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민요와 함께 한 외길 인생 50년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2월18일 09시00분    조회:579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전화자
임향숙, 박춘희, 신광호, 김순희, 최성룡… 연변에서 내노라 하는 가수중 알고보면 그녀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많다. 그녀가 바로 50여년을 하루와 같이 오로지 우리 민요만 고집하며 살아온 전화자이다.

이달초에 있은 연변조선족전통민요협회 설립식에서 처음 만난것이 인연이 되여 11일, 기자는 다시 전화자씨의 댁을 찾았다. 10년 넘게 살아온 집을 떠나기 싫어 4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계속 이사를 하지 않는다는 전화자씨, 집안 구석구석에는 평소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처럼 소박한 정취가 묻어있었다. 오래된것, 전통적인것들에 특별한 애착이 간다는 전화자씨, 그래서 우리 민요에 대한 그녀의 사랑도 남다르지 않을가?

선생님은 16살 앳된 소녀시절에 예술학교에 입학했다. 그때는 민요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고 그저 노래 부르기가 좋았다. 여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고향이 한국 강원도 양양인 전화자씨는 2살때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이 땅으로 이주했다. 6남매중 혼자 중국으로 건너온 어머니는 그 긴 시간의 외로움을 달래느라 자주 고향의 노래를 불렀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전화자씨는 커왔다.

“아무 생각없이 본 입학시험에서 덜컥 합격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여 전화자씨는 당시 료녕성 심양의 민간예인으로 예술학교에 초청받아 교수를 하는 김문자선생을 모시고 서도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16살의 어린 소녀에게는 그저 지루하고 재미없는 수업이였다. “후일 한국류학을 하는 동안에야 제가 얼마나 대단한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분의 깊이와 기교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전화자씨의 민요외길인생은 이후 50여년간 쭉 이어졌다. 교원과 가수의 일인이역을 소화하면서 그동안 전화자씨는 400여곡의 방송노래를 록음했고 농촌연출, 가도연출 할것없이 무대에 헤아릴수 없이 많이 오르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우리 민요의 전통을 널리 알렸다. 1980년 상해음악학원 민족성악학부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는 언어에 맞는 발성법으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것을 깨닫고 민요창법에서의 발성법을 개혁하여 우리 민요의 발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90년대에 한국 국립극안원에서 전통성악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 무엇보다도 젊은 제자들에게 배움을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자들의 류학의 길을 터주었으며 그로 인해 김순희가 경기민요를, 최성룡이 서도민요를, 신광호, 박춘희가 신민요를 배울수 있었다.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여 돌아온 제자들은 현재 선생님의 뒤를 이어 열심히 후대양성사업에 몸을 바치고있다.

“이제는 시름이 놓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민요가 대를 이어갈수 있으니깐요.”

고래희를 훨씬 넘겼지만 전화자씨의 제자사랑, 민요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얼마전 설립식을 가진 연변조선족전통민요협회, 그 배후에는 전화자씨의 로고가 숨어있었다. 1년간의 자료준비과정은 물론이고 협회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수순들을 모두 직접 발로 뛰였다. 주변인들의 놀라움에 전화자씨는 언녕 추진했어야 하는 일이라 하며 당연하다고 했다. 모든것이 사명감 그 하나로 할수 있는 일이였다. 현재 전화자씨는 협회의 명예회장을 맡고있다.

이처럼 우리 민요의 발전에 기여를 한 전화자씨이지만 살면서 딱 한가지 아쉬운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아들과 딸에게 좋은 어머니가 되여주지 못한것이라 한다.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전화자씨는 자식들에게 “제자들밖에 모르는 엄마”로 비쳐져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얘기중에 또 방안 곳곳에 걸려있는 전화자씨의 옛 사진들이 더러 눈에 띄였다. 아직 볼살이 통통한 귀여운 소녀도 있었고 아름다운 미소를 살짝 띄운 단아한 녀인도 있었으며 머리에 흰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할머니도 있었다. 사진마다 선생님의 지난 자취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있었다. 그 사진들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있는 전화자씨에게 사진 한장 남기자고 청들었더니 쑥쓰러워 하며 사양했다.

그러면서도 고운 웃음을 띄고 “그럼 립스틱이라도 살짝 덧칠할가요?”라고 말했다.

“아닙니다, 선생님. 여전히 고우신 선생님의 목소리처럼 모습도 아름다우십니다!”

그날 미처 드리지 못한 대답이다.

글. 사진 박진화 기자

연변일보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원제: 장강을 감동시킨 아리랑의 아들] —장강에 빠진 어린이를 구하다 희생된 조선족 영웅대학생 리흥태 사적 지난 10월 1일, 도도한 장강은 순식간에 한 생명을 삼켜버린 동시에 한 영웅을 탄생시켰다. 리흥태는 2000년 무순시조선족제1중학교를 졸업하고 중경과 학기술학원전자정보공정학원 자동화전업에 진학하여...
  • 2005-11-11
  • 모든 한류스타중에서 최고 지위를 누리고있는 배용준이 ‘겨울연가’, ‘외출’을 통해 ‘배용준’경제를 창조하고 있다. 해당 통계기구에 따르면 ‘겨울연가’의 방송과 배용준이 일본에서의 호소력은 지난해 한국경제에 10억달러의 수입을 가져다주는 공헌을 하였다. 그중 배용준을 등장시킨 한국우표의 대일 수출이 한국...
  • 2005-11-10
  • 영국을 방문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은 9일 중국 경제를 오는 2020년까지 4배로 성장시킬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원자재 수입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원자재 블랙홀’ 중국의 등장으로 초래된 세계 원자재 시장의 수급불안이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 2005-11-10
  • 학자 집안 외동딸이 운동에 빠진 이유 위병욱 씨 부부는 어렸을 때부터 외동딸에게 여러 가지 운동을 시켰다. 덕분에 미셸 위는 축구·야구·배구·테니스·수영 등 안 해본 운동이 거의 없다. 운동뿐만 아니라 발레를 하기도 했다. 학자 집안에서 외동딸에게 어려서부터 운동을 시킨 이유는 뭘까? 서현경 씨의 설명. “태어날...
  • 2005-11-10
  • [원제: 김계란보고회 9일 북경서] 2005-11-09 10:20:54 —양환녕 보고단일행 환송 본사소식 9일, 김계란(조선족)과 그의 동료, 친척, 친구들이 인민대회당에서 당과 국가지도자, 중앙직속정법계통의 간부와 경찰들에게 사적보고를 진행하게 된다. 6일 성위상무위원이며 정법위원회 서기인 양환녕이 성법원에서 김계란보...
  • 2005-11-09
  • [원제:美 본토 첫 한인 직선시장 탄생] 연합뉴스 2005-11-09 12:22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 미국 전역에서 8일(현지시간) 실시된 각종 선거 결과 미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이 탄생했다. 미 뉴저지주 에디슨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저녁 잠정 개표 결과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한인 최준희(34.미국명 준 최)씨...
  • 2005-11-09
  • “비켜, 소렌스탐! 거침없는 여전사의 ‘마이 웨이’” 16세 골프천재 소녀 미셸 위가 지난 10월6일 프로 전향을 공식 선언했다. 프로 전향과 함께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골프, 전자회사인 소니와 연간 1,000만 달러(약 100억 원)의 스폰서 계약을 맺자 지구촌 스포츠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셸 위는 도대체 누구인가. 어떤...
  • 2005-11-09
  • [원제:北 남성무용계 1인자 조문규] 북한 남성 무용계의 1인자는 북한 최고 공연단체 피바다가극단의 인민배우인 조문규(35)씨.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9일 최근 북한에서 전문가들 사이에 남성 무용계의 1인자가 누군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그들은 한결같이 피바다가극단 인민배우...
  • 2005-11-09
  • [원제: 《신임받는 아나운서로 거듭날터》] 연변TV방송국에서 중견 아나운서로 맹활약하고있는 윤련순(42살)씨, 아나운서로서의 그의 소망은 시청자들의 신임과 존중을 받는 믿음직한 아나운서로 거듭나는것이였다. 1985년에 화룡문공단에서 연변TV아나운서시험에 무난히 합격되여 석달만에 아나운서로 전격 발탁된 그는 전...
  • 2005-11-09
  • [원제: 격변기 농촌모습 기록] 《기자는 력사의 진실한 기록자이다.》] 연변인민방송국 전임 주필인 김대현기자의 이 말은 어쩌면 력사학자들보다 더 진실하게 력사를 기록하는 기자의 진실성을 접대성하지 않았나싶다. 방송국 주요취재도구인 8킬로그람이나 되는 커다란 록음기를 둘러멘 김대현기자는 연변의 8개현, 시의 ...
  • 2005-11-0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