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사 유해 찾는 일은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의무"
"안중근 의사는 사형 선고를 받은 직후에도 자기 자신보다 아시아의 평화를 생각하셨던 분입니다.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나아가 세계인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신 분이기에 유해를 고국으로 옮겨 달라는 그분의 유언을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중국 다롄(大連)시 뤼순(旅順)구에 있는 뤼순감옥박물관의 초대 관장(1972∼1996)인 저우샹링(周祥令·78) 씨가 지난 26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저우 전 관장은 1966년 뤼순감옥 공공묘지 발굴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 연구를 시작했고 박물관 관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다롄시 근대사연구소의 초빙연구원으로 일하며 안 의사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서울 남산의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만난 그는 안 의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하면서 "안 의사의 유해를 찾는 일은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사의 유해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 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전심전력을 다해 유해 발굴을 도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1966년 애국교육전람관(뤼순감옥박물관의 전신) 개관 준비 작업차 뤼순감옥 주변 주민, 수감자, 감옥 직원 등을 만나 인터뷰하고 묘지 일부를 발굴하는 데 참여했던 그는 "일본 감옥법에 따르면 감옥에서 사망한 사람은 목관에 넣어 3년간 묻었다가 꺼내 합장을 해야 했기 때문에 1910년에 사형된 안 의사의 유해도 합장돼 뤼순감옥 주변 모처에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971년과 1978년, 1986년과 2006년 등 수차례에 걸쳐 안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이 진행됐지만 합장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 데다 합장을 염두에 두고 발굴 작업이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저우 전 관장은 "지금으로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지만 안 의사가 어디에 묻혔다고, 또는 합장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지속적인 유해 발굴 노력을 당부했다.
40년 가까이 안 의사를 연구해온 그는 안 의사를 '한국의 제1의 민족영웅'이라고 평가하면서 '자기 자신을 위하지 않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 그의 정신과 두려움 없이 행한 하얼빈 의거는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뤼순감옥이 많은 관심을 받고 뤼순감옥의 역사,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주목받는 것은 안중근 의사의 희생 덕분입니다. 그의 일생을 좇으며 제 일생을 살았고 그것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안 의사의 정신과 희생을 기억하며 '유해를 고국으로 옮겨 달라'는 그의 유언을 지키려는 노력이 계속됐으면 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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