과 선조들의 생활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대로 묻어있다.

“화룡 룡성진 페문툰이요. 이 마을은 전부 이런 널판자로 된 지붕을 얹은 집인데 주내에는 딱 두군데밖에 없었지.”

다시 한장을 넘기던 류재학씨는 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지난 20여년간 조선족의 삶의 현장을 누비며 민족의 력사, 문화, 유적, 민속을 기록하면서 가장 많은 심혈을 기울여 렌즈에 담은 마을이라고 한다. 그는 이 마을의 주민이 한명 두명 적어지는 시기부터 쇠퇴, 나아가 사라지는 모습을 일일이 사진으로 남겼다.

페문툰을 사진에 담기 시작한것은 10여년전, 한창 출국붐이 일며 마을이 사라지는 속도가 가장 빠를 때였다고 한다. 그가 다큐형식의 사진기록을 시작한것은 페문툰과 내두촌 두 마을이 해방초기부터 널판자지붕으로 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주거문화를 고수하고있고 또 단면이지만 두 마을을 통해 농촌에서의 민족의 삶을 잘 보여줄수 있을것이라고 판단했기때문이였다. 그렇게 10년간, 고향마을 찾듯이 시간 날 때마다 찾아간 페문툰에서 우리 민족의 풍속습관은 물론 생산도구, 생활모습, 집의 내부와 외부 구조, 심지어 문고리까지 모두 기록했다. 하지만 여느 조선족마을과 다를바 없이 인력들이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마을은 점점 황페해갔다. 결국은 집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을 전체가 사라져버렸다.

“30년전 사진이 이제는 ‘보물’급이요. 기록으로 남길수 있어서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이는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이 걷잡을수 없이 사라져간다는 뜻이 아니겠소?”

류재학씨는 풍속은 축제형식으로라도 그나마 이어나갈수 있지만 100년 력사를 간직한채 이미 사라진 서른여채의 팔간기와집은 복구불가가 아니냐며 안타까와했다. 그러면서 생활이 좋아지니 당연히 계속 초가집에서 거주할 필요는 없겠지만 정부가 민속문화차원에서 보호한다면 가치있는 력사 유산이 될수 있지 않겠냐고 아쉬워했다.

우연한 기회에 사진촬영에 흥취를 갖고 아마추어용 소형카메라와 국산 “갈매기”표 단색사진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촬영장비를 갖추기까지, 민족의 력사, 문화, 민속 일상을 생생한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많은 장비를 마련하기까지 그는 안해에게 월급을 바친적이 없다. 그래서 가정에는 항상 미안하단다.

다음달말이면 우리 민족 이주사와 생활변천사를 담은 그의 사진집이 출판될 예정이다. 민족의 이주문화, 문화유적과 민속놀이를 담는 사진작가로 자리를 굳힌 류재학씨의 집착이 조금이나마 민족문화보호에 대한 사회적인 중시를 깨우쳐주길 기대해본다.

연변일보 박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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