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의 살짝살짝 움직임에 “슥삭슥삭” 들려오는 연필소리, 다시 지우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고무…, 쭉쭉 내리뻗은 연필선으로 륜곽이 뚜렷한 몽타주가 나타난다. 연필 하나로 사건목격자 기억속의 혐의자 얼굴을 종이 한장에 옮겨놓으며 형사사건 해명에 한몫한다. 우리 주 유일한 모의화상 전문가인 주공안국 형사지대 기술대대 최권경찰(47살), 그는 우리 주 특대형사사건해명의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21일, 기자가 주공안국 기술대대 그의 작업실에서 최권경찰을 만났을 때 작업실은 온통 모의화상으로 도배돼있었다. 경찰사업에 종사한지 20여년, 2000년도부터 최권은 자신의 미술전공을 발휘할수 있는 형사경찰대대 기술과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범죄혐의자 모의화상이 사건해명의 수사범위를 좁히고 범죄혐의자를 찾아내고 수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것을 깨닫고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5년, 2006년 두번에 걸쳐 공안부 특별요원으로 초빙된 “8명 형사전문가” 일원인 장흔(张欣)의 수제자로 되여 학습하면서 최권의 모의화상기술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저의 일은 목격자 머리속의것을 그대로 옮겨내여 연필로 그리는것입니다. 범죄혐의자의 눈, 코, 입, 얼굴형 등을 100% 똑같게 그려내는것보다 얼핏 보아 첫인상이 비슷하도록 특징적인것을 잡아내는것입니다” 며 최권경찰은 자신의 일을 소개하며 입을 열었다.
“형사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저는 사건현장에 나가 현장조사를 합니다. 피해자의 위치, 사건현장의 내부구도, 범죄혐의자 범행시의 위치, 조명위치까지 관찰하고 머리속에 기억해야 합니다.” 사건목격자나 당사자가 사건을 겪고난후에는 떨려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건을 잘 떠올리수 있도록 유도질문을 하는 한편 세심한 관찰과 기억력도 필수라고 했다.
최권은 자신의 관찰력과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몸에 늘 화책과 필을 지니고 다니며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며 사람의 얼굴 세부특징을 기억했다.
“매일 아침 운동을 하다보니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얼굴이 눈에 뜨이더라구요. 그래서 운동을 마치고는 그분들을 관찰한 순간기억을 더듬어 모의화상을 그렸죠.”이튿날에 그 행인을 다시 보게 되면 자신이 순간기억으로 그린 모의화상의 상사여부도 확인할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뛰여난 관찰력과 기억으로 모의화상을 척척 그려내는 최권도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가 있다고 한다. 2011년, 연길시에 12살 녀자아이가 한 괴한의 무단 침입으로 집에서 강간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당사자인 녀자아이가 범죄자의 얼굴을 똑똑히 봤기에 결정적단서가 있어 사건해명이 쉬운듯했으나 최권경찰은 심한 고민에 빠졌다. 어린 아이한테 대놓고 질문하자니 그날의 공포를 다시 떠올려 아이를 또다시 “수렁”속에 빠뜨리는것 같았다. 고민끝에 최권은 간식을 사들고 녀자아이 집으로 갔다. 그는 아이와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놀아주면서 한마디씩 사건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아이도 긴장이 풀려 그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했다. 그렇게 그려진 범죄혐의자 모의화상은 인차 경찰의 손에 전달되고 사건도 빠른 시간내에 해명됐다.
연길시를 들썩이게 한 38차례 녀성 전문 강탈사건, 길림성 사평시 입실강탈강간사건 등 전 주 뿐만아니라 전 성에서도 중특대사건은 최권경찰의 손을 거치지 않은것이 없다. 때문에 한달의 절반은 성의 각 지역 공안국요청으로 밖에서 보내기도한다. 드바쁜 경찰사업에도 그는 한치의 후회도 없다고 한다. 그는 언제나 형사사건 당사자의 고통을 가슴 깊숙이 새겨두고 그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묵묵히 일해 가는것으로 최선을 다하고있다.
오늘도 연필을 든 최권경찰의 손은 쉴새없이 움직이고있다…
연변일보 글·사진 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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