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진흙 두드려 생명 불어 넣은 옹기로 전통 이어간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8월26일 15시40분    조회:63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박룡규



전통을 이어간다는것, 그리고 전통의 방법을 고수한다는건 정말 어려운듯하다. 세상이 변해가면서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편리함에 익숙한 우리 삶에서 민족의 전통 옹기는 점점 사라지고있다. 이제는 아빠트 문화, 플라스틱 밀페용기, 랭장고때문에 우리 삶과 추억이 묻어있는 옹기를 보기 힘든 시대가 되고 말았다.

생활속에서 옹기가 점차 사라져가는데도 박룡규(58살)씨는 오랜 세월동안  점토를 손에 쥐고 여태껏 놓지 않았다. 판로를 잃어버린 옹기장이들이 다 떠나갔지만 그는 홀로 지켜왔다.

박룡규씨는 어찌하여 지금껏 우리 옹기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굳이 옹기만을 고집하는것일가?

아직도 따가운 햇살에 땀이 차는 8월의 어느날, 도문시 량수진에 있는 도문시룡길민족토기공장을 찾았다.이곳에는 우리의 전통의 맥을 잇는 옹기 공장이 있다. 지난 1999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공장이다. 공장의 전신은 훈춘현민족토기공장, 1949년에 지어졌다. 하지만 70년대부터 가볍고 싼 플라스틱 용기의 등장으로 한때 공장이 페쇄됐다가 웰빙바람이 불면서 전통옹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져 지금의 도문시룡길민족토기공장으로 다시 운영에 들어섰다. 현재 직원 50여명, 박룡규씨는 그중 유일한 조선족이자 옹기를 수작업으로 만들줄 아는  이 공장에서 둘밖에 안되는 옹기장인중 한사람이다.

“한때는 직원 대부분이 조선족이였습지요. 그런데 지금 매일 젖은 흙을 만지고 뜨거운 가마를 오가며 하루종일 땀 흘리는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네요. 다들 떠나갔네요”

박룡규씨가 흙묻은 손이라 선뜻 악수를 청하지 못한다며 게면쩍은 웃음으로 맞아준다.

1999년 공장이 다시 운영되면서부터 생산판매를 맡아 나선 박룡규씨는 여유시간이 날 때마다 작업장을 찾는다.

옹기를 만드는 그의 작업장에서 흥겨운 류행가가 들려온다. 작업을 시작하기전 제일 먼저 라디오를 켜면 작업이 끝날때까지 라디오는 그의 벗이 되여 함께 한다.

“심심하니께 세상 돌아가는것도 알고 좋아요”

마치 세월이 멈춘듯한 박룡규씨 그만의 공간이다.

모두 흙으로 하는 일이다. 찰진 진흙을 빚어 모양을 만들고 건조하고 재물을 입혀 다시 완전히 말리고 나면 가마속에서 1000도 이상의 뜨거운 고온을 견뎌내야만 비로서 탄생하는 옹기, 이렇게 만들어진 옹기는 미세한 숨구멍이 있어 음식을 오래동안 보존할수 있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담는 장독, 맛갈스런 김치를 두고두고 저장해두는 김치독, 귀한 꿀을 벽장에 숨겨두고 어린 박룡규씨가 오면 몰래주던 할머니의 꿀단지, 쌀독에 쌀이 가득하면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던 시절, 보글보글 소리와 함게 밥상의 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하고있던 뚝배기의 추억도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생활속에서 늘 함께해왔던 옹기이기에 박룡규씨에게 이 일은 더욱 애틋하다.

“우리 항아리의 모양을 보세요. 선이 곱지도 세련되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삶과 인생이 담겨있지”라면서 흐뭇하게 웃어보인다.

수작업으로 하는 일은 돈이 많이 들고 고온으로 굽기때문에 성공률이 절반에도 못 미쳐 경제적 손실이 크다. 게다가 혼신을 다해 만든 옹기가 가마에서 성공적으로 나올 확률도 높지 않다. 그래서 이 공장에서도 이미 기계화로 옹기를 생산하지만 박룡규씨는 구석 한켠에 자리잡은 수작업 작업실에서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저까지 덩달아 따라해서 남이 하는 식으로 모두 기계화를 해버리면 사실  전통적인 우리것과는 거리가 멀잖수... 경제적 손실은 크지만 직접 만든 이 옹기에 고추장, 된장을 담그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코 포기 할수가 없지요”

박룡규씨가 한마디 한다.

이런 박룡규씨에게 언제부터인가 걱정거리가 생겼다. 후계자를 양성하고 싶은데 배우려는 사람들이 없어 아쉽다고 한다. 힘이 들어서일가? 도자기를 배우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인데 옹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없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옹기 빚는것을 배우기 시작한 뒤 최고의 옹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한번도 버린적 없는 박룡규씨이기에 지금의 현실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허비는지도 모른다.

“옹기 만드는 일이 인생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해준 고마움 자체”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 전통을 지켜내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리해 할수 있을것 같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2
  • 룡정시 룡문사회구역에 거주하고있는 최근갑(89세)옹은 20여년간 자신과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무주고혼들의 묘지를 지키면서 민족의 력사를 발굴하여 사람들로부터 “산지기”라 불리우고있다. “여태까지 포기하고싶은 생각 한번도 가져본적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력사를 발굴하는것을 사명으로 간주하...
  • 2014-12-12
  •     지난 2012년 8월에 고고성을 울린 료녕성조선족애심기금리사회는 독립법인자격을 갖추자면 반드시 등록자금이 1천만원에 달해야 한다는 관련규정에 따라 오는 2018년까지 애심성금을 1천만원 축적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그간 박차를 가해오고 있었는데 올 년말까지 그 목표를 앞당겨 실현할 전망이다. 창립초...
  • 2014-11-13
  •     [서울=동북아신문]조명권 전국귀한동포연합총회 제5기 신임총회장 취임식이 지난 9월 19일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전가복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취임식에서 조명권 신임총회장은 “귀한동포특별법제정을 위해 열심히 뛰고, 법무부가 지정한 ‘귀한동포교육지원센터’를 회복하며, ...
  • 2014-09-22
  • 꿈이 있는 사람들 (8)   조선족 ‘대학생촌관’ 밀산시 흥개촌주임조리 김검광   (흑룡강신문=하얼빈)피금련 특약기자, 최성림기자 = 해외진출과 연해도시 진출로 조선족농촌의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밀산시에는 '지식인이 농촌으로 들어가는' 시대의 부름에 용약 향응해 자신이 배운 지식으...
  • 2014-09-11
  •   “보람이 있어요.아이들이 처음에는 서먹서먹해하다가 4박5일간의 북경문화탐방을 통해 소통하고 안광을 넓히고 새로운 꿈을 가지는것을 보면 힘이 막 솟구쳐요” 9일,북경애심녀성네트워크 리란(56살)회장이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동북3성 중학생 북경문화탐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민족의 후배들...
  • 2014-09-11
  • 전통을 이어간다는것, 그리고 전통의 방법을 고수한다는건 정말 어려운듯하다. 세상이 변해가면서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편리함에 익숙한 우리 삶에서 민족의 전통 옹기는 점점 사라지고있다. 이제는 아빠트 문화, 플라스틱 밀페용기, 랭장고때문에 우리 삶과 추억이 묻어있는 옹기를 보기 힘든 시대가 되고 말았다. 생활속...
  • 2014-08-26
  • 기획: 꿈이 있는 사람들 (6)   최명우 촌주임이 올해도 풍작이라며 농기계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본사기자   연변 도문시 마패촌 최명우 촌주임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특파원,성송권 특약기자 = 연변조선족자치주 도문시 월청진 마패촌 최명우(60)촌민주임은 “조상들이 일군 땅을 잘 지...
  • 2014-08-22
  • 기획 :꿈이 있는 사람들 (5)   중원신촌의 김익화 촌주임이 합작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백봉환 찍음   의란현 중원신촌 귀농자 김익화 촌주임   (흑룡강신문=하얼빈)김문환, 최성림기자 = 시장경제, 해외진출, 도시화와 더불어 리농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흑룡강성 의란현 영란조선족향 중원신촌에는 고향...
  • 2014-08-19
  • 오는 9월 16일~19일, 한국에서 세계평화포럼이 열린다. 1천명의 외국손님이 한국에 온다. 한나여행사 박옥선 대표가 1천명의 외국인들의 항공권, 호텔, 식사, 국내 차량 등 담당해야 한다. 백 명 접대도 엄청 힘든데 천명이라니! 또 7.8월에는 한국인 중국 장가계, 백두산, 태항산, 보라카이, 세부 등등 단체관광 인솔을 직...
  • 2014-08-05
  • 기획-'꿈이 있는 사람들'(3)   오상시 3명의 귀농 젊은이들을 만나   (흑룡강신문=하얼빈) 리수봉 한동현기자 = 전야에 희망을 심는 조선족 젊은이들이 있어 화제다.또 도시진출, 해외진출 했다가 나름대로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귀향, 귀농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오상시 민락조선족향 민락촌의 촌주...
  • 2014-07-29
‹처음  이전 3 4 5 6 7 8 9 10 11 12 1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