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민요와 함께 한 외길 인생 50년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2월18일 09시00분    조회:588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전화자
임향숙, 박춘희, 신광호, 김순희, 최성룡… 연변에서 내노라 하는 가수중 알고보면 그녀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많다. 그녀가 바로 50여년을 하루와 같이 오로지 우리 민요만 고집하며 살아온 전화자이다.

이달초에 있은 연변조선족전통민요협회 설립식에서 처음 만난것이 인연이 되여 11일, 기자는 다시 전화자씨의 댁을 찾았다. 10년 넘게 살아온 집을 떠나기 싫어 4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계속 이사를 하지 않는다는 전화자씨, 집안 구석구석에는 평소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처럼 소박한 정취가 묻어있었다. 오래된것, 전통적인것들에 특별한 애착이 간다는 전화자씨, 그래서 우리 민요에 대한 그녀의 사랑도 남다르지 않을가?

선생님은 16살 앳된 소녀시절에 예술학교에 입학했다. 그때는 민요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고 그저 노래 부르기가 좋았다. 여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고향이 한국 강원도 양양인 전화자씨는 2살때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이 땅으로 이주했다. 6남매중 혼자 중국으로 건너온 어머니는 그 긴 시간의 외로움을 달래느라 자주 고향의 노래를 불렀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전화자씨는 커왔다.

“아무 생각없이 본 입학시험에서 덜컥 합격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여 전화자씨는 당시 료녕성 심양의 민간예인으로 예술학교에 초청받아 교수를 하는 김문자선생을 모시고 서도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16살의 어린 소녀에게는 그저 지루하고 재미없는 수업이였다. “후일 한국류학을 하는 동안에야 제가 얼마나 대단한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분의 깊이와 기교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전화자씨의 민요외길인생은 이후 50여년간 쭉 이어졌다. 교원과 가수의 일인이역을 소화하면서 그동안 전화자씨는 400여곡의 방송노래를 록음했고 농촌연출, 가도연출 할것없이 무대에 헤아릴수 없이 많이 오르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우리 민요의 전통을 널리 알렸다. 1980년 상해음악학원 민족성악학부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는 언어에 맞는 발성법으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것을 깨닫고 민요창법에서의 발성법을 개혁하여 우리 민요의 발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90년대에 한국 국립극안원에서 전통성악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 무엇보다도 젊은 제자들에게 배움을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자들의 류학의 길을 터주었으며 그로 인해 김순희가 경기민요를, 최성룡이 서도민요를, 신광호, 박춘희가 신민요를 배울수 있었다.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여 돌아온 제자들은 현재 선생님의 뒤를 이어 열심히 후대양성사업에 몸을 바치고있다.

“이제는 시름이 놓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민요가 대를 이어갈수 있으니깐요.”

고래희를 훨씬 넘겼지만 전화자씨의 제자사랑, 민요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얼마전 설립식을 가진 연변조선족전통민요협회, 그 배후에는 전화자씨의 로고가 숨어있었다. 1년간의 자료준비과정은 물론이고 협회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수순들을 모두 직접 발로 뛰였다. 주변인들의 놀라움에 전화자씨는 언녕 추진했어야 하는 일이라 하며 당연하다고 했다. 모든것이 사명감 그 하나로 할수 있는 일이였다. 현재 전화자씨는 협회의 명예회장을 맡고있다.

이처럼 우리 민요의 발전에 기여를 한 전화자씨이지만 살면서 딱 한가지 아쉬운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아들과 딸에게 좋은 어머니가 되여주지 못한것이라 한다.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전화자씨는 자식들에게 “제자들밖에 모르는 엄마”로 비쳐져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얘기중에 또 방안 곳곳에 걸려있는 전화자씨의 옛 사진들이 더러 눈에 띄였다. 아직 볼살이 통통한 귀여운 소녀도 있었고 아름다운 미소를 살짝 띄운 단아한 녀인도 있었으며 머리에 흰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할머니도 있었다. 사진마다 선생님의 지난 자취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있었다. 그 사진들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있는 전화자씨에게 사진 한장 남기자고 청들었더니 쑥쓰러워 하며 사양했다.

그러면서도 고운 웃음을 띄고 “그럼 립스틱이라도 살짝 덧칠할가요?”라고 말했다.

“아닙니다, 선생님. 여전히 고우신 선생님의 목소리처럼 모습도 아름다우십니다!”

그날 미처 드리지 못한 대답이다.

글. 사진 박진화 기자

연변일보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윤동주 문학상’ 대상을 받은 중국 옌볜의 동포 소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에 합격했다. 연세대는 30일 중국 옌볜에 사는 중국 동포 4세인 한국화(19)양이 수시 2학기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에서 인문학부에 지원해 최종합격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한양에게 4년 동안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한양은 지...
  • 2008-01-02
  • 캐나다  몬트리올 매길대학 의학원 산부인과 천일성(49세) 교수는 다년간의 고심참단한 노력으로 불임치료분야에서 뛰어난 학술연구성과를 거두어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림구현 림구진의 한 조선족가정에서 태여난 천일성씨는 1976년 림구2중을 졸업하고 조선족 하향지식청년들이 자리잡은 소룡조촌에 내려가 '돼지...
  • 2007-12-27
  • 최빈선생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있는 저명한 일어, 조선어 통역원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창건될 무렵에 벌써 신화통신사 총사에서 통역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는 1949년 10월 1일, 모택동주석이 천안문성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창건을 선포하기 바로 5분전에 모주석의 첫 조선어통역을 맡았던 지명인사이다. 그후 조선전쟁이 ...
  • 2007-12-25
  • ―도문시경제동물실험장(안산곰사양장) 김윤순씨를 만나 《사람은 헌혈하고 곰은 헌열하고…》 늘 이런 생각을 하며 김윤순(63)씨는 《헌열》로  인류의 건강을 지켜주는 반달곰들이 고맙기만 하였다. 하여 그는 곰사양장을 차려서 근 20년이 되였어도 곰들의 먹이 한번 소홀히 한적 없다. 신선한 우유며 닭알, ...
  • 2007-12-25
  • 해빛 좋고 바람 좋았던 날의 저녁노을은 그날의 원숙으로서 아롱지며 붉게 타올라 사람들의 찬미를 자아낸다. 조선민족의 얼을 지키는 한길에서 인격, 지식, 경험이 원숙한 서명훈 로인의 인생 황혼이 바로 자연경관이 보여주는  석양노을의 황홀한 빛발 그대로이다. 할빈시민족종교사무국 전임 부국장 서명훈(리직, 7...
  • 2007-12-21
  • 우리 민족은 훌륭한 전통음식과 고유한 음식문화를 가지고있다. 조선민족 전통음식은 우리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로움이 그대로 반영된 음식문화의 결정체이다. 하지만 세속의 변화는 예측할수 없는것, 많은 사람들이 고유의 차류보다는 커피나 콜라, 위스키나 맥주에 취해있고 아이들까지도 떡보다는 케익을, 김치나 부침개...
  • 2007-12-18
  • "이곳에선 비오는 날 제외하곤 사시절 아침저녁으로 춤을 추고 체력단련을 할 수 있어 지금도 건강하답니다." 인생의 '고희'에 들어선 할머니, 고향과 민족을 떠나 머나먼 '이역'에서 생활한지 반세기 가까워 오지만 순수한  우리말 구사에는  막힘이 없다. '동방의 하와이'로 불리는 오늘의 해남성은 ...
  • 2007-12-17
  • 중국동포들이 사랑하는 ‘조선족’ 테너 김영철(43)의 첫 독창회가 12일 저녁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투란도트> 등 유명 아리아와 ‘어머니’ 등 연변가곡, ‘그리운 금강산’ 등 남쪽 가곡을 불렀다. 처음 그가 입을 떼기 전만 해도 관객들...
  • 2007-12-14
  • 매하구시 영풍촌의 당지부서기 장석철씨는 성공한 향촌기업인으로, 새농촌건설 선줄군으로,  자녀교양에 성공한 아버지로 1인3역의 역할을 잘해  주위의 화제로 되고있다. 매하구시의 최대 조선족기업 운영 매하구시 번화가에는 3000여평방메터 영업면적을 가진 5층짜리 매하구시 《봄철고려식당》이 있다. 지금 ...
  • 2007-12-13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강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인도의 고승 지공스님의 제자이며 고...
  • 2007-12-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